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퇴임

내 블로그를 자주 방문하는 사람은 알 수 있지만 작년부터 이명박 퇴임 배너 달기를 구글 애드워즈를 통해 광고하고 있다. 초기 월 5만원 정도했던 광고비는 환율 상승과 이명박 대통령의 ST(Sabjil Technology) 몰입으로 광고의 인기가 좋아져 최근에는 월 12만원 정도의 광고비를 지출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이명박 퇴임 배너 달기'에 총 100만원 정도의 광고비를 들인 셈이다.

광고비 부담이 적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광고를 그만 둘까 싶기도 했지만 퇴임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 얼마 전까지 구글 애드워즈를 통해 계속 광고를 해왔다. 그런데 애드워즈, 통제인가? 복종인가?에서 밝힌 것처럼 갑자기 고 승인이 취소됐다. 작년부터 지금까지 광고를 하면서 광고 문안을 한번도 고친적이 없는데 광고 문안을 이유로 승인 취소된 것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구글 애드센스에 광고 승인이 취소된 이유를 물었다.

제 광고는 작년 8월 6일부터 지금까지 광고문안의 수정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작년 8월부터 지금까지 문제가 없던 광고가 이제와서 차단된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아울러 제 광고는 특정 개인이나 그룹에 반대하는 광고가 아닙니다. D-Day를 알려주는 것 뿐입니다. 이 것을 특정그룹에 대한 반대로 해석한다면 얼마전 구글 블로그에 올라온 표현의 자유에 대하여라는 글과 얼마나 상충되는 이야기인지 먼저 알아 주시기 바랍니다.

애드웨즈 답변

예전에는 메일을 보내면 한 2~3일 정도 걸렸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메일을 보내자 마자 메일을 받았다는 메일이 왔고 그 다음 날 광고 승인이 취소된 이유를 설명한 메일이 도착했다. 이 메일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 광고문안 관련
  광고 비승인시 발송되는 이메일이 고객님께 약간의 혼란을 드린 것 같습니다. 불편하셨다면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 비승인은 광고문안보다는 광고가 연결시키는 랜딩페이지가 저희 회사의 광고정책과 맞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작년에 운영하셨던 랜딩페이지는 현재와 조금 다른 점이 있고 이러한 부분들이 현재 저희 회사의 정책에 어긋나기 때문에 광고가 비승인되었습니다. 현재 Google 애드워즈의 광고정책에 따르면, 특정인물에 대한 '인신공격'으로 판단될 수 있는 내용을 가진 광고문안 그리고/혹은 랜딩페이지라고 여겨질 수 있는 경우 광고를 비승인할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현재 고객님께서 운영하고 계시는 랜딩페이지는 이명박 대통령의 퇴임일을 계산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배너를 홍보하시는 것 이외에 추가적으로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으로 판단될 수 있는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되어 비승인이 가능했습니다. 이 점 양해부탁드리겠습니다.

• 표현의 자유 관련
  다시 한번 안내드리겠습니다만, 광고 비승인시 발송되는 이메일이 고객님께 약간의 혼란을 드린 것 같아 죄송할 따름입니다. 저희 Google은 표현의 자유를 매우 중요시 생각하고 있는 기업으로서, 특정단체나 개인에 대한 반대의 표현 때문에 비승인을 하지만은 않습니다. 위의 1번에서 안내드린바와 같이 현재 운영중이신 랜딩페이지에서 특정인물에 대한 '인신공격'으로 판단될 수 있는 내용을 가진 광고문안 그리고/혹은 랜딩페이지라고 여겨질 수 있었기 때문에 광고가 비승인이 된 것입니다. 현재 Google 애드워즈의 정책에서는 특정인물에 대한 '인신공격'으로 판단될 수 있는 콘텐츠를 허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프랑스 86

메일의 내용을 보면 알 수 있지만 광고 승인이 거절된 이유는 광고 문안의 문제가 아니라 이명박 퇴임 배너 달기에 인신공격에 해당될 수 있는 내용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페이지의 내용 역시 작년 처음 광고를 낼 때와 달라진 것이 없다. 거의 같은 내용이지만 한가지 바뀐 부분이 있었다. 누에고치님이 만든 그림을 '이명박 배너 달기'에 삽입했었는데 이 그림이 인신공격의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았다.

프랑스 68의 거리 포스터

프랑스 68 때 거리 포스터가 원본이라고 한다. 원래는 드골의 사진이 있었는데 누에고치님이 드골 대신에 이명박과 한나라당 완장으로 바꾼 것이라고 한다.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의 본질이 독재이기 때문에 너무 잘 맞는 패러디라고 생각한다.

이명박을 싫어하는 사람이 보면 아주 당연한 그림이지만 이명박을 좋아하는 사람이 보면 인신공격으로 볼 수 있는 그림이다. 일단 이 그림이 추가된 것이기 때문에 이 그림을 '이명박 퇴임 배너 달기'에서 제거하고 다시 '구글 애드워즈'에 문의를 했다. 랜딩 페이지의 바뀐 부분을 원래 대로 수정했으므로 승인해 달라는 메일이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메일을 보낸 것은 지난 4월 22일인데 아직까지 답이 없었다.

재승인 요청

결국 광고 문안의 문제가 아니라 랜딩 페이지의 문제라면 다시 광고 승인을 요청하면 될 것으로 생각해서 다시 광고 승인을 요청했다. 그리고 알게된 사실은 '구글 애드워즈'에서는 '퇴임'과 같은 평범한 단어까지 필터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이명박 퇴임 배너 달기' 광고가 승인 취소된 것은 광고 문안에 퇴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 었다.

이명박과 퇴임의 연관성^[1]을 알기 위해 경조사를 대행하는 업체처럼 광고 문구를 만들어 봤다. 역시 퇴임이라는 단어 때문에 광고 자체가 승인되지 않는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퇴임'이라는 단어다. 도대체 '퇴임'이라는 단어까지 이제 와서 구글 애드워즈에서 필터링하는 이유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퇴임'은 아주 일반적인 단어다. 또 분명히 내게 보낸 메일에는 "특정단체나 개인에 대한 반대의 표현 때문에 비승인을 하지만은 않습니다"라고 하고 있다. 그런데 반대하는 것도 아닌 퇴임까지 필터링하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다만 이처럼 흔한 단어까지 구글 애드워즈에서 필터링하는 이유를 밝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단 내 광고가 승인되지 않는 이유를 묻는 메일을 다시 보낸 상태이다. 답장이 언제 올지, 광고가 언제 승인될지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현재의 광고 문안을 단 한글자도 수정할 생각이 없다'. 또 구글이 퇴임과 같은 흔한 단어까지 필터링하는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는다면 얼마 전 표현의 자유를 위해 취했다는 유튜브의 조치 역시 그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