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네 둘째 상원이는 마음씨도 곱고 말도 예쁘게한다. 둘째라서 그런지 누나인 은수보다 애교도 더 많다. 한살차이지만 우영이 한테도 형이라는 이유로 자주 양보하는 편이다. 마음씨도 곱지만 때로는 잔머리도 아주 잘 굴린다. 사실 머리는 상원이보다는 큰 애인 은수가 더 좋은 편이다. 그러나 은수는 매번 상원이한테 당하기 일 수이다.

얼마전 은수가 500원짜리 동전을 삼킨적이 있다. 이 일이 있은 후로 나는 은수에게 500원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고, 장기자랑을 할일이 있으면 500원짜리를 삼키는 것을 해보라고 놀리곤 했다. 그때의 일이다. 상원이가 자기 누나(은수) 옆에를 슬그머니 가더니 귓속말로 "500원"하며 놀리는 것이었다. 화가난 은수는 그 큰 손바닥으로 상원이를 때렸고, 맞은 상원이는 엉엉 울기 시작했다. 당연히 내막을 모르는 동생은 은수를 나무랐다.

사실 이런 식으로 은수가 혼나는 경우가 많다. 당시에는 상원이가 은수를 놀린 것을 알고 있었기때문에 오히려 상원이가 더 혼낫지만 상원이의 이런 잔머리때문에 은수는 종종 혼나곤 한다.

작년의 일이다. 동생네 집에 놀러갔는데 동생이 상원이 연애 편지라면 편지를 보여줬다. 여섯살 짜리의 연애편지.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숨길 줄 모르는 아이다운 순수함에 미소짓게했던 편지였다. 편지 내용도 내용이지만 더 재미있는 것은 며칠을 고생해서 쓴 이 편지를 부끄러워 결국은 주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상원이 연애편지

당시 글을 배운지 얼마되지 않아 쓰고 지우고한 부분이 있지만 내용만은 확실히 연애편지이다.

연애편지 봉투

그냥 보내는 것이 마음에 걸렸는지 편지 봉투를 나름대로 예쁘게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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