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예의 잔머리

이런 일은 아주 종종있다. 그래서 우엉맘은 아무 생각없이 말하다 다예에게 당하곤 한다. 얼마 전의 일이다. 우엉맘과 다예가 사무실로 찾아왔다. 사무실에 오면 다예는 기분에 따라 사무실로 바로 들어올 때도 있고 차에서 기다릴 때도 있다. 그런데 오늘은 엄마보다 먼저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이다. 그리고 오자 마자 귓속말을 한다.

어제는 내 생일이었다. 11월 21일. 그러나 요 몇년간 생일상을 받아 본적이 없다. 그 이유는 대부분 생일시제와 겹쳤기 때문이다. 손주의 재롱을 볼 나이가 아닌 사람에게 생일은 큰 의미가 없다. 그냥 태어난 날일뿐. 그래서 생일이지만 정부 산하단체인 ITUF(정보통신 사용자 포럼)에 패널로 참석하느라 서울을 다녀왔다.

여시의 본능

에도 있지만 다예는 천상 여자다. 나를 닮아 한 성깔 한다. 그러나 다소곳하다. 침착하며 기다릴 줄 안다. 또 어떻게 해야 귀여움을 받는지도. 이렇다 보니 다예는 자기가 필요한 것은 모두 동네 아주머니께 얻는다. 무엇을 가지고 싶을 때 엄마가 사주지 않으면 동네 아주머니한테 가자고 조른다. 그리고 엄마가 없는 사이 동네 아주머니가 사주도록 유도한다. 아니 다예가 가지고 놀고 있으면 동네 아주머니가 그냥 준다. 여기에 어른 뺨치는 여우짓을 잘한다. 어제의 일이다. 버스 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전화가 왔다. 그리고 이내 들리는 목소리.

아빠, 사랑해요!!!

ITUF의 세미나는 프레스센터에서 있었다. 끝난 시간은 오후 6시, 20층에서 저녁을 먹고 출발한 시간은 7시 20분. 8시에 동서울에 도착했지만 9시 20분 차밖에 없었다. 어치파 기다리는 것은 잘하기 때문에 기다렸다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문을 열자 인사하는 우영이. 그리고 막뛰어와 아빠에게 쪽지를 주는 다예. 그러면서 한마디 한다.

아빠, 뒤도봐.

앞면에는 '아빠 오빠', 뒷면에는 '엄마 말 안드러서'. 그런데 종이가 재미있다. 앞면에는 "아빠 오빠" 밖에 없다. 따라서 여기만 보면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다. 오빠를 고자질 하면서 오빠한테 들키지 않기 고자질하기 위해 쓴 꼼수다. 따라서 우영이는 그 쪽지가 자기를 고자질하는 쪽지인 줄 몰랐을 것이다. 아울러 말로 하지 않으니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왼손잡이 다예

다예는 왼손잡이다. 처음에는 단지 왼손을 쓴다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아니다. 왼손잡이는 생각의 방향이 반대다. 그래서 가끔 글씨를 반대로 쓴다. "말 안드러서"에서 ㄷ이 반대다.

다예의 잔머리

그런데 이런 일은 아주 종종있다. 그래서 우엉맘은 아무 생각없이 말하다 다예에게 당하곤 한다. 얼마 전의 일이다. 우엉맘과 다예가 사무실로 찾아왔다. 사무실에 오면 다예는 기분에 따라 사무실로 바로 들어올 때도 있고 차에서 기다릴 때도 있다. 그런데 오늘은 엄마보다 먼저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이다. 그리고 오자 마자 귓속말을 한다.

다예: 아빠, 엄마가%(&*@(
도아: 응. 엄마가 뭐라고?
다예: (엄마 얼굴을 보며) 헬스장에 갔다.
우엉맘: 으그, 저것이. 말하지 말라니까.

조금 전 우엉맘에게 전화를 하며 어디에 있는지 물었다. 다이어트에 목슴 건 우엉맘은 허구 헌날 헬스장에서 산다. 그래서 우엉맘은 순간적으로 집이라고 거짓말을 한 모양이었다. 그리고 다예에게 아빠한테는 이야기 하지 말라고 한 것. 그런데 문제는 우엉맘이 다예에게 우동을 사주기로 하고는 우동을 사주지 않고 사무실로 바로 온 것이다. 눈치가 빠른 다예는 엄마가 잘못 했다는 것을 느끼고 오자 마자 아빠에게 이른 것. 물론 이 일로 우엉맘과 다예는 한동안 서로 틀어져 있었다.

여자의 본능

다른 여자 아이들도 마찬가지 지만 다예도 예쁜옷을 좋아한다. 그리고 또 옷을 아주 잘 입니다. 이제 다섯살 짜리지만 항상 옷과 신발을 고려해서 입는다. 또 입혀주지 않아도 스스로 아주 단정하게 입니다. 아무리 추워도 맵시가 우선이다. 며칠 전의 일이다. 날씨가 하도 추워서 잠바를 입고 목도리까지 한 다예. 그런데 치마에 얇은 스타킹을 신고 있었다. "춥지 않느냐"는 이웃 할머니의 물음. 다예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 추운 것보다는 맵시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딸 키우는 재미에서 설명한 것처럼 다예는 시키지 않아도 아빠 술상도 차려주고 이불도 펴준다. 그런데 꼼꼼한 성격탓에 이불을 펴는 것도 우엉맘 보다 잘한다. 일단 이불을 편다. 그리고 그 위에 얇은 요를 하나 더 깐다. 그리고 이불을 돌아다니면서 뜬 곳을 모두 눌러 둔다. 이렇게 이불를 깔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이 보면 어른이 이불을 깐 것으로 생각한다.

역시 어제의 일이다. 서울에 다녀온 이야기를 하면서 간단히 맥주를 마셨다. 안주는 우엉맘이 사온 땅콩, 아몬드, 호두 셋트. 각각 다른 봉투에 담겨있다. 그래서 꺼내 먹기가 영 귀찮았다. 그런데 자정가까지 잠을 자지않던 다예. 갑자기 예쁜 옷으로 갈아 입었다. 그러고는 작은 접시를 가져온 뒤 각각의 봉투에 있던 땅콩, 호두, 아몬드를 하나의 접시에 담았다. 마지막으로 그 작은 손으로 땅콩 껍질을 모두 까서 접시에 담아 놓는다. 의도적으로 아빠 앞에서 예쁜 옷을 입고 안주를 까 준 것인지 아닌지는 모른다. 그러나 그런 다예를 보니 여시의 본능이 느껴진다.

이맛에 딸을 키운다.

딸없는 사람!!! 푸샵 100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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