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이전

다음 날 오후 "토요일에 이사하기로 했다"고 알려 주더군요. 이사하는 곳이 어딘지 또 계약 사항이 어떤지 정도는 알려주고 진행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미 가계 계약에, 이사짐 센터 계약까지 마친 상태라고 합니다. 사무실을 구할 때 가장 먼저 신경쓰는 것이 네트워크입니다. 원래 하는 일이 네트워크를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전하는 곳이 최소한 FTTH나 ETTH가 되는지 확인하고 계약하는데 이미 계약금까지 다 치뤘다고 하더군요

어이없는 일

살다 보면 조금 어이없는 일이 많습니다. 이번 사무실 이전도 비슷한 이유 때문입니다. 매형 서점에서 일을 하다가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작년 1월 따로 사무실을 따로 내고 그 사무실에서 지금까지 작업을 해 왔습니다. 따라서 올 1월이 계약 만료일입니다. 만료일이 다 되자 사무실 주인 아저씨께서 내려 왔습니다. 그리고 하는 이야기가 월세를 올려 달라는 것입니다.

월세를 올리는 이유는 방도 있고 싱크대도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방이야 처음 계약할 때도 있었고 방으로 사용하기 힘든 방입니다. 또 방은 난방도 되지 않습니다. 전기는 들어오지만 지금까지 창고로 사용한 방이었습니다. 결국 계속 있는 것도 그렇고 월세를 올려 주기도 뭐해서 시간을 조금 달라고 했습니다.

다른 곳으로 갈까 했지만 그도 여의치 않아서 월세를 올려 주고 재 계약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달 월세를 보냈습니다. 그러자 주인 아저씨가 다시 내려왔습니다. 미안하지만 사무실을 빼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사무실을 빼달라는 이유는 사무실에서나는 컴퓨터 소리 때문에 신경이 쓰여 잠을 자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원래 이 집에 세 들 때 주인 아주머니가 "8시 이후에는 사무실 사용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주인 아저씨가 예민해서 문을 여닫는 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럴 수 있겠다 싶어서 사무실을 사용하는 내내 8시 전에 퇴근했습니다. 아마 8시 이후까지 있었던 적은 1년 365일 중 7일 이상이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또 전기세가 지나치게 많이 나와 컴퓨터는 30분이 지나면 자동으로 꺼지게끔 설정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컴퓨터의 소리가 난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주인 아저씨도 "아마 다른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하시더군요. 그러면서 하는 이야기가 월세를 올린 이유도 "월세를 올리면 나가지 않을까해서 그랬다"[1]고 합니다.

재계약을 하면서 시간을 조금 더 달라고 했지만 매번 내려와서 재계약 여부를 물어서 결국 한 재계약인데 조금 어이가 없더군요. 그러나 잠을 자지 못한 고통도 크기 때문에 주변에 가게를 알아 보고 알려 드리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주인 아저씨가 다시 내려 오셨습니다. 그리고 하는 이야기가 "주인 아주머니가 반대를 하니 사무실을 그냥 사용하라"고 하더군요.

사무실을 새로 얻을 것인지 아니면 다른 곳에 자리를 마련할 것인지 고민하고 양쪽으로 진행하고 있던 상황이었지만 재계약을 하면서 계약 기간이 1년 늘었기 때문에 그냥 있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또 며칠 뒤 다시 내려온 주인 아저씨는 또 사무실을 빼달라고 하더군요. 이유는 참아 보려고 했지만 "도저히 참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미 번복을 여러 번한 상태라 다시 자리를 알아 보기도 힘들고 또 사무실을 다시 구하는 것도 힘들다는 이야기를 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살려 달라"고까지 하는데 계속 사무실에 있기도 힘들어 그러면 "이전할 사무실도 구해주고, 이전 역시 주인집에서 해줄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사무실 이전

그리고 다음 날 오후 "토요일에 이사하기로 했다"고 알려 주더군요. 이사하는 곳이 어딘지 또 계약 사항이 어떤지 정도는 알려주고 진행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미 가계 계약에, 이사짐 센터 계약까지 마친 상태라고 합니다. 사무실을 구할 때 가장 먼저 신경쓰는 것이 네트워크입니다. 원래 하는 일이 네트워크를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전하는 곳이 최소한 FTTHETTH가 되는지 확인하고 계약하는데 이미 계약금까지 다 치뤘다고 하더군요

다행이 이전 할 곳이 FTTH가 되는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금요일에 다시 내려온 주인 아주머니가 "토요일 8시에 이삿짐 센터에서 오기로 했다"고 하더군요. 이전을 하지 않을 것이면 모르겠지만 이전하기로 했기 때문에 그러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금요일 오후, 이번에는 주인 아저씨가 오셨습니다. 이사짐을 싸자는 것이었습니다. 마침 작업 중인데 이사짐을 싸기 힘들어 토요일 오전 일찍 이사짐을 싸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아침에 출근해서 여러 가지 물건들을 박스에 넣고 있는데 주인 아저씨가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정말 열심히 짐을 싸 주시더군요[2]. 이삿짐 센터에서 차가 오고 짐을 지금 사무실로 옮겼습니다. 전 사무실에 비해 약 3분의 1정도 더 큽니다. 자리가 외지기는 하지만 오히려 기독교도들이 벌컥 벌컥 문을 열고 들어와 찌라시를 주는 이전 사무실 보다는 나아 보였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또 발생했습니다. 이번에 이사하는 건물 주인이 "전주인 아저씨께 보증을 서라"고 하시더군요. 보증 내용은 "게임방과 같은 것을 운영하지 않으며 운영하는 경우 저를 내 보내고 다른 사람을 구해주겠다"는 내용입니다. 얼핏 들으면 기분 나쁠 일 이지만 어차피 게임방을 운영할 것도 아니고 또 그래야 안심이 된다면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Offree

그리고 어제 오후 짐을 모두 정리했습니다. 일단 사무실은 전보다 훨씬 큽니다. 이사를 하면서 버린 것은 많지 않은데 꽉차있던 책꽂이는 군데 군데 비어있습니다. 책은 찬바람을 맞아서 그런지 책을 꽂으면서 보니 대부분 책 표지에 물기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생각해 보니 월세를 조금 더 주고 조금 더 나은 사무실로 옮긴 셈이 되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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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충주 사람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면 편한데 꼭 이런 방법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표면으로 보이는 얼굴과 뒤의 얼굴이 다릅니다. 
  2. 짐을 내릴 때 일입니다. 이삿짐 센터 바구니에 담긴 짐을 부리고 있었습니다. 책꽂이의 책은 주인 아저씨가 쌌는데 책을 싸면서 책꽂이에 있던 사진까지 바구니에 담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짐을 부리면서 책을 꺼낸 뒤 제 증명사진은 바닥에 털어 버리더군요. 이 역시 조금 어이가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