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발원지, 검룡소

두문동재터널을 지나 태백에 다다르자 일단 숙소가 걱정이 됐다. 지난번 태백에 다녀온 뒤 태백 펜션을 알아 봤지만 주말에 방이 남아 있는 펜션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일단 검룡소에 들러 검룡소를 보고 태백시에서 숙소를 알아 본 뒤 태백에 숙소가 없으면 동해로 가기로 하고 검룡소에 들렸다.

태백 가는 길

요즘 날이 덥다. 지난 주말도 예외는 아니었다. 날이 덥다 보니 자연스레 시원한 태백이 생각났다. 닭갈비 때문에 가본 태백이지만 공기 좋고 시원한 살기 좋은 곳이었다. 태백이라고 하면 탄광촌을 생각하겠지만 최근에 가본 태백에는 이런 탄광촌의 이미지는 없었다. 오히려 고원의 시원한 관광도시의 이미지가 강했다.

아이들과 함께 38번 국도를 타고 달렸다. 지난 글에서 설명한 것처럼 충주에서 태백을 가려고 하면 '38번 국도를 타고 계속 달리면 된다'. 38번 국도는 국도이지만 상당수 구간이 고속도로와 같은 도로다. 따라서 가는데 큰 문제는 없었다. 38번 국도를 타고 제천 IC를 지나 단양쪽으로 우회전 한 뒤 다시 영월쪽으로 좌회전하며 계속 38번 국도만 타면 태백이 나온다.

충주부터 차를 타고 내리 달리다 보니 아이들이 화장실을 가고 싶어 했다. 고속도로라고 하면 보통 상하행에 휴게소가 있지만 국도에서는 이런 휴게소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또 민간인이 만든 휴게소가 있다고 해도 고속도로의 휴게소처럼 접근성이 높지 않다. 따라서 국도에서는 휴게소나 쉼터가 보이면 바로 들어가는 것이 좋다. 언제 다시 휴게소가 나올지 알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지난 번 태백에서 충주로 올 때는 동강 근처에 작은 휴게소가 있었지만 반대로 가는 길이라 동강 근처에 휴게소가 있으라는 보장은 없었다. 결국 동강을 지나 석항역을 지나면 나오는 작은 휴게소에 잠깐 들렀다. 정선군 신동읍 천포리에 있는 신동쉼터이다. 주민이 공동운영한다는 간판이 있고 작은 화장실과 간단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토속 음식점이 있다.

신동쉼터

휴게소가 즐거운 아이들

신동에서 38번 국도를 타고 사북쪽으로 계속해서 가다 사북을 지나 두문동재터널을 지나면 태백이 나온다. 두문동재터널은 해발 1048m에 있는 고원 터널로 길이가 1363m에 달하는 상당히 긴 터널이다. 이 터널이 없었다면 태백까지의 길은 상당히 험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

두문동재터널을 지나 태백에 다다르자 일단 숙소가 걱정이 됐다. 지난번 태백에 다녀온 뒤 태백의 펜션을 알아 봤지만 주말에 방이 남아 있는 펜션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일단 검룡소에 들러 검룡소를 보고 태백시에서 숙소를 알아 본 뒤 태백에 숙소가 없으면 동해로 가기로 하고 검룡소에 들렸다.

목욕하며 물고기 잡는 새

검룡소에 오르는 도중 발견한 새이다. 우영이도 신기한 듯 새를 봤고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10배 줌의 작티로 당겨 새를 근접 촬영했다. 그러나 삼각대가 없어서 카메라가 많이 흔들렸다.

검룡소의 환상적인 숲길

검룡소 - 한강의 발원지, 태백의 명소에서 소개한 것처럼 검룡소를 오르다 보면 이런 환상적인 숲길을 만나게 된다. 울창한 송림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검룡소

검룡소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검룡소 - 한강의 발원지, 태백의 명소로 올렸다. 평탄한 길과 상쾌한 공기, 맑은 물과 목욕하며 물고기를 잡는 새 덕분에 검룡소는 아주 즐겁고 유쾌한 추억이었다. 물론 출입이 금지된 계곡에 발을 담그는 일부 몰지각한 행락객 때문에 조금 부족한 부분도 있었다. 아무튼 검룡소의 안내 표지를 보고 놀란 것은 그 작은 소에서 하루에 용출되는 물의 양이 무려 2000톤에 달한다는 점이었다.

태백의 맛, 태백 한우[1]

검룡소를 출발한 우리 가족은 일단 태백시로 향했다. 그리고 지난번에 묵은 알프스 모텔을 일단 확인해 봤다. 중심가에서 약간 벗어나 있고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 방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많았기 때문이다. 생각했던 대로 주말이지만 알프스 모텔에는 방이 남아 있었다. 알프스 모텔에 짐을 부리고 얼마 전에 구입한 랜턴을 시험하기위해 랜턴까지 모텔에 가져다 두었다.

아이들과 밥을 먹기 위해 식당을 찾던 중 전에 닭갈비를 먹었던 골목에서 충남실비식당이라는 집을 발견했다. 지난 번 닭갈비를 먹을 때도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있었던 집이다. 일단 이 집에서 간단히 밥을 먹기로 했다. 우영이가 좋아하는 갈비도 있기 때문이다. 밖에서 보기에는 상당히 작아 보이는 이 식당은 안으로 들어가자 밖에서 보는 것과는 다른 상당히 큰 집이었다.

메뉴판을 달라고 하자 삽겹살등심 두가지만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등심은 가격도 비싸고 맛도 모르기 때문에 일단 삼겹살을 시켰다. 그런데 옆 테이블에서 먹는 등심을 보자 마음이 흔들렸다. 등심의 색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아이 엄마도 등심을 먹자고 해서 삼겹살을 취소하고 등심으로 바꿨다. 이어 밑반찬들이 나왔다.

밑반찬을 먹다 보니 모든 밑반찬이 의외로 맛이있었다. 다만 이 맛이 배가 고파서 맛있는 것인지 원래 음식이 맛있는 것인지는 구분이 되지 않았다. 이어 등심이 나왔다. 그리고 알게된 '태백의 맛'. '정말 맛있다'. 이렇게 맛있는 소고기를 도대체 얼마만에 먹어 본 것인지 궁금할 정도로 소고기의 맛은 일품이었다.

조금 덜 익힌 소고기는 입에서 녹았다. 보통 빠싹하게 구운 소고기는 질길 뿐 맛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 태백 소고기는 빠삭하게 소고기도 부드럽고 고소했다. 살코기 중간 중간 박혀있는 기름이 바싹 구워도 소고기의 깊은 맛을 유지해 주는 듯했다. 여기에 밥을 시키면 나오는 배추 된장국도 맛있었다. 부족한 것은 공기밥의 양 정도였다.

'한우 등심 1인분의 가격은 2만 2천원'이었다. 한우의 가격이기 때문에 이 가격만 해도 싼편이었다. 그런데 나오는 양이 200g 일인분이 아닌 것 같았다. 그 이유는 보통 앙성 참한우는 600g을 사야 우리가족이 넉넉히 먹는 편인데 태백 한우는 2인분을 시켜도 전혀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태백 한우

고기를 먹다가 사진을 찍었기 때문에 남아 있는 고기가 많지 않다. 사진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색이 상당히 좋고 기름이 촘촘히 박혀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시킨 것은 등심이지만 등심갈비살이 함께 섞여 나왔다. 그러나 맛은 최고였다. 횡성 한우, 다하누, 앙성 참한우등 맛있다는 한우는 다 먹어봤지만 태백 한우를 능가하는 맛은 없었다.

다만 너무 바빴다. 처음 밑반찬과 고기는 빨리 나오지만 공기를 시켜도 늦게 나오고 다른 것을 추가해도 너무 늦었다. 또 밑반찬이나 공기의 양이 너무 적었다. 아마 음식을 남기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나 고기를 많이 먹을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보였다. 우영이가 삼겹살을 먹고 싶어하고 아이 엄마는 맥주를 먹고 싶어해서 삼겹살 일인분과 맥주를 추가로 시켰지만 결국 나오지 않아 주문을 취소하고 나왔다.

그리고 밥을 먹은 뒤 바로 모텔로 가는 것 보다는 소화를 시키는 것이 나을 것 같아 황지 주변을 돌았다. 태백의 밤공기는 상당히 차다. 더운 한낮의 기온도 20도를 넘는 때가 많지 않다. 따라서 밤공기는 상당히 차다. 더운 여름이라 민소매의 아이들은 조금 추운듯해서 아이들과 함께 모텔로 향했다.

여행이 즐거운 아이들

아이들과 함께 우엉맘은 모텔에서 먹을 것을 사왔다. 이런 뜬금없는 여행이 아이들도 즐거운 듯 어두운 태백에서의 즐거운 한때였다.

낙동강의 발원지, 황지

모텔에서 랜턴을 잠시 시험한 뒤 추가로 우엉맘과 맥주를 마신 뒤 잠이 들었다. 전작도 있고 20년 넘게 '하루 네시간 수면법'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에 다음 날도 잠이 일찍 깼다. 일어나 보니 4시 30분. 서울에 있는 모텔이라면 방마다 PC(Personal Computer)가 있지만 알프스 모텔에는 PC가 없었다. 무선랜이라도 잡힌다면 터치로도 작업이 가능하지만 무선랜도 잡히지 않았다.

결국 모텔을 나와 황지 근처로 이동했다. 다행히 황지 근처에는 무선랜이 잡히는 곳이 있었다. 그래서 그 이른 새벽에 길거리에 쪼그려 앉아 트위터[2]를 즐겼다. 파리꼬뮌님은 잠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늦게 자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날도 새벽같이 트위터(Twitter)에 남아 있었다. 전날 서울을 비롯한 전국이 열대야였다고 하고 파리꼬뮌님도 새벽 기온이 30도라고 하는데 이때 태백 날씨는 민소매로는 쌀쌀한 13도였다.

황지는 지난 번 태백을 방문했을 때 들렸다. 그러나 당시는 저녁을 먹고 들른 상태라 조금 어두웠었다. 또 어제도 잠깐 들렸지만 이때는 전에 방문했을 때보다 더 어두운 상태였다. 그래서 아무도 없는 황지 공원을 둘러봤다. 둘러본 이유 중 하나는 황지 공원에 있는 온도계 때문이었다.

열대야 속의 태백의 기온

'13도'였다. 새벽이기는 하지만 한 낮에도 20도를 넘는 때가 많지 않다. 전날 전국이 폭서로 찜통 더위였지만 태백의 낮 기온은 24도에 불과했다.

황지 공원 이곳 저곳을 다니다 보니 황지 연못에 대한 전설이 새겨져있는 동상을 발견했다. 그런데 내용을 읽다 보니 조금 의외였다. 태백을 감싸고 흐르는 천이 하나있다. 황지천이다. 황지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보인다. 그런데 지난 번 황지에 왔을 때 본 황지의 수량을 생각하면 과연 천을 이룰 수 있을 정도로 물이 용출될까 의문이었다. 그런데 이 동상을 확인해 보니 황지에서 용출되는 물의 양은 무려 5000톤이라고 한다.

황지의 전설

글의 내용을 보면 알 수 있지만 둘레가 100M인 상지, 50M인 중지, 30M인 하지의 세개의 연못으로 구성되며 상지 남쪽에 깊이를 잴 수 없는 수굴이 수원이 된다고 한다. 물의 양은 '가뭄에도 1일 약 5000톤이 용출된다'고 하니 정말 대단한 연못이라는 생각이 든다.

상지, 중지, 하지




황지 공원

다시 모텔로 복귀한 뒤 할일이 없어서 일단 코펠로 밥을 지었다. 원래 라면을 끓여 먹을 때 주로 사용하는 작은 코펠이다. 따라서 큰 코펠에 라면 두개를 끓이려고 하면 작은 코펠에 밥을 해야 한다. 그런데 이 코펠로 밥을 하면 큰 공기 하나 정도의 양밖에 하지 못한다. 그 이상 밥을 하려고 하면 물이 넘치기 때문이다. 또 고원이다 보니 밥이 설 가능성까지 있었다. 결국 밥을 보면서 물을 조금 씩 더 넣는 방법으로 밥을 지었다. 물론 이때 사용한 쌀은 경성미가 싱싱미이다.

풍력발전단지

아이들과 함께 라면에 밥을 먹고 모텔을 나선 시간은 오전 8시 정도된 것 같았다. 일단 오늘 일정은 풍력발전단지고냉지 채소단지을 구경한 뒤 해바라기 축제에 가는 것이었다. 그리고 동해의 동산 해수욕장으로 가기로 했다. 전날 얻어온 관광지도를 보니 '풍력발전단지'는 검룡소를 가기전 삼수령에서 왼쪽으로 빠지면 된다. 일단 한번 가본 길이라 삼수령에서 왼쪽으로 올라가는 작은 길을 따라 풍력 발전소로 향했다.

상당히 가파른 길을 오르다 오른쪽 작은 길로 빠지자 고냉지 채소단지와 멀리 풍력발전기가 보인다. 풍력발전기는 그자리에 있다는 것 만으로 상당한 운치를 자아낸다. 이렇기 때문인지 몰라도 풍력발전기 주위에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삼각대를 세우고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리고 들은 이야기가 풍력발전기 옆의 작은 빨간 집까지 차로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못가는 곳이면 모르겠지만 갈 수 있는 곳이라고 하면 굳이 가지 못할 이유가 없어서 고냉지 채소 재배를 위해 만들어 둔 작고 구불 구불한 길을 따라 풍력발전단지로 올라갔다. 워낙 작은 도로라 반대쪽에서 차가오면 기다렸다 가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결국 풍력발전단지가 있는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풍력 발전기

생각 보다 많은 풍력 발전기가 있었다. 왼쪽은 풍력발전단지에 들어서면서 찍은 사진이고 가운데는 풍력발전단지에 올라 찍은 사진, 오른쪽은 풍력발전단지에서 내려오면서 찍은 사진이다.

고냉지 채소단지

이런 고냉치 채소 단지가 아주 넓게 펼처진다. 배추의 수확철이라 그런지 여기저기 배추가 포장되어 있었다. 또 산비탈에서 배추를 가져오기 위해 산비탈을 이동하는 트럭의 바퀴는 꼭 경운기 바퀴처럼 생겼다. 혹시 일반인에게 판매하지 않을까 싶어서 물어 보니 일반 판매는 하지 않는다고 한다.

동영상 삭제 알림

그것이 알고 싶다에 출연한 뒤 제 출연분을 유튜브에 올렸습니다. 그런데 이 동영상을 SBSi에서 저작권 위반으로 신고, 유튜브 계정이 잘렸습니다. 이 탓에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 강좌 대부분이 사라졌습니다. 복구 가능한 동영상은 페이스북을 통해 복원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드라마 백동수에 대한 글의 남은 이야기를 보기 바랍니다.

풍력 발전기와 고냉지 채소단지

이런 풍력발전기가 늘어서 있으면 그 자체로도 장관을 이룬다. 태백의 풍력발전단지는 그 특성상 1자 구성일 수 밖에 없지만 상당히 많은 발전기가 풍차처럼 돌고 있다(인코딩 완료한 뒤 동영상 추가 예정)

풍력발전단지가 유명한 탓인지 좁은 도로를 통해 계속해서 차들이 올라왔다. 이런 상황이라면 차를 빼는 것이 힘들 수 있기 때문에 올라오는 차를 보며 우리 차를 빼서 내려왔다. 올라올 때는 몰랐는데 풍력발전단지로 올라오는 길과 내려가는 길이 분리되어 있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이런 비탈진 좁은 도로를 올라오는 길로 내려가다가 어떤 사고가 발생할지는 분명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발전소로 올라오면서 만난 차들은 일방통행으로 되어 있는 올라오는 길을 따라 내려왔기 때문에 발생한 일로 보였다. 풍력발전단지에서 조금 내려 오다 보니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이 보였다. 거의 산 정상이기 때문에 모든 산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이 아주 좋은 곳이었다. 그냥 지나치기는 아까운 곳이라 여기서 아이들과 사진을 찍었다.

즐거운 가족

그런데 사진을 내가 찍다 보니 여기에 아빠는 없다. 삼각대를 가지고 다니면 되지만 귀찮아서 삼각대를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가족 사진에는 항상 아빠가 없다.

탁 트인 전망

아이들 사진을 찍던 곳에서 찍은 사진이다. 산 정상이라 난간 바로 아래가 절벽처럼 느껴지지만 난간 바로 아래에는 고냉지 채소밭이 있다. 그러나 사진으로 만 보면 꼭 절벽같은 느낌이 든다.

풍력발전단지에서 내려오는 길을 따라 조금 내려가면 풍력발전단지 초입이 나타난다. 풍력발전단지에 올라 갈 때는 금지 표시만 보고 오른쪽 길로 올라왔는데 일방통행이기 때문에 금지 표시가 있었던 것이다. 또 금지 표시를 보고도 꼭 이길로 가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아예 사람이 지키고 앉아 있었다.

세물길의 분수령, 삼수령

이 길을 타고 조금 내려오면 다시 삼수령이 나온다. 삼수령은 낙동강, 한강, 오십천의 삼대강이 발원하기 때문에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삼수령에서 우리나라의 백두대간 체계를 우영이에게 알려 주었다. 지질구조에 기반한 산맥으로 지리를 공부한 세대지만 백두대간 체계에 나름대로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백두대간'은 우리민족 고유의 지리체계다. 산맥체계와는 달리 산의 흐름과 사람들의 생활권을 고려한 지리인식 체계로 1대간, 1정간, 13정맥으로 표시된다. 전체적으로 대륙을 향해 포효하는 호랑이의 등뼈를 기가흐르는 혈류로 보고 분류한 체계로 보인다.

삼수령과 백두대간

해바라기 축제

삼수령에 태백시 쪽으로 도로를 타고 가다 보면 고물상 표지가 보인다. 이 고물상 표지가 있는 작은 길을 따라 내려가면 내리막길 끝에 주차장이 나오며 이 주차장에서 잠깐 걸어가면 태백시에서 주관하는 해바라기 축제장이 나온다. 꽤 오래전에 탄광촌이었던 태백시에 대한 프로를 본적이 있다. 탄광촌이었지만 석탄산업의 축소로 폐광이 늘고 이 과정에서 태백시의 노력으로 태백이 고원 관광도시단지로 바뀌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검룡소'와 같은 천혜의 명소도 있지만 '풍력발전단지'와 '고냉지 채소단지'는 분명히 태백시의 노력으로 가능한 부분이다. 또 "고원에 해바라기를 심어 관광객을 불러오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기 때문에 내심 기대를 가지고 해바라기 축제장을 방문했다. 다만 해바라기 축제도 나름 사람들에게 알려진 듯 주차장을 비롯해서 차를 세울 빼꼼한 틈이 없었다.

차를 주차한 뒤 아이들과 함께 해바라기 축제장으로 향했다. 입장료를 받아도 될 것 같은 검룡소에서는 입장료를 받지 않았다. 따라서 해바라기 축제에서 입장료를 받는다고 해도 그리 많이 받을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런데 의외로 입장료가 조금 비쌋다.

'성인 5000원', '학생 3000원'. 따라서 초등학생인 우영이의 입장료까지 만삼천원을 입장료로 지불하고 해바라기 축제장에 들어섰다. 해바라기 축제장에 들어서면 가장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이 해바라기를 비롯한 각종 야생화였다. 그리고 여기서 조금 더 들어가면 소원을 빌면 6년 뒤 소원이 이루어 진다는 서낭당이 나온다.

구와우와 서낭당

해바라기 행사장에는 해바라기 외에 기념품을 파는 곳과 식당등이 있다. 그러나 주로 해바라기를 심어 놓은 긴 관람로가 전부다. 따라서 꽃을 찾아 사진을 찍는 사람에게는 상당히 괜찮은 축제일 수 있다. 그러나 나처럼 간단히 구경하는 사람에게 인상적인 축제는 아니었다. 해바라기 축제는 큰 해바라기와 작은 해바라기를 개화기로 나누어 행사한다. 우리가 갔을 때는 작은 해바라기가 만개한 시점이었다.

해바라기와 아이들

작은 해바라기와 나비


해바라기 축제

태백 한우

해바라기만 있는 해바라기 축제장이라 아이들도 상당히 따분한 듯했다. 긴 관람로를 따라 돌기는 했지만 아이들은 똑 같은 꽃들이 여기저기 피어있는 해바라기 축제장은 그리 관심이 없었다. 결국 아이들을 데리고 해바라기 축제장을 빠져 나와 다시 태백시로 향했다.

보통 시골을 가면 정육점이 별로 없다. 대부분 '식육점'이다. 식육점이라고 하면 조금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식육점식당과 정육점이 붙어 있는 것으로 보면된다. 서울에도 과거에는 이런 식육점이 많았다. 그리고 식육점의 고기는 대부분 맛있다. 태백시에도 이런 식육점이 상당히 많았다. 또 어제 맛본 태백 한우의 맛을 있지 못해 식육점에서 소고기를 샀다.

등심을 사려고 했지만 "등심이 없다"[3]고 해서 갈비살을 한근에 이만이천원을 주고 구입했다. 그런데 가격이 실비 식당에서 먹는 것과 별 차이가 없었다. 이 집 역시 정육점과 식당을 함께하는 집이었다. 다만 주인 아주머니의 고기를 써는 솜씨를 보니 확실히 고기를 잘아는 분이었다. 또 동해로 간다고 하자 알아서 진공 포장을 해 주었다.

원래는 태백에서 바로 동해로 이동한 뒤 소고기를 구워먹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조금 일찍 밥을 먹고 해바라기 축제장의 긴 관람로를 걸어 다닌 탓에 아이들이 배고파했다. 그래서 바로 옆의 김밥집에서 김밥과 라면, 라뽁기를 먹었다. 그런데 의외로 이 분식집의 라뽁기도 맛있었다. 그리 달지않고 매콤한 맛이 오랜만에 먹어본 맛있는 라뽁기였다.

바다가 보이는 옥계 휴게소

태백을 출발하며 삼척 해수욕장으로 갈지 아니면 예정대로 동산 해수욕장으로 갈지 고민했다. 일단 동산 해수욕장은 동해고속도로를 타고 현남 IC까지 간 뒤 다시 속초 방향으로 조금 더 가야한다. 반면에 삼척 해수욕장은 38번 국도 끝자락에서 조금만 더 가면 나오기 때문이다. 또 삼척 해수욕장은 얕은 수심에도 불구하고 파도가 상당히 거세기 때문에 우엉맘이 좋아하는 곳[4]이기도 하다. 결국 아이들이 조개잡는 것을 원해 '동산 해수욕장'으로 가기로 했다.

동산 해수욕장으로 가기위해 동해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보니 바다가 보이는 휴게소가 나온다. 바로 '옥계 휴게소'이다. 동해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보면 구정 휴게소처럼 사람들이 별로 없는 유령 휴게소가 많이 나온다. 그런데 최근에 만든 휴게소이고 바닷가를 달리는 고속도로의 휴게소라 그런지 전망이 좋고 시설이 좋은 휴게소가 많다. 옥계 휴게소도 전망이 좋고 시설이 좋은 이런 휴게소 중 하나다.


맑은 물, 얕은 수심, 잔잔한 파도

옥계 휴게소를 출발 현남 IC를 지나 '동산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동산 해수욕장은 백사장의 크기도 작고 수질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동산 해수욕장을 찾는 이유는 '자동차 캠핑장이 있다'는 것과 아이들과 함께 '조개를 잡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개를 잡을 수 있는 곳으로 들어갈 수 없도록 철조망이 처있었다.

조개를 잡을 수 없다면 굳이 갈 필요가 없기 때문에 다시 해안도로를 타고 강릉쪽으로 내려왔다. 이렇게 한 이유는 예전에 해안 도로를 타고 올라가면서 다른 곳은 모두 엄청난 파도가 치는데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놀기에 아주 적당한 잔잔한 파도가 치는 해변을 봤기 때문이다. 다만 해수욕장의 이름은 몰랐다. 그래서 해안도로를 타고 내려가면서 그 해수욕장을 찾은 것이다.

결국 확인해 보니 '남애1리 해수욕장'이었다. 삼척 해수욕장처럼 강모래로 해변을 개발한 해수욕장이지만 방파제 때문에 파도가 거의 치지 않는 것 같았다. 일단 파라솔을 치고 물을 확인해 보니 역시 물은 깨끗하고 수심은 아주 얕았다. 따라서 물이 조금만 깊으면 들어가지 못하는 다예도 얕은 물 때문에 아주 재미있게 해수수욕을 즐겼다.

아이들에게 최고의 놀이는 역시 물놀이이다. '남애1리 해수욕장'의 얕은 수심과 잔잔한 파도는 아이들이 놀기에 정말 좋았다. 다만 강모래로 해변을 개발했기 때문에 모래가 피부에 계속 달라 붙는 문제가 있었다. 시간도 시간이고 이날 바로 충주로 올 생각이었기 때문에 우엉맘과 나는 바다에 들어가지는 않았다. 또 수심이 얕고 파도가 없으니 들어가도 놀만한 재미는 없었다.

갓길 주행이 일상인 고급차

오후 네시정도에 아이들을 불러 샤워를 시키고 다시 충주로 향했다. 그런데 의외로 대관령 터널에서 진부령 터널까지 정체 중이라는 메시지가 떳다. 보통 강원도에서 충주까지는 막히는 곳이 거의 없다. 보통 막히는 곳은 만종 JC부터 인데 충주로 가려면 만종 JC에서 중앙 고속도로를 갈아타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고가 나면 막히기도 하고 또 휴가 끝물이라 복귀하는 사람이 많으면 막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관령 터널에 도착했지만 막히는 곳은 없었다. 정체가 점점 줄어들다 우리가 대관령 터널을 통과할 때는 정체가 사라진 듯했다. 그러나 예전만큼 소통이 원할하지 않았다. 그리고 진부령에서 얼마 간 정체가 이어졌다. 터널을 나와도 이런 정체는 계속 이어졌다. 아마 다들 한번쯤은 갓길로 달리고 싶은 충동이 생길 시점이었다.

역시 이때 갓길을 미친 듯 질주하는 차량을 발견했다. 고속도로 정체 구간에서 갓길을 주행하는 차량[5]을 유심히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그랜저이상의 고급차량'이 많다. 이번에도 비슷했다. 갓길을 주행하는 차량의 거의 90%는 이런 차량이었다. 우리나라에 아직도 졸부가 많다는 방증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뉴스를 확인해 보니 이날 영동고속도로는 완전히 주차장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잠깐의 정체가 있었지만 뻥뚤린 중앙 고속도로를 타고 무사히 집으로 귀환했다.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태백에서 사온 소고기를 먹었다. 맛은 역시 좋았다. 일반 후라이팬에 가스렌지로 소고기를 구웠지만 부드럽고 고소했다.

다만 태백의 식당에서 맛본 소고기처럼 살살 녹는 듯한 느낌은 없었다. 원인을 생각해 보니 고기를 먹으면서 숙성을 시키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모든 고기는 숙성이 필요하다. 심지어 회도 숙성하면 맛있다. 특히 소고기는 냉동실에서 한시간 정도 숙성 시켜서 고기에 살얼음이 낀 상태에서 구워먹는 것이 훨씬 더 맛있다.

아무튼 지금 생각해 봐도 1박 2일의 짧은 주말 여행이었지만 오랜만에 상당히 긴 여행다운 주말 여행을 다녀온 듯한 느낌이었다. 또 태백이라는 도시는 알면 알 수록 정이 가는 도시였다. 충주에 태백에서 온 토박이 분이 항상 태백이 살기 좋은 곳이라는 이야기를 하곤 했다. 그런데 가보면 정말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본 태백

시원하고 맛있는 고원 관광도시.

내가 느낀 태백의 모습이다.

즐거운 아이들

요즘은 조금 컷다고 두 녀석 모두 엄마, 아빠와 함께 여행가는 것 보다는 친구와 노는 것을 더 좋아한다. 이 날도 여행은 싫다고 해서 짜장면집에서 짜장면을 먹은 뒤 갑자기 놀러간 것이다. 그러나 출발은 싫어해도 여행 자체는 즐거운 듯했다.

이글루스에서 사진 삭제

야생화

우영이의 방학 숙제 중 하나가 야생화를 사진 찍어 오는 것이 있다고 한다. 작티의 사진 기능을 시험할 겸 야생화를 모두 줌 접사로 잡았다. 예상대로 이전 작티에 비해 사진의 품질이 확실히 뛰어났다.






관련 글타래


  1. 태백 한우에 대한 글을 찾다 보니 태백 한우 맛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연구도 있었다고 한다. 아무튼 내가 맛본 한우 중 단연 최고였다. 
  2. 지나 다니는 사람이 힐끗 힐끗 본다. 아마 정신 나간 놈 정도로 봤을 듯하다. 그런데 문제는 나는 이런 시선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3. 식육점은 보통 마리 단위로 고기를 구입하고 모두 판 뒤 고기를 다시 가져오는 방법을 택한다. 따라서 구입하는 시점에 따라 특정 부위가 없을 수 있다. 
  4. 강모래로 바다를 돋우었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으로 보인다. 
  5. 빠져 나가는 길이 있기 때문에 갓길을 운행하는 때도 있다. 이 날도 이런 차량이 많았다. 문제는 나들목이 나오기 전 수킬로미터 전 부터 갓길 주행을 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