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조카의 이름은 한결[1]이다. 한자는 없고 한글로 '한결같다'에서 따온 이름이다. 당시에는 큰 조카처럼 한글로 이름을 짓는 것이 유행이었다. 한글이지만 뜻도 좋고 부르는 것도 편해서 상당히 잘지은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녀석이 올해 대학교에 입학하니까 벌써 십이삼년 전의 일이다. 당시 부모님께서는 지물포를 하셨다. 지물포는 이사철이면 항상 바쁘다. 또 바쁠 때는 가게에 나가 장사를 도와드렸다.

한 젊은 분이 장판을 사러 오셨다. 장판의 치수를 재어서 왔기 때문에 치수만큼 잘라서 어깨에 짊어지고 갈 때였다. 이분도 큰 조카 또래(약 7살)의 아들이 있었는데 이 녀석을 "한결아"하고 부르는 것이었다. 한글 이름이고 '한결'이라는 이름이 흔하지 않을 때인데 비슷한 또래에 비슷한 이름을 사용한다는 것이 못내 신기했다.

그러나 사실 따지고 보면 그리 신기한 일도 아니다. '같은 시대를 사는 사람들은 같은 생각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사는 지역도 다르고 서로 관련도 없는 아이들이다. 그러나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바로 '부모가 같은 생각' - 아이의 이름을 한글로 짓겠다는 생각 - 을 공유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얼마 전 나는 사건으로 사건을 돌려 막는 이명박 정부를 빗대서 MB의 돌려막기와 "잊지 않기"운동이라는 것을 제안했다. 사건으로 사건을 돌려 막는 정부이기 때문에 우리가 이런 정부에 해 줄 수 있는 최선의 운동은 이 정부가 한 일을 잊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늘 참여연대에서 'ㄱ'프로젝트(기억 프로젝트)라는 온라인 캠페인을 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표면상 이명박 정부 1년을 평가하는 온라인 캠페인이다. 그러나 'ㄱ'프로젝트(기억 프로젝트)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내가 제안했던 '잊지 않기 운동'과 그 맥을 같이하는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에 참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ㄱ'프로젝트를 클릭한 뒤 "이명박 정부는 XXX 정부다. 왜? XXX이니까"라는 문구를 쓰고 이름과 비밀번호를 지정한 뒤 작성완료 단추를 클릭하면 된다.

그외에 오른쪽에는 MB에게 편지를!, 사라진 것, 돌아온 것, 어록모음 등을 추가로 사용할 수 있다. 또 이 페이지에 접속하면 인사문제, 숭례문화제, 낙하산, 촛불, 운하반대, 경찰폭력, 남복관계, 부패사건, 쌀직불금, 부자감세, 입법전쟁, 용산참사 등 잊어서는 안될 일들이 간단한 설명과 함께 나열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ㄱ'프로젝트

이름을 붙이는 센스가 기막히다. '기억'을 기억하기 쉽도록 'ㄱ'으로 한 것이나 모든 일의 시작이 '잊지 않기'라는 것을 상징하듯 그 글자는 한글 자모의 첫자인 'ㄱ'이다.

MB의 돌려막기와 "잊지 않기"운동

이외에 추가할 만한 사건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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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녀석이 처음 태어났을 때 양수를 뒤집어 쓴 얼굴까지 기억한다. 그런데 올해 수시로 성균관대에 입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