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의 서민 행보

취임초부터 부자들을 위한 정책을 정신없이 내놓던 MB는 최근 정책 기조를 '서민을 위한 정치'로 바꾸고 그 일환으로 재래시장, 농촌학교 등을 방문하고 있다. 서민을 만나는 것만으로 서민을 위한 정치가 가능한 것인지 모르겠다. 더구나 "서민의 말은 듣기만 하겠다"는 MB이고 보면 서민 행보가 오히려 서민들을 오히려 괴롭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MB의 서민 행보

취임초부터 부자들을 위한 정책을 정신없이 내놓던 MB는 최근 정책 기조를 '서민을 위한 정치'로 바꾸고 그 일환으로 재래시장, 농촌학교등을 방문하고 있다. 서민을 만나는 것만으로 서민을 위한 정치가 가능한 것인지 모르겠다. 더구나 서민의 말은 듣기만 하겠다는 MB이고 보면 서민 행보가 오히려 서민들을 오히려 괴롭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MB는 괴산고를 방문했다. 그리고 학생들과 환하게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이 사진을 찍었다는 학생의 말에 따르면 "웃고 싶어서 웃은 것이 아니"라고 한다. 대통령의 경호원, 특수경찰 100여명에 둘러쌓여 사진 찍을 때 "웃지 않는 학생은 뭐냐"는 소리까지 들으며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학교에 출석해서는 화장실도 가지 못하고 "휴대폰은 압수 당했다"고 한다. 여기에 "미술 시간에 사용할 커터 칼까지 빼았겼다"고 한다.[출처: MB와 하트 그린 괴산고 학생들 "웃고싶어서 웃은 거 아냐"]

이어 다음 아고라에 올라온 괴산고 학생의 부모라는 분의 글에 따르면 '약 일주일 전부터 공부해야 할 학생들이 공부는 하지 못하고 청소와 학교 단장을 했다'고 한다. 또 공수부대, 전경, 싸이카, 차떼기로 풀어놓은 경호원 등 계엄령을 방불케하는 삼엄한 경비와 아파트 빨래 걸으라는 방송, 면사무소 직원을 동원한 화단 풀뽑기, 학교 페이트칠 등 전시행정의 극치를 보여 주었다고 한다[출처: 사진에 나온 괴산고 학생의 아버지입니다.].

그러나 이 부분은 MB를 탓할 부분은 별로 없다. 전시행정이야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또 대통령이 방문하는 곳이면 경호원이 뜨는 것은 당연하다. 여기에 사람이 모이는 것을 무서워하는 대통령이고 보면 사람을 차단하기 위해 경호원을 차떼기로 까는 것도 당연하다. 그런데 MB가 알지 못하는 한가지가 있다. MB의 이런 서민 행보에 실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바로 서민이라는 점이다.

일단 학교의 학생들은 일주일간 공부를 하지 못하고 학교 단장에 동원됐다. 면에서 대민업무를 해야 할 사람들이 화단 가꾸기에 동원됐다. 주부는 쓸데없이 빨래를 걷고 군민은 계엄령을 방불케하는 삼엄한 경비에 마음 졸이며 하루를 보내야 했다. 명색이 서민 행보인데 서민에 대한 배려는 전혀없다. 있는 것이라고는 학생과 웃으며 찍은 방송용 사진이다.

불현듯 노무현 대통령이 생각난다. 서민 행보를 주장하는 비서관들의 말에 "내가 서민을 찾아간다고 서민의 삶이 달라지지 않는다"며 "그 시간에 서민을 위한 정책 하나라도 더 만들자"고 했던 노무현 대통령. 북한이 미사일을 쏘았다고 호들갑을 떨며 북풍이 불기 바라는 MB와는 달리 호들갑을 떨기 보다는 확실한 자주 국방을 외쳤던 이 생각난다.

서민없는 'MB의 서민 행보'

얼마 전 MB는 재래시장 상인과 만나 상인의 말을 들었다. "재래시장이 대형마트 보다 가격이 더 싸지 않느냐"는 MB의 물음은 그가 서민 경제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는 것을 보여 준 한 사례다. 직접 내본 종부세(?)가 징벌적 세금이라는 것과 인식의 차이가 너무 크다. 또 중요한 것은 대형마트 규제를 원하는 중소 상인들에게 "그래도 이야기라도 들어 주는 사람이 있으니 얼마나 좋으냐"는 MB의 자화자찬이다. 서민대통령이 말만 들어주어도 감지덕지한 존재라는 인식이다.

아마 MB는 서민 행보를 시작하면서 이런 사진을 찍고 싶었을 것이다. 사람들과 웃으며 사진을 찍는 노무현 대통령. 그런데 MB는 이런 사진을 찍고 싶어도 이 사진속 노무현 대통령의 자세는 보지 못한듯 하다. 자세만 봐도 노무현 대통령의 인품이 묻어난다. 다른 사람을 가릴까봐 잡은 어정쩡한 자세. 이것이 국민을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자세였다. 기득권 앞에서는 항상 당당했지만 국민들 앞에서는 언제나 이런 낮은 자세였다. 그래서 인지 MB의 서민 행보를 보면 노무현 대통령이 더 그리워 진다.

사이트에서 플래시 삭제

남은 이야기

MB의 괴산고 방문 사진들을 쭉 보다 보니 재미있는 사진이 하나가 눈에 띈다[1]. 바로 칠판에 적혀있는 '흔들리며 피는 꽃'이라는 시이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대목이 의미 심장해서 찾아 보니 도종환 시인의 시였다. 노무현 대통령의 영결식 노제 사회를 보며 "노무현, 당신을 사랑합니다. 노무현, 당신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라는 말을 반복했던 시인, 문화예술인 시국선을을 주도했던 시인 도종환. MB는 이 시가 도종환 시인의 시였다는 것을 알았을까?

관련 글타래


  1. 조중동문 중 하나인 문화일보의 사진이라 가져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