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만장 설치기

Windows 7은 기본적으로 비스타와 드라이버 수준의 호환을 목적으로 설계된 운영체제다. 따라서 XP에서 비스타로 넘어갈 때는 비스타용 드라이버가 있어야 운영체제를 바꾸는 것이 가능했다. 그러나 Windows 7은 일단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다. 이미 나와있는 비스타용 드라이버를 사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XP와 시스템 복원

내가 운영하고 있는 사이트는 두 곳이다. 운영체제 전문사이트인 QAOS.com과 이 블로그[1]이다. 최근에는 QAOS.com에 팁을 거의 올리지 못하고 있다. 팁을 거의 올리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블로그이지만 또 다른 하나는 이다. QAOS.com에 올리는 팁은 대부분 내 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터넷을 탐색하다 알게된 정보나 해결한 방법이다.

그런데 비스타를 쓰다 보니 일단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 사용하는 중 몇번 문제가 된 것은 있지만 설사 문제가 생겨도 시스템 복원 기능을 이용하면 간단히 이전 상태로 되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Windows XP를 사용할 때까지만 해도 끄고 사용하던 시스템 복원을 '비스타에서는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이 달라졌을까? 13 - 시스템 복원에서 설명한 것처럼 비스타의 시스템 복원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시스템을 복구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시스템 복원으로 문제를 해결해도 문제의 원인을 찾는 버릇 때문에 꼭 문제의 원인을 찾아 올렸다. 그런데 이렇게 신경써서 문제의 원인을 찾을 만한 문제가 비스타에서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운영체제를 바꾸고 새로운 운영체제에 대한 정보를 주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에 어제 설치된 (Vista)를 지우고 을 설치했다.

파란만장 설치기

Windows 7은 기본적으로 비스타와 드라이버 수준의 호환을 목적으로 설계된 운영체제다. 따라서 XP에서 비스타로 넘어갈 때는 비스타용 드라이버가 있어야 운영체제를 바꾸는 것이 가능했다. 그러나 Windows 7은 일단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다. 이미 나와있는 비스타용 드라이버를 사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저렴하게 고성능 하드 디스크 만들기에서 설명한 것처럼 하드 디스크를 레이드로 묶고 여기에 운영체제를 설치했다. 따라서 'Windows 7'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마찬가지로 RAID 드라이버가 필요했다. 이 드라이버와 'Windows 7' 파일을 USB에 복사했다. XP에서는 USB 드라이버로 설치하는 것이 힘들지만 비스타 이상에서는 파티션을 나누고 파티션을 활성화한 뒤 설치 파일을 복사하면 USB로 설치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USB로 부팅해서 설치하려고 하자 내 시스템에서는 USB로 부팅하지 못했다. USB 부팅 옵션이 여러 개 있지만 어떤 것으로도 동작하지 않았다. 결국 'Windows 7'을 DVD로 굽고 DVD로 설치를 시작했다.

쓰기 방지된 하드 디스크

Windows 7은 바뀐 부분이 많다. 설치 프로그램도 바뀌었는데 그 중 하나가 인식할 수 있는 하드 디스크에 운영체제가 설치되어 있으면 설치 옵션으로 바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메모리 테스트와 설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2]. 설치를 진행하고 RAID 드라이버를 읽었다.

생각한 대로 비스타 드라이버지만 'Windows 7'에서도 아무런 문제없이 동작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RAID로 묶은 드라이버가 읽기는 가능한데 쓰기는 할 수 없는 상태였다. 드라이버의 호환성 문제 같지만 비스타를 사용할 때도 가끔 이런 일이 발생한 것으로 봐서 기가바이트 레이드 드라이버의 문제로 보였다.

아무튼 이 경우 다시 시스템을 껐다, 켜면 해결됐기 때문에 설치를 중단한 뒤 시스테을 다시 껐다, 켜고 다시 설치를 시도했다. 그런데 같은 증상이 또 발생했다. 호환성 문제일 가능성도 있었고 마땅한 방법이 없어서 드리아버 목록을 다시 읽었다[3]. 그리서 포맷을 시도하자 이번에는 정상적으로 포맷이 됐다.

아무튼 이렇게 Windows 7을 설치했다. 백업된 파일들을 복원하는 중 "시스템 파일들이 C: 드라이브가 아니라 D: 드라이브에 설치되어 있다"는 것[4]을 알았다. 이 상태로 그냥 사용해도 되지만 성격상 시스템 파일들이 다른 드라이브에 있는 꼴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Windows 7'을 다시 설치했다.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다른 드라이브를 모두 제거하는 것[5]이기 때문에 시스템 케이스를 열고 다른 드라이브를 모두 제거한 뒤 설치를 시도했다.

사라진 드라이브 문자들

이렇게 해서 설치는 무사히 마쳤다. 이제는 제거한 드라이브를 다시 달고 드라이브 문자만 잡아주면 되기 때문에 드라이브를 달고 각각의 드라이브에 이전에 사용하던 드라이브 문자를 할당했다. 그런데 또 신기한 현상이 발생했다. 하드 드라이브에 이어서 이동형 디스크 드라이브가 할당되야 하는데 하드 드라이브에 이어 꼭 네개의 드라이브 문자가 사라진채로 할당되는 것이었다.

Windows 7에서 하드 디스크가 추가될 것을 고려해서 네개의 하드 드라이브 문자를 미리할당한 것으로 생각했다. 달려있는 하드 디스크가 5개이고 이중 하나만 두개의 파티션으로 나누었다. 그러나 두개의 하드를 레이드로 묶었기 때문에 하드 디스크에 필요한 문자는 C:, D:, E:, F:, G: 였다. 여기에 네개의 드라이브가 사라지니 DVD 드라이브에는 L:을 할당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든 생각이 어차피 A: 드라이브[6]는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A:를 할당하기로 했다. 그런데 보다 보니 사라진 네개의 드라이브는 디직스 USB 허브에 할당됐다는 것을 알았다. 디직스 USB 허브는 드라이브를 미리 할당하고 여기에 메모리 카드를 꼽으면 바로 읽을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었다.

부팅이 되지 않는 컴퓨터

아무튼 두번째 문제까지 해결했기 때문에 열어둔 케이스를 닫기로 했다. 컴퓨터를 끄고 케이스를 닫았다. 그리고 전원 스위치를 넣었다. 그런데 또 재미있는 현상이 발생했다. 컴퓨터가 부팅을 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보통 전원을 넣으면 POST[7]가 나와야 하는데 화면이 잠시 하얗게 됐다 바로 컴퓨터가 다시 꺼졌다, 켜졌다를 반복했다.

따로 손댄 부분이 없기 때문에 조금 난감했다. 이런 현상은 파워 문제일 가능성도 있고 메인보드 문제일 가능성도 있다. 특히 메인보드의 전원부에 이상이 생기면 이런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메인보드의 이상 유무를 검사했다. 메인보드가 정상이라면 메인보드에서 그래픽 카드, 메모리, 하드 디스크를 모두 제거했을 때, 메모리만 제거했을 때, 그래픽 카드만 제거했을 때 서로 다른 소리가 나야한다.

확인해 보니 정상이었다. 결국 어제 오후 8시까지 이 문제로 씨름을 했다. 마땅한 원인을 찾을 수 없어서 일단 퇴근한 뒤 오늘 에 방문해서 AS를 받을 생각이였다. 집에서 사무실로 출근하는 내내 원인이 무엇인지 생각해 봤다. 그리고 든 생각. 내가 사용하는 보드는 의 'GA965-DS3' 보드다. 이 보드는 '듀얼 BIOS'(Dual BIOS)를 사용한다.

BIOS 칩에 메인보드에 두개가 달려 있어서 하나의 BIOS 칩에 이상이 생기면 이상이 없는 칩의 데이타를 복사해 온다. 즉, 다른 '하나의 칩에서 BIOS 데이타를 복사해 올 때도 이처럼 꺼졌다, 켜졌다를 반복한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이 경우 한 "5분 정도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한 뒤 복사에 성공하면 정상적으로 부팅된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예측이 맞다면 어제 퇴근하면서 컴퓨터의 전원을 넣고 왔으므로 오늘은 정상적으로 부팅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컴퓨터의 전원을 켜자 역시 예상대로 POST 화면이 나타났다. 엎어진 김에 쉬어 간다고 그동안 동작하지 않던 리셋 점퍼도 설정했다. 또 블랙도아2007 케이스의 문제점 중 하나인 파워단추도 약간 손을 봤다.

드디어 끝난 Windows 7의 설치

컴퓨터가 정상적으로 부팅되는 것을 보고 이제는 설정을 예전의 비스타 상태로 되돌렸다. 'Windows 7'은 비스타와 마찬가지로 가젯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차이가 있다. 비스타는 가젯을 돌리기 위해 사이드바라는 플랫폼이 필요했지만 'Windows 7'에서는 운영체제 자체가 플랫폼이다. 따라서 사이드바는 사라졌다.

그러나 사용하는 것은 거의 비슷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데스크탑 가젯을 추가하고 한쪽 모서리로 끌고가면 알아서 모서리에 붙기 때문이다. 글꼴도 설치했다. 아울러 Windows 작업막대에 고정되어 있던 'Internet Explorer' 대신에 을 고정 시키고, Meida Player 대신에 Total Commander를 고정시켰다. 배경화면은 기본으로 있는 물괴기 대신에 시원한 계곡으로 바꿨다.

나중에 'Widnows 7'에 대한 리뷰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Windows 7'은 비스타와 비교해도 상당히 많이 바뀌었다. 일단 비스타 보다 가볍고 빠르다. 다만 여기에도 한가지 문제가 있다. 빨라진 것은 Microsoft 계열 프로그램만 빨라졌을 뿐 3사 프로그램은 오히려 느려진 느낌이다.

은 비스타에서는 날라다니는 느낌이었는데 'Windows 7'에서는 오히려 꿈뜬 느낌이었다. 느낌만 보면 Internet Explorer가 더 빠른 것 같았다. 가장 큰 문제는 'Total Commander'였다. 32비트 프로그램이라서 그런지 실행만 해도 CPU를 50%이상 잡아먹었다. 특히 파일 복사나 삭제를 하면 전체 CPU 점유율이 100%로 증가하기 때문에 Total Commander로 작업하기가 힘들었다[8].

'Total Commander'는 아직 32 비트 프로그램[9]이고 'Widndows 7'에 최적화가 되어있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해 보지만 그렇게 추측한다고 해도 비스타에서 아무 문제없이 잘돌던 프로그램이 이렇게 느려지는 것은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Windows 7에 대한 총평

Windows 7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리뷰로 올리도록 하고 오늘은 간단히 총평을 하면 일단 비스타에 비해 상당히 개선됐다. 비스타의 최대 골치였던 UAC도 단계별 설정이 가능[10]했고 전체적인 외관 역시 훨씬 나아졌다. 또 작업막대가 막대형태에서 아이콘 형태로 바뀐 부분, 그리고 이 아이콘에 마우스를 올려 두면 탭을 비롯해서 열린 창이 미리보여지는 기능은 깔끔하며 꽤 유용했다.

이외에도 유용한 기능이 상당히 많았다. 별도의 드라이버를 설치하지 않아도 시스템이 필요한 드라이버는 모두 알아서 잡아냈다. 현재 잡히지 않은 장치는 무선랜 드라이버와 HP 스캐너 드라이버가 전부다. 그런데 이 두장치는 비스타에서도 따로 드라이버를 설치해야 했다. 마지막으로 창이 화면비율에 따라 열리는 듯 와이드 모니터라서 그런지 기본적인 'Windows 7'의 창은 와이드 모니터의 비율로 열렸다.

실제 모니터 크기의 잡은 화면

1920x1200 크기의 잡은 화면이다. 다른 조작없이 잡았기 때문에 화면크기가 상당히 크다.

관련 글타래


  1. 이외 백업로그, 게임로그가 있지만 거의 업데이트가 없다. 
  2. 이 부분은 Windows 7이 아니라 Vista SP2에서 바뀐 것 같다. 
  3. Refresh 단추를 몇번 클릭했다. 
  4. 이렇게 설치된 파일은 지우는 것도 복잡하다. 지우는 방법은 QAOS.com에 팁으로 올릴 생각이다. 
  5. 파티션을 지우고 포맷한 뒤 다시 부팅해서 설치해도 일반적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블랙도아2007처럼 Windows 7이 드라이버를 지원하지 못하면 이 방법이 가장 좋다. 
  6. 과거에 플로피 드라이브로 할당했지만 요즘 시스템에는 플로피가 없는 시스템이 많다. 블랙도아2007 역시 플로피가 없다. 
  7. 전원을 넣으면 CPU 속도와 메모리를 검사한 뒤 하드 디스크를 찾는 화면으로 Power-On Self Test의 약자이다. 
  8. 항상 발생하는 일은 아니지만 파일을 복사, 삭제하면 종종 발생했다. 
  9. Total Commander를 개발할 때 사용한 "델파이의 64비트판이 나오지 않아 64비트판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었다. 
  10. 비스타에서 가장 많이 욕을 먹은 기능이다. 내 경우에는 아예 끄고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