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미네르바 신드롬

최근 MBC에서 방영했던 제5공화국을 다시 보고있다. 김재규의 결단과 박정희의 죽음. 그리고 등장한 신군부. 신군부가 한 첫번째 일이 바로 '언론통제'였다. 모든 독재자는 독재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가장 먼저 언론을 장악한다. 이명박 정권의 모습이 민주적이라기 보다는 독재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얼마 전 미네르바가 체포되었다. 그것도 고소도, 영장도, 죄목도 없는 그야말로 전격적인 체포였다.

광우병, 촛불, 경제파국, MB악법

2008을 관통한 화두다. 그 뒤를 이은 2009년은 전격체포, 가 따라온다. 워낙 대형사건만을 일으키는 정부이기 때문에 충격이 조금 약한 소식들은 아예 보이지 않는다. 이런 소식 중 하나는 우리나라의 우주산업을 조선소녀를 위안부로 강제징용하고 보상을 거부한 미쯔비시에 넘긴 것도 포함[1]된다.

억압받는 출판의 자유
오늘 인터넷을 뒤지다 보니 또 어이없는 기사가 하나 보인다. 통일부, 출판사에 北소설 중 '미군 민간인 학살' 삭제 요청이라는 기사다. 내용을 읽어 보면 알 수 있지만 '지식을 만드는 지식' 출판사에서는 "근현대문학을 초판본 형태로 출간한다는 기획을 하고, 기획된 100종 중 50종(현재는 47종)을 출간했다"고 한다. 보통은 북한 작가의 저작권은 '남북저작권센터'에서 진행하지만 남북교류협력차원에 "임정 이후 출간된 책의 저작권은 '통일부'에서 담당하는 것으로 바뀌었다"[2]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출간하려고 한 책 중 황건의 <개마고원>이 문제가됐다고 한다. "'통일부'에서는 총 190쪽 분량의 책에서 29쪽 분량을 삭제해야 출간할 수 있다"는 연락이 왔다고 한다. 통일부가 북한 저작물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한 경우는 종종 있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북한과 관련된 내용외에 "미국에 관한 내용도 포함되었다"고 한다. 다음은 통일부에서 삭제 요청을 한 대목이다.

고모네가 늦게 떠난 것이 확연한 것처럼 필시 이것은 늦어서야 피난가다 숨은 두 녀자를 미국 놈들이 발견하고 겁탈하려 끌어냈던 것이며, 반항하는 그들에게 수없는 총탄으로 보복한 것에 틀림없었다

미군은 남한에서도 학살을 자행했다. 노근리가 바로 대표적인 예이다. 우군도 학살했던 미군이 적군을 어떻게 대했을 지는 뻔하다. 아니 이 부분은 미군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 만든 악습, 전쟁의 폐해다. 우리나라도 월남전에서 비슷한 학살을 자행했다. 다만 현실을 반영한 내용도 단지 그 대상이 미국이라고 해서 삭제를 요청한 것이다.

'지식을 만드는 지식' 출판사의 편집자는 미군이 북한 마을에 와서 행패를 부린 부분은 아예 도려내라고 한다"며 "대체 미군이 선량하지 않으면 출간될 수 없다는 현실이 슬프다"라고 했다고 한다. 또 이 책의 출판은 포기했다고 한다.

신 미네르바 신드롬

최근 MBC에서 방영했던 제5공화국을 다시 보고있다. 김재규의 결단과 박정희의 죽음. 그리고 등장한 신군부. 신군부가 한 첫번째 일이 바로 언론통제였다. 모든 독재자는 독재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가장 먼저 언론을 장악한다. 이명박 정권의 모습이 민주적이라기 보다는 독재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얼마 전 미네르바가 체포되었다. 그것도 고소도, 영장도, 죄목도 없는 그야말로 전격적인 체포였다.

그 이유는 뭘까?

오왕 합려를 찾아온 손무에게 합려는 "여인을 군사로 훈련시킬 수 있는지" 묻는다. 손무가 "가능하다"고 하자 합려는 궁녀를 군사로 내어준다. 그러자 손무는 "군대에는 대장이 있어야 하므로 아끼는 총희 둘을 주면 이들을 대장으로 삼겠다"고 한다. 그리고 진행된 군사훈련.

예쁜 옷만 입고 있던 궁녀들에게 군복은 거추장 스럽고 불편하며 웃기는 옷이었다. 옆사람을 보고 낄낄 웃고, 떠드는 궁녀들을 데리고 훈련하기는 난감한 상황이었다. 이때 손무가 훈령을 내린다. 훈령이 전달될리는 없었다. 여전히 웃고 떠드는 궁녀들. 다시 손무가 훈령을 내리지만 상황은 바뀌지 않는다.

벼락같이 화를 내던 손무는 훈령이 구석구석 전달되지 않은 것은 "대장의 책임이 크다"고 하며 대장으로 임명한 합려의 총희 둘을 그자리에서 참한다. 그리고 쥐죽은 듯 바뀐 연병장. 모든 궁녀들은 창을 들고 훈령에 따라 움익였다. 그리고 20일이 지나자 궁녀들은 손무가 가르치는 모든 진법을 익힌다.[3]

오왕 합려를 오패의 하나로 세운 손자병법의 저자 손무에 대한 일화이다. "한 가지 죄 또는 한 사람을 벌(罰)줌"으로써 여러 사람이 경각심을 일으키도록 하는 일벌백계(一罰百戒)이다. 또 이 일벌백계가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손무의 일화이다[4]. 여인을 전사로 만들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일벌백계이다. 미네르바의 구속은 정확히 이 일벌백계의 효과를 노린 것이다.

자기검열
이것은 이명박 정부가 노린 신미네르바 신드롬이다.

관련 글타래


  1. 레디앙의 기사를 보면 이명박 대통령이 "위안부 문제를 포함한 과거사를 일본에 묻지 않기로 약속 했다"는 내용도 나온다. 이명박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지만 AP보도 외에 확인된 것은 없다. 참고로 이 기사는 인용만 해도 청와대에서 법적대응하겠다고 한다. 
  2. 현 대한민국에서 출판의 자유는 없다!! - 때 아닌 출판 검열!이라는 글이 다음 아고라에 올라왔다. '지식을 만드는 지식 출판사' 직원이 올린 글로 이 책을 출판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나온다. 
  3. 열국지에 나오는 내용이다. 그러나 책을 보고 쓴 것이 아니라 기억으로 쓴 것이라 열국지 내용과 조금 다를 수 있다. 
  4. 손무 일화는 이종범님의 글, PD수첩을 보고 느낀 미네르바 덕에 기억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