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 시원한 영화로 떨친다! by 도아
태백, 시원한 여름
작년 부터 날이 더워지면 생각나는 곳이 있다. 바로 태백이다. 탄광촌에서 이렇다할 자연환경도 없는데 고원스포츠 관광도시로 거듭난 곳이다. 작년에 우연히 태백을 방문한 뒤 가끔 소고기를 먹으러 가기도 하고, 시원한 여름을 나기위해 가기도 하는 곳이다. 충주에서 태백까지는 그리 먼거리는 아니다. 서울에서 가려면 4시간은 족히 걸리지만 충주에서는 두 시간 정도면 갈 수 있다. 태백은 시원하기도 하지만 소고기 상당히 맛있다. 태백 어디를 가던 한우를 파는 실비집이 있다. 또 가격도 상당히 착하다. 태백의 한우가 얼마나 맛있는지 "태백 한우가 맛있는 이유에 대한 연구까지 있었다"고 한다.
태백, 시원한 여름
작년 부터 날이 더워지면 생각나는 곳이 있다. 바로 태백이다. 탄광촌에서 이렇다할 자연환경도 없는데 고원스포츠 관광도시로 거듭난 곳이다. 작년에 우연히 태백을 방문한 뒤 가끔 소고기를 먹으러 가기도 하고, 시원한 여름을 나기위해 가기도 하는 곳이다. 작년에도 여름에만 세번(1,2)을 방문한 곳이고, 올해도 소고기를 먹으러 한번, 시원함을 맛보기 위해 한번 태백을 방문했다.
충주에서 태백까지는 그리 먼거리는 아니다. 서울에서 가려면 4시간은 족히 걸리지만 충주에서는 두 시간 정도면 갈 수 있다. 따라서 지지난 주(8월 7일)에도 태백에 다녀왔다. 날이 덥고 태백의 소고기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물론 주말 여행으로 간 것이라 태백 외에도 다음 날 망상 해수욕장[1]도 다녀왔다. 출발한 시간은 기억나지 않지만 11시 정도에 출발, 오후 1시 정도에 태백에 도착한 것 같다.
맛있는 태백 한우
태백, 시원하고 맛있는 고원 관광도시에서 설명한 것처럼 태백은 시원하기도 하지만 소고기 상당히 맛있다. 태백 어디를 가던 한우를 파는 실비집이 있다. 또 가격도 상당히 착한 편이다. 태백의 한우가 얼마나 맛있는지 "태백 한우가 맛있는 이유에 대한 연구까지 있었다"고 한다. 아무튼 태백 한우는 횡성에서 맛본 한우[2]와 더블어 가장 맛있는 한우였다.
물론 태백 보다는 횡성이 더 알려져있다. 그러나 원래 전통은 태백이 더 오래됐다고 한다. 태백에서 한우가 인기를 끈 것은 삼겹살이 인기를 끈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 보통 "황사가 불 때는 삼겹살을 먹어 줘야 한다"는 사람들이 많다. 황사 먼지를 씻어내는데 삼겹살이 도움이 된다는 속설 때문이다. 황사는 아니지만 탄광재를 뒤집어 써야했던 태백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삼겹살이 유행했었다.
고기의 절대지존, 삼겹살의 유래라는 글에서 설명한 것처럼 삽겹살을 먹기 시작한 것은 삼겹살이 중금속 해독에 좋기 때문에 분진을 마시던 광부들이 싼 맛에 먹기 시작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기 때문이다. 또 소고기 역시 비슷한 이유로 소고기가 유명해 진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소고기의 가격은 삼겹살 보다는 훨씬 비싸다. 그러나 태백 소고기 가격은 서울 삼겹살 가격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삼겹살 만큼 많이 먹지는 못해도 비슷한 이유로 먹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태백 한우는 상당히 맛있다. 찾는 사람이 워낙 많아 태백 한우로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요즘은 주변 봉화나 영주에서 1등급 한우를 구해와 직접 도축한다. 확인은 해보지 못했지만 아직까지 도살장이 존재하며 따라서 "갓잡아 잘 숙성된 소고기가 들어오는 곳이 태백"이라고 한다. 또 과거 탄광이었기 때문에 연탄으로 소고기를 굽는 집이 많다.
이렇기 때문에 태백에는 한우집이 상당히 많다. 황지 시장 골목의 황지실비, 현대실비등은 상당히 오래된 집들이고 한우마을, 태성실비, 충남실비등은 탄광이 사라지면서 생겨난 집들이라고 한다. 태백 한우집 중 내가 가본 곳은 충남실비, 황지실비(황지식육점), 태성실비였다. 아무 생각없이 우연히 들렸다 무척 맛있게 먹은 집이 충남실비고, 태백에 살던 분이 맛있다고 해서 찾아간 곳이 태성실비다.
네비나 지도에서 황지실비로 찾으면 뜨지 않는다. 다음의 로드뷰로 잡은 화면을 보면 알 수 있지만 '황지식육점'이라고 되어 있기 때문이다. 보통 이런 식육점에서는 직접 소고기를 구워먹을 수도 있고 소고기를 사갈 수도 있다.
황지실비는 충남실비를 가려고 했지만 문을 닫아 찾아간 곳이 황지실비였다. 맛이야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서로 조금씩 다르겠지만 충남실비, 황지실비, 태성실비의 순이었다. 태성실비는 자리가 없어서 가스불에 소고기를 궈먹었는데 아마 이 때문에 가장 뒷 자리를 차지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다만 태백을 갈 사람이라면 다른 것은 몰라도 '소고기는 꼭 먹어보고 오기 바란다'.
충남실비
이 날도 일단 태백에 도착한 뒤 충남실비로 향했다. 예전에도 조금 일찍와서 문을 열지 않은 기억이 있기 때문에 조금 걱정이었다. 그러나 토요일 점심때라서 그런지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영업은 하고 있었다. '태백'을 가는 목적은 소고기와 시원함이기 때문에 다른 고민은 하지 않고 소고기 2인분을 시켰다. 작년에 충남실비를 방문했을 때는 일인분에 2만2천원이었는데 그 사이 오른 듯 2만5천원을 받았다.
태백에서 소고기를 시켜보면 알 수 있지만 2인분을 시켜도 양이 조금 많다. 주인에게 직접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일인분에 300g이 나온다"는 이야기가 있는 것으로 봐서 양은 분명히 더 많은 듯했다. 충남실비는 태백의 다른 소고기집에 비해 건물도 깨끗하고 음식도 상당히 정갈하게 나온다. 따라서 주로 도시에서만 산 아이 엄마가 특히 좋아하는 집이다.
충남실비의 소고기
먼저 상당히 '맛있어 보이는 배추'와 '별로 매워보이지 않는 고추'가 나왔다. 그런데 보기와는 딴판이었다. 맛있어 보인 배추 맛은 평범했고, 맵지 않을 것 같은 고추는 애 엄마가 눈물을 쏟을 정도로 매웠다[3]. 그리고 나온 소고기는 역시 잘 숙성됐으며 색이 좋았다. 마지막으로 밥을 시키면 이런 된장국이 나온다. 그런데 된장국도 의외로 맛있다. 모두 아이폰으로 찍었다.
'충남실비'는 아이들도 상당히 좋아한다. 그래서 소고기 2인분을 먹고 추가로 1인분을 더 시켰다. 그런데 역시 양이 조금 많았다. 보통 2인분으로 충분했는데 배가 약간 고픈듯하고, 또 오는 길이 쉬운 길이 아니라 추가로 1인분을 더 시켰다. 그런데 역시 조금 많았다. 아무튼 남기는 것이 아까워 지금은 꿀꿀이로 진화한 우영이와 함께 모두 다 먹었다.
그리고 황지를 한바퀴 둘러봤다. 문제는 황지를 둘러 보는 중에 지나는 듯한 소나기가 쏟아졌다. 올 때도 간간히 비가 내렸는데 또 맑은 하늘에 비가내렸다. 결국 태백에 가면 매번 묵는 알프스 모텔로 향했다. 시설이 아주 좋은 것도 가격이 싼 것[4]도 아니다. 그런데 이 집으로 가는 이유는 방문할 때마다 직접 모텔에서 사용되는 수건을 말리고 다리는 주인 아주머니 때문이다.
태백 쿨 시네마
밖은 비가 오기 때문에 온 가족이 모텔에 누워 황지 앞에서 사온 복숭아를 먹으며 '쿡TV'를 시청했다. 집에서는 공중파 밖에 나오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은 모텔에 가면 항상 케이블TV를 끼고 산다. 이 날도 비슷했다. 본가에서 쿡TV를 사용해 본 녀석들은 모텔에 들어서자 마자 쿡TV 리모콘으로 '명탐정 코난'을 에피소드별로 보고 있었다.
술한잔 마시고 배가 뜨뜻하니 일단 잠이 왔다. 그리고 아이 엄마가 깨우는 소리에 깬 시간은 오후 7시 30분 정도였다. 앞에서 이야기 했지만 태백은 천혜의 관광자원을 가진 곳은 아니다. 그러나 그 부족한 자연을 아주 잘 이용해서 '고원스포츠 관광도시'로 만든 곳이다. 문제는 아무리 고원스포츠관광 도시라고 해도 "저녁때는 갈만한 곳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또 무턱대고 다니기에는 조금 춥다.
시네마를 보고 황지에 들렸을 때 온도다. 다예 뒷편 온도계에서 알 수 있듯이 18도다. 서울이나 다른 지역이 30도가 넘는 열대야인 것을 생각하면 얼마나 서늘한 날씨인지 알 수 있다. 새벽에는 기온이 더 떨어져 이렇게 더운 날이라고 해도 13도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생각을 해보니 '태백'에서는 7월말~8월초에 쿨 시네마라는 행사를 한다. 어떤 행사인지는 모르겠지만 영화를 보여 주는 행사라 아이폰(iPhone)으로 아직 기간을 확인해 봤다. 다행이 올해 쿨 시네마는 7월 30일 부터 8월 8일까지 10일간이었다. 결국 아이들과 쿨 시네마를 보러 가기로 하고 아이폰(iPhone)의 고고3D(Gogo3D)로 오투리조트 스키하우스(O2 Resort Ski House)를 잡아 쿨 시네마장으로 향했다.
알프스 모텔에서 오투리조트 스키하우스까지는 한 20분 정도 걸린 듯했다. 다만 오투리조트 스키하우스의 넓은 주자창이 완전히 꽉차있었다. 또 쿨 시네마 행사장 앞에는 여러 가지 먹을 거리를 팔고 있었다. 쿨 시네마는 오후 8시에 시작된다. 도착한 시간은 이미 오후 8시 20분을 조금 지난 시간이었다. 따라서 아이들과 함께 먹을 컵라면[5]을 사고 표를 끊은 뒤 쿨 시네마 행사장으로 향했다.
쿨 시네마 행사장에 들어갈 때까지 이 행사가 무슨 행사인지 짐작하지 못했다. 이름을 보고 시원하게 영화를 보는 것으로만 생각했다. 쿨 시네마는 오투리조트 스키하우스에 커다란 스크린을 설치하고 야외에서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한 행사다. 입장료는 어른 2000원, 아이 1000원으로 상당히 싸다. 다만 따로 좌석이 없기 때문에 오는 순서대로 알아서 인조 잔디에 앉아서 보면 된다.
이번 쿨 시네마에서 상영한 영화는 10편이다. 이중 한편만 자동차 극장으로 상영했다. 우리가 쿨 시네마에 방문한 날은 '8월 7일'이라 A 특공대를 하고 있었다. 다만 너무 캄캄했다. 또 사람들이 여기 저기 앉아 영화를 보고 있는 상황에 혼자서 불을 켜기도 조금 힘들었다. 결국 우영이 휴대폰을 간이 등삼아 일단 컵라면을 먹으며 영화를 봤다. 컵라면을 먹으며 영화를 보는 맛도 상당히 괜찮았다. "뭘 먹는지 모른다"는 문제점이 있기는 하지만.
영화 사운드는 아주 빵빵하게 울린다. 그러나 여기 저기 일어서서 다니는 사람들, 무섭다고 집에 가자는 다예 때문에 영화에 집중하기는 조금 힘들었다. 그러다 우연히 본 태백의 밤 하늘. 정말 아름다웠다. 시끄러운 영화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취가 있었다. 누워 별을 세다 보면 더위도 세상도 잊을 듯한 그런 밤 하늘이었다. 도대체 얼마 만에 저렇게 많은 별을 본것인가 싶다. 또 "별을 저렇게 빼곡히 박으려면 무척 고생을 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거리가 멀고 자리가 좋지 않아 영화에는 거의 집중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남들은 열대야로 잠못이루는 밤에 시워한 바람을 맞으며 보는 영화는 또 다른 정취가 있었다.
영화가 끝난 시간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일부러 영화의 자막까지 모두 보고 천천히 나왔다.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주차장으로 와보니 주차장은 이미 텅 비어있었다. 다만 스키하우스 뒷편으로 거대한 성채처럼 오투리조트(O2 Resort)가 보였다. 또 '오투리조트'로 줄줄이 이어지는 자동차 행렬을 보니 '오투리조트'에서 영화를 보러 오는 사람들이 무척 많은 듯했다.
올해 태백 쿨 시네마는 10일간 지행됐다. 아니 매년 10일간 진행하는 듯하다. 다만 7월 30일부터 8월 8일까지 진행하는 것으로 봐서 날이 가장 더울 때 열리는 것 같다. 아무튼 일단 쿨 시네마를 보고 나오니 이렇게 더울 때 한 7일 정도 '오투리조트'에서 쉬면서 "7일 내내 밤마다 영화를 관람하는 것도 상당히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7일간 모텔이나 리조트에서 묵으려고 하면 돈을 더 벌어야 겠지만.
- 망상 해수욕장에 대한 글은 따로 올리도록 하겠다. 몰랐는데 이번에 망상 해수욕장을 다녀오며 추천하는 해수욕장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몇년 뒤 다시 가본 망상 해수욕장은 '추천하는 망상'을 버려야 할만큼 망가져 있었다. ↩
- 모든 횡성한우가 다 맛있는 것은 아니다. 따로 글을 올리겠지만 '동가래 한우농장'의 한우는 정말 맛있다. ↩
- 물론 난 다른 사람이 눈물을 쏟아 내는 이런 매운 고추가 아니면 거의 먹지 않는다. 풀냄새가 나서. ↩
- 주변 모텔 시세를 모르기 때문에 싸다, 비싸다할 처지도 아니다. ↩
- 시골 인심이라 그런지 컵라면을 사고 바로 가려고 하자 알아서 김치도 챙겨 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