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선 후보의 당선이나 지난 총선 결과를 보면 '수구 대연합'이 지난 10년간 얼마나 인고의 세월을 보냈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명박 대선 후보의 지지율은 48%(전체 유권자 30%)에 달했고 범한나라당의 의석수는 거의 개헌선인 200석 가까이 된다. 상황이 이런 상황이다 보니 야권은 여권에 이렇다할 힘을 쓰지 못한다. 모든 일이 무기력하다.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도가 폭락하고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떨어지지만 민주당의 지지율은 올라가지 못한다.

"민주당에서 항상 하는 이야기가 100석도 안되는데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며 하소연 한다. 얼핏 보면 맞는 말이다. 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이 138석, 국민회의가 79석, 자민련이 50석, 통합민주당이 15석으로 야당 의석과 여당의 의석이 비슷하다. 물론 자민련을 야당으로 보기 힘든 부분도 있지만 사실이다. 13대 총선을 보면 민정당 125석, 평민당 70석, 통민당 59석, 신민당 35석이다. 이 당시 삼당 야합이 있었다. 삼당 야합 뒤의 의석수를 보면 현재 범한나라당 의석과 비슷해 진다.

그러나 당시 야당이었던 평민당에 대한 지지는 지금의 민주당에 대한 지지 보다 높았다. 또 독재 정권하에 있었지만 지금의 민주당처럼 무기력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당시의 평민당은 야당의 본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독재를 딛고 투쟁한 경력, 그리고 자유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 삼당 야합 뒤 유일한 보루라는 국민적 지지가 함께 했다.

그러나 민주당을 보면 야당인지 여당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 항상 하는 이야기는 의석수이다. 힘을 쓸 수 없는 의석수라며 자신들의 무기력을 합리화한다. 그러나 과반 이상을 차지하며 여당이었던 시절에도 민주당은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반면에 민노당의 의석수는 17대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어 이제 고작 5명밖에 남지 않았다. 국회에서 교섭단체조차 구성할 수 없는 민노당이지만 민주당 보다 더 듬직하다.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과거 야당의 본성을 그대로 간직한 강기갑 민노당 대표때문이다.

법사위원장실을 점거한 강기갑 의원

절차를 지켜달라는 장윤석 한나라당 의원의 말에 "도깨비 방망이를 가지고 후당탕당 두들겨 가지고 보따리를 집어 던지는 합의가 이 삼당 합의가 아니라 30당 합의라도 이건 뭐 안되는 건 안되는 거 아닙니꺼"라고 답하는 강기갑 의원. 농민답게 투박한 말쏨씨지만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소신은 분명하다.

얼마 전 감세 법안 처리가 연기되었다. 바로 강기갑 의원이 몸으로 막았기 때문이다. 반면에 민주당은 또 "어쩔 수 없다"는 변명으로 일관했다. 민주당은 민주주의는 절차가 중요하고 따라서 그 절차를 따르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는지 모른다. 사실 절차를 따른 다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따라서 가장 좋은 방법은 절차를 따르며 목적한 바를 취하는 정치력일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에게는 이런 정치력이 없다. 여당 시절부터 야당인 한나라당에 휘둘렸고 야당으로 전락한 지금은 무기력함만 내보이고 있다.

오늘 민중의 소리를 방문하니 재미있는 기사가 하나 눈에 띈다. "강달프가 이방호르곤, 떡검들에 의해.."라는 기사이다. 반지원정대를 패러디한 반쥐원정대(Anti-Mouse Tourlist), 마법사 간달프에서 따온 강달프, 호르곤에서 따온 이방호르곤. 강기갑 의원의 1심 선고를 앞두고 강기갑 의원을 구하기 위한 네티즌 운동이다.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40.4%에서 34.8%로 지난 11월에 비해 6%가까이 떨어졌다. 반면에 민주당의 지지율은 19.4%에서 20.3%로 1% 정도 상승하는데 그쳤다. 한나라당의 지지율 하락이 민주당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는 민주당에 이제는 야성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네티즌이 강기갑 의원에 열광하는 이유는 사실 하나라고 본다. 야당없는 우리 정치권에 야성을 가진 유일한 야당의원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여당에서는 당연히 이런 강기갑눈에 가시다. 그래서 떡검을 이용해서 강기갑을 제거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민주당도 강기갑을 눈에 가시처럼 보는 것 같다. 나만의 착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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