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시의 본능 by 도아
다예는 남자 보다는 여자를 좋아한다. 아빠를 좋아하기 때문에 남자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오빠 보다는 언니, 고모부 보다는 고모, 이모부 보다는 이모를 좋아한다. 아울러 둘째의 기질 때문인지 말을 아주 예쁘게 한다. 여기에 성깔이라면 누구 못지 않게 한 성깔한다. 따라서 다예는 유치원을 1년 먼저 들었갔지만 그런 티는 별로 나지 않는다. 말도 예쁘게 하고 생긴 것 부터가 야무지다.
여기에 눈치가 아주 빠르다. 따라서 떼를 써도 될 사람과 되지 않을 사람을 바로 않다. 원하는 것을 해달라고 떼를 쓰기 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하도록 만든다. 우영이가 잘 생긴 얼굴 때문에 인기가 좋았다면 다예는 얼굴 보다는 이런 행동으로 먹고 들어간다. 둘째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귀여움을 받는 방법을 알고 있다. 또 귀여해 줄 사람을 잘 안다. 그래서인지 다예는 누구나 귀여워한다.
다예 같은 딸이라면 하나 더 낳고 싶다는 사람도 있고, 다예를 아예 맡아 키워주겠다는 사람도 있다. 남의 말을 잘 따라하지만 누가 자기 말을 하는 것을 무척 싫어한다. 누가 자기 말을 하고 웃으면 비웃는 것으로 알고 자존심이 상하기 때문이다.
우엉맘이 친하게 지내는 언니가 있다. 이 아주머니도 다예를 무척 귀여워 한다. 아울러 다예도 이 아주머니를 이모라고 부르며 친이모처럼 좋아한다. 기억력이 좋은 다예는 누가 지나가는 말로 약속하면 대부분 기억한다. 따라서 지나가는 소리로 말을 하고 기억하지 못하다가는 낭패를 보는 때가 많다. 대신에 당장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고 떼를 쓰지는 않는다. 어제의 일이다. 사무실에서 나와 우엉맘의 차를 타고 가는 중이었다. 물론 다예는 보이지 않았다.
우엉맘: 오빠. 다예가 오늘은 언니네에서 하루 자고 싶데.
도아: 아니, 이놈의 기지배가... 아빠는 보지 않고.
물론 다예가 없는 줄 알고 한 소리였다. 그러나 다예는 엄마에게 부탁을 한 뒤 아빠의 반응을 몰래 알아 보기 위해 자동차 시트 밑에 숨어있었다. 다예는 몸이 유연하기 때문에 몸을 차곡 차곡 접어 숨으면 정말 찾기 힘들다. 집에 도착한 뒤 다예가 기분이 않좋다는 것을 알았다. 보통 기분이 좋지 않으면 짜증을 잘 받아주는 우엉맘에게는 짜증을 낸다. 짜증 내다 오히려 혼이 나는 내에게는 '기분 나쁘다'는 표정만 짓는다. 따로 기분 나빠할 이유가 없어서 기분이 좋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도아: 엄마가 화나게 했어?
다예: (고개를 흔든다)
도아: 아빠가 화나게 했어?
다예: (고개를 흔든다)우엉맘: 오빠. 제 아까 뭐라고 하는 줄 알아?
도아: 왜?
우엉맘: 언니를 만나더니 "이모, 난 분홍색 옷을 좋아하는데, 우리 엄마는 내가 싫어하는 옷만 사줘요? 이모가 사주면 안되요?"라고 하는 거있지? 완전 여시야!!!
그러나 다예는 여전히 기분이 않좋았다.
도아: 엄마가 저말해서 기분이 나빠?
다예: (고개를 흔든다)
도아: 그럼, 우리 다예가 왜 화 났을까?
다예: (한참을 생각하는 듯 하더니) 응... 아빠가 처음 한말.
나중에 안 일이지만 다예가 없는 줄 알고 한 "이놈의 지지배가"라는 소리에 마음이 상한 모양이었다. 우엉맘에게 물어보니 "다예를 데리고 자고 유치원까지 보내주기"로 한 모양이었다. 그러나 다음 날 유치원에 가야하기 때문에 오늘 하루를 재우기로 했다. 엄마 브래지어 끈을 잡고 자야지만 잠이 오는 다예지만 신기하게 다른 집에서 데려가면 울지도 않고 엄마도 찾지 않고 잘 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