무쇠 파이프를 휘둘르는 경찰

이명박 정부가 들어 선 뒤 사라진 것이 많다. 그 중 하나는 바로 민주주의다. '헌법 위에 위법'이 일상화 됐다. 경찰이 죄없는 시민을 폭행하는 일은 이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경찰이 무쇠 파이프를 취재기자에게 휘둘러 문제가 되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그렇게 취재기자를 폭행한 경찰은 아무 처벌도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삼단봉을 휘두르는 경찰

삼단봉을 취재진에 휘두르는 경찰

2009년 6월 10일 범국민대회에서 컬러TV 취재진에게 삼단봉을 휘두르는 장면이다. 이 기사에 따르면 "삼단봉은 경비부대에는 지급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정보공개 센터에 따르면 2005년 처음 도입[1]된 삼단봉은 2009년까지 무려 2만5천개가 보급됐다고 한다. 또 쌍용차 진압에서 알 수 있듯이 보편적인 시위 진압 도구로 사용된다. 문제는 이런 "삼단봉은 가격 부위에 따라 인명을 살상할 수 있는 아주 치명적인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위의 영상은 2009년 6월 10일 경찰이 범국민 대회를 진압하는 중 컬러TV 취재진에게 삼단봉을 휘두르는 영상이다. 경찰이 삼단봉을 들고 다가 오는 것을 보고 취재진이 "찍어, 찍어"를 외치자 "뭘찍어"라며 취재진을 향해 삼단봉을 휘두른다. 이 영상이 처음 공개된 뒤 경찰이 사용한 장비가 가격 부위에 따라 인명을 살상할 수 있는 치명적인 삼단봉이라는 주장이 네티즌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참고로 이런 삼단봉에 대한 정보는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휘두른 그 물건 리뷰를 참조하기 반란다.

물론 경찰측에서는 경비부대에는 삼단봉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하며 삼단봉의 사용 자체를 부정했다. 그러나 동영상을 보면 누가 봐도 두랄루민 소재의 삼단봉이라는 것에 대한 의심은 버릴 수 없었다. 또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2005년 부터 두랄루민 소재의 삼단봉이 경찰에 보급된 것도 사실이다. 다음 사진은 동영상에서 갭처한 사진과 'K-5'라는 두랄루민 3단봉의 그림이다. 두 그림을 보면 알 수 있지만 둘 사이에 비슷한 점이 상당히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보급된 삼단봉은 2만5천

삼단봉에 대한 글을 쓰며 인터넷을 검색하다 발견한 글이 정보공개센터의 경찰 삼단봉 5년 동안 2만 5천개 구입?!라는 글이다. 글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삼단봉은 첫 도입된 2005년 이후로 삼단봉 사건이 발생한 2009년까지 총 2만5천개가 보급됐다. 다음은 정보공개센터에서 공개요청을 통해 확보한 삼단봉 보급 현황이다.

년도별 보급현황
년도 수량 금액 단가
2005 4484 8073만원 1'8006
2006 5993 1'0230만원 1'7070
2007 6389 9838만원 1'5399
2008 2941 4249만원 1'4451
2009 5000 6985만원 1'3970
총/평균 24807 3'9377만원 1'5779

위의 표를 보면 알 수 있지만 경찰은 "년평균 8천만원" 정도의 비용을 들여 해마다 5000개 정도의 삼단봉을 구매해 왔다. 즉, 사건이 발생한 2009년에 보급된 삼단봉의 수는 이미 2만5천대로 경찰의 주장처럼 호신용으로만 사용하기에는 상당히 많은 양이다. 아울러 쌍룡차 노조 파업 때 상당수 진압부대원들이 삼단봉을 사용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시위진압용'으로 삼단봉이 지급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두번째 주의해서 볼 부분은 구매단가이다. 보통 K-5와 같은 두랄루민 소재의 삼단봉의 가격은 소매가 4만원이상이다. 위의 그림에 나오는 K-5는 6~7만원 정도 하는 제품이며, 두랄루민 소재의 특성상 만원대에 납품하기는 힘들다. 아울러 삼단봉이 문제가 되자 경찰은 "해당 물체는 정식 진압용 장비인 '호신용 경봉'으로 재질은 쇠가 아니라 스테인리스"라고 해명했다. 따라서 경찰이 휘두른 제품은 두랄루민 소재의 삼단봉이라기 보다는 강철 소재의 삼단봉(S-1, S-2)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연합뉴스의 보도와는 역시 차이가 있다..

국내 삼단봉의 주용도
[그림 출처: 경찰 삼단봉 5년 동안 2만 5천개 구입?!]

조중동 닮은 경찰

위에서 설명했지만 경찰은 삼단봉을 휘둘러 문제가 되자 "해당 물체는 정식 진압용 장비[2]인 '호신용 경봉'으로 재질은 쇠가 아니라 스테인리스"라고 해명했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해서 볼 부분이 있다. 바로 쇠가 아닌 스테인리스라는 부분이다. 사실 이 해명은 경찰의 머리에서 나왔다기 보다는 전문가에게 문의한 뒤 한 해명이 아닌가 싶다.

일반적으로 스테인리스스테인리스 강이라고 부른다. 즉, '녹슬지 않는 강철'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경찰의 해명을 조금 더 정확히 해석하면 '쇠'가 아니라 강철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그런데 이렇게 이야기한 것은 쇠와 스테인레스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쇠라고 하면 철근처럼 무겁고 거무틱틱하며 둔탁한 몽둥이를 연상한다. 반면에 스테인리스고 하면 빨래대에서 많이 보는 가볍고 속이 빈 파이프를 연상한다.

실제 사람이 맞았을 때 충격은 무쇠 몽둥이나 스테인리스 파이프나 비슷하다. 무쇠 몽둥이는 무거운 대신에 속도가 떨어지고, 스테인리스 파이프는 가벼운 대신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쇠 몽둥이라고 하는 것 보다는 스테인리스 파이프라고 하는 것이 거부감이 훨씬 덜하다. 따라서 "쇠가 아닌 스테인리스"라고 한 것은 전형적인 언플로 보면 된다. 해명을 조중동 기자 출신이 써준 것이 아닌가 의심이 되는 대목이다.

폭력에도 문제없는 경찰

동영상이 문제가 되자 경찰은 이 부분에 대해 진상 조사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 조사 결과 해당 진압대원은 어떻게 되었을까? 일반적으로 '경찰에 대한 조사는 조사만 한다'. 처벌은 없다. 그래서 역시 인터넷을 찾아 봤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분이 이건에 대한 정보공개를 요청했고 그 결과를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따라서 더 자세한 내용은 경찰 폭력 진압 관련 정보공개 청구라는 글을 참고하기 바란다.

  • 청구정보내용

    1. 지난 2009년 6월 10일. 범국민대회 당시. 인도로 피하던 행인을 향해 수차례 방패로 가격을 하여,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전의경의 추후 징계 내용
    2. 위의 동일한 일시에, 기자에게 삼단봉으로 카메라를 가격하여 뉴스에도 등장했었던 경찰의 추후 징계 내용.

    상기에 대해서 정보를 공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각 개인의 인적사항까지 자세하게 알 필요는 없으며, 추후에 징계가 어떤 절차로 언제 이루어졌는지가 궁금합니다.

  • 공개내용
    위 1번 청구정보 내용 답변 - 2009. 7. 2 대원1명 1기동단 징계위원회 의결을 걸쳐 징계처분함
    위 2번 청구정보 내용 답변 - 서울지방경찰청 4기동단 해당 됨(02-2692-9647)

조사 결과가 '4기동단에 해당된다'는 것 외에 아무 것도 없다. 경찰의 해명에도 나오지만 이제 삼단봉은 '정식 진압용 장비다'. 따라서 경찰의 논리는 "정식 진압용 장비를 이용해서 시위를 진압한 것이므로 문제가 없다"는 뜻으로 보인다. 다만 아무리 정식 진압용 장비라고 해도 그 사용에는 상당히 주의를 해야 한다. 그런데 시위대도 아닌 취재진에 폭력을 가했다. 그리고 이런 폭력에 대한 조치가 문제를 일으킨 사람의 소속을 밝히는 것이다.

이것이 이명박 경찰의 현주소다.

관련 글타래


  1. 연합 기사는 2년이 지나면 삭제되기 때문에 다른 사이트로 펌된 글을 링크한다. 
  2. 이전 해명과 조금 차이가 난다. 이 또한 이명박이 끼친 영향이 아닌가 싶다. 이명박이 등장한 뒤 우리나라 공직사회에서 거짓말은 가장 흔한 현상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