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조기입학은 지금도 가능합니다 by 도아
실제 상황
둘째 다예는 1월 생이다. 혼인 기념일이 1월 15일인데 다예는 바로 이날 태어났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조기입학 문제 때문에 출생일을 음력으로 등록할 생각을 했다. 친구들을 보면 음력 생일을 출생일로 사용하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사이 제도가 바뀌어서 "출생일은 의사 선생님이 작성해준 출생 신고서의 날짜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출생일을 음력으로 하려고 했던 이유는 1월생이라 성장이 빠르면 조기입학이 가능하고 이 경우 한살 어리다는 이유로 아이가 놀림을 받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 상황
둘째 다예는 1월 생이다. 혼인 기념일이 1월 15일인데 다예는 바로 이날 태어났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조기입학 문제 때문에 출생일을 음력으로 등록할 생각을 했다. 친구들을 보면 음력 생일을 출생일로 사용하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사이 제도가 바뀌어서 출생일은 의사 선생님이 작성해준 출생 신고서의 날짜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출생일을 음력으로 하려고 했던 이유는 1월생이라 성장이 빠르면 조기입학이 가능하고 이 경우 한살 어리다는 이유로 아이가 놀림을 받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둘째 다예가 커감에 고민이 생겼다. 다예는 세살 때부터 사람들에게 자신을 다섯살이라고 소개했다. 네살 때부터 다섯살반 유치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보통 아이들이 유치원에 보내 달라고 조르기는 해도 막상 유치원에 가면 며칠 뒤부터는 가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계속 다니려고 하면 보내고 다니지 않겠다고 하면 다음 해에 보낼 생각이었다.
그런데 다예는 유치원에 다니는 내내 단 하루도 유치원에 가기 싫다는 소리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유치원에 가지 않아도 되는 토요일까지 유치원에 가서 놀았다. 유치원 선생님께 물어 보면 말도 잘하고 생활도 잘하며, 역할 놀이를 하면 꼭 언니 행세를 한다는 것이었다. 다예가 유치원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하자 걱정이 더 앞섰다. 그 이유는 다예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에는 조기입학 제도가 사라지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3월생부터 이듬해 2월생까지가 입학 대상이지만 조기입학하는 아이들이 없어서 이 제도가 폐지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만약 이렇다면 다예는 유치원을 졸업한 뒤 1년을 쉬고 학교에 가야한다. 문제는 다예는 자존심이 아주 강하다. 지금도 실제 나이는 다섯살이지만 누가 다섯살이라고 하면 아주 싫어한다. 또 애엄마가 실수로 다예의 나이를 다섯살이라고 하면 울고 불고 한바탕 난리가 난다.
이런 녀석이 친구들은 모두 초등학교에 가는데 녀석만 1년 더 유치원에 다닌다고 하면 어떤 사단이 날지 짐작이 가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 술 더떠서 다예는 내년부터 학교에 가겠다고 조르고 있다. 오빠와 손잡고 학교에 가는 것이 유치원에 가는 것보다 자기 딴에는 더 어른같다는 생각이 든 모양이었다. 결국 이사를 한뒤 다른 유치원을 1년 더 다니는 방법까지 생각했다.
지금도 가능한 조기입학
조기입학은 요즘 학교의 왕따 문제, 학교 생활 부적응 때문에 많은 부모들이 조기입학이 가능해도 입학을 유예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내 예에서 알 수 있듯이 아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조기입학시켜야 하는 때도 발생한다. 그러나 1, 2월생이 입학하는 제도는 폐지되었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은 아이들을 조기입학 시킬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정확히 조기입학 제도가 폐지된 것은 아니다. 3월에서 이듬해 2월이었던 입학 기준일이 1월에서 12월로 바뀐 것 뿐이며, 조기입학을 원한다면 지금도 언제든지 아이들 조기에 입학시킬 수 있다. 시행 첫해인 2008년에는 2월 20일부터 2월 29일까지 통학구별로 진행됐으며 학교장의 결정에 따라 조기입학이 결정됐다.
2009년 부터는 전년도 10월 1일부터 12월 31일 사이에 거주지 읍, 면, 동사무소에 조기입학신청을 하면 아이를 조기입학 시킬 수 있다. 아울러 아이의 발육 상태에 따라 조기입학, 입학유예할 수 있다. 절차도 12월 31일까지 신고만 하면서 입학시기가 확정된다.
조기입학 vs 입학유예
내가 어렸을 때는 조기입학하는 사람이 많았다. 선배 중에는 무려 3년을 조기입학한 경우도 있었다. 형을 따라 초등학교에 갔다가 계속 초등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나이는 형과 세살 차이가 나지만 학년은 형과 같았다. 물론 3년을 먼저 갔기 때문에 학업능력도 떨어지고 체력도 떨어졌다. 그러나 당시는 이런 조기입학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내 기억으로 초, 중, 고를 통털어 왕따를 당한 친구를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제 부터인가 우리사회에는 왕따를 양성해 왔다. 파벌, 학벌을 우선시 하는 사회풍토 때문인지 몰라도 이런 왕따는 이제 사회적인 문제가 됐다. 아울러 친구들의 따돌림 때문에 자살까지 하는 어린 학생이 있는 상황에서 조기입학은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나는 조기입학이 가능하고 아이가 원한다면 조기입학을 시켜주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조기입학이 아이의 선택이라면 그 선택을 존중해줄 의무가 부모에게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만 '조기입학의 성패는 아이의 성적이 아니라 아이의 사회성에 있다'고 본다. 따라서 아이가 성적은 조금 부진할지 몰라도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릴 수 있다면 조기입학을 시킨다고 해도 별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