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에 신임 원장이 부임한다. 그러면서 내뱉은 일성. 바로 당신들의 천국이다. 링컨의 말을 빗대면 문딩이에 의한, 문딩이를 위한, 문딩이의 소록도가 바로 이 병원장이 추구하는 바다. 입바른 말에 귀에 딱지가 생긴 환자들에게는 씨도 먹히지 않을 일. 그러나 젊은 원장의 뜻에 동조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처음에는 마치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것처럼 보이다.

그리고 벌어지는 갈등. 결국 이 신임 원장은 소록도에서 물러난다. 그리고 어느 날 소록도에는 상당히 의미있는 행사가 열린다. 바로 소록도 주민과 외지인의 혼례가 치루어진 것. 정확히는 외지인이 아니라 어렸을 적 소록도를 나간 사람과의 혼례.

사실 내용을 보면 이렇다할 내용이 없다. 소록도라는 여의도보다 조금 큰 섬. 한센병 환자라는 소재의 특이성만 빼면 정말 내용상으로는 볼것이 별로 없다. 그러나 당신들의 천국은 이 별것 아닌 사건과 사건을 인간의 심리로 절묘하게 묶어 놓는다. 그래서 책을 든 순간부터 끝까지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당신들의 천국.

해줄 수 있을 때는 원하는 것을 몰랐고
원하는 것을 알았을 때는 해줄 힘이 없었다.

조원장은 문딩이를 위한 당신들의 천국을 만들어 주려고 했지만 정작 소록도 주민이 원하는 것은 '당신들의 천국'이 아니라 '우리들의 천국'이라는 것. 그리고 이러 것을 해줄 힘이 있을 때는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몰랐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알았을 때는 그것을 해줄 힘이 없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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