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레트 마하 3

마트에서 우연히 발견한 제품이 아마 질레트 마하 3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면도날 4개가 포함된 면도기를 만원 정도에 구입했던 것 같다. 그리고 얼마나 면도가 잘되는지 집에서 시험해 봤다. 예상외로 질레트 마하 3는 지금까지 사용해본 어떤 면도기 보다 깔끔하게 면도가 됐다. 마치 살을 파고 들어가서 수염을 잘라낸 듯 손으로 만저보면 면도한 뒤 조금씩 느껴지는 꺼칠 꺼칠함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면도, 남자들의 로망

여자들은 가질 수 없는 남자들만의 로망이 하나 있다. 바로 면도다. 남자들의 로망을 면도라고 하면 다소 의아할 수 있지만 사실이다. 면도는 한 남자 아기가 남자가 되어과는 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처음으로 면도를 한다는 것은 의외의 설레임이 있다. 나도 아버님께 받았던 선물 중 기억이 나는 선물은 첫번째가 인두고 두번째가 바로 면도기였다.

나이라는 것이 신기해서 먹으면 먹을 수록 싫어지지만 나이가 어릴 때는 한 살이라도 더 먹고 싶은 것이 나이다. 그리고 남자에게 어른이 되는 첫관문이 면도다. TV 서부극을 보면 면도용 크림을 바르고 짧은 단도를 갈아 쓱쓱 수염을 자르는 장면.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어른이 되고 싶어 하는 남자 아이에게 이만큼 멋진 장면도 드물다.

나는 몸에 털이 없는 편이다. 없는 편이라기 보다는 몸에 난 털은 대부분 아주 얇다. 따라서 발에 난 털은 옷에 부딪혀 모두 잘려 나가 버린다. 따라서 남들이 보기에는 여자보다 더 털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또 팔뚝의 털은 마치 아이들의 털처럼 곱기 때문에 팔뚝의 털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면도도 상당히 늦게했다.

하루만 수염을 깍지 않아도 턱주변이 지저분해지는 사람이 있지만 하루 이틀은 거의 티가 나지 않는다. 또 귀밑 머리부터 턱까지는 아무리 깍아도 잔털밖에 나지 않기 때문에 이 부분은 거의 면도할 필요가 없다. 이렇다 보니 면도는 보통 1주일에 한번씩 한다. 이것도 주기적인 것도 아니다. 우엉맘은 턱수염을 만지는 것을 좋아한다. 따라서 턱수염이 없을 때는 괜찮지만 턱수염이 조금 자라면 만지는 횟수가 점점 증가한다. 그러다가 이렇게 만지는 것이 귀찮으면 하는 때도 많다. 이렇다 보니 면도날 4개짜리 면도기를 사면 1~2년은 족히 쓴다. 수염 자체가 얇아 날의 마모가 심하지 않고 또 자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첫 면도기

내가 처음 아버님께 선물 받은 면도기는 케이스에 면도기, 면도날이 포함된 수동 면도기 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앞쪽에 거울까지 있는다. 그러나 나는 이 면도기로는 면도를 해보지 못했다. 그 이유는 면도기가 없어질 때까지 수염을 깍을 만큼 수염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마 나이가 조금 있는 사람이나 기억하겠지만 이 면도기는 일반적으로 면도날이라고 부르는 사각형 면도날을 면도기에 꼽는다. 그리고 손잡이 부분을 돌려 날을 움직여 날을 조정한 뒤 면도를 한다. 따라서 조금만 실수하면 얼굴에 깊은 상처가 난다. 칠공주가 씹었다는 면도날도 이 면도날이다.

다음으로 사용한 면도기가 자동 면도기이다. 역시 선물을 받았던 것 같은데 이 면도기로도 한번도 면도를 해본적이 없다. 그 이유는 수염이 너무 얇아 지금도 자동 면도기로는 면도가 잘 되지 않는다. 당시에는 더 심했다. 아무리 턱을 문질러도 마차에의해 열이 날뿐 수염은 잘리지 않았다.

이때부터 지금까지 자동 면도기는 아예 사용하지 않는다(살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앞에서 설명했듯이 면도가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자동 면도기 다음으로 사용한 면도기는 국내 면도기 업체 중 가장 유명한 도루코두날 면도기였다. 성격이 조금 급한 편이라 면도도 조금 빨리 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렇게 면도를 하다 보면 얼굴에 꼭 상처가 났다. 도루코 면도기로 면도를 하면서 상처를 내지 않은 적은 한번도 없었던 것 같다.

면도만 하면 상처가 나기 때문에 바꾼 면도기가 도루코에 비해서는 조금 비싼 '쉬크 2중 면도기'였던 것 같다. 묵직한 손잡이의 녀석도 있고 얄팍한 녀석도 있던 것 같다. 아무튼 도루코를 버린 뒤 쉬크 제품을 한 2~3년 정도 사용했다. 그런데 쉬크 제품도 항상은 아니지만 조금 급하게 면도를 하면 턱과 입술 주위에 상처가 생겼다. 수염을 깍고 씻다가 베었다는 것을 알곤 하는데 주의하면 되기 때문에 그냥 사용한 것 같다.

질레트 마하 3

그러다 마트에서 우연히 발견한 제품이 아마 질레트마하 3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면도날 4개가 포함된 면도기를 만원 정도에 구입했던 것 같다. 그리고 얼마나 면도가 잘되는지 집에서 시험해 봤다. 예상외로 질레트 마하 3는 지금까지 사용해본 어떤 면도기 보다 깔끔하게 면도가 됐다. 마치 살을 파고 들어가서 수염을 잘라낸 듯 손으로 만저보면 면도한 뒤 조금씩 느껴지는 꺼칠 꺼칠함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처음 사용한 질레트 마하 3

3중 면도날이 부드럽게 살을 파고 들어 면도를 하고 나면 마치 수염이 나지 않은 것처럼 부드러웠다. 이때부터 계속 질레트만 고집했다.

마하 3를 사용한 뒤 지금까지 질레트 면도기만 사용한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면도기는 질레트 마하 3 파워 면도기이다. 파워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면도기는 건전지로 동작한다. 건전지를 끼우고 전원을 넣으면 미세한 진동이 면도날에 전달된다. 이런 진동이 무슨 효과가 있을까 싶지만 의외로 부드러운 밀착감으로 면도를 할 수 있도록 해준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질레트 M3 파워 니트로

건전지로 본체를 진동시키고 이 진동을 면도날에 전달 부드러운 밀착감을 만들어 낸다. 디자인도 상당히 깔끔한 편이다.

다만 처음 구입하면 의아했던 것은 "면도기만 있으면 모든 마하 시리즈와 면도날과 호환이 된다"는 광고 문구였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진동은 면도기에서 발생하며 면도날은 일반 마하 시리즈와 같다는 것을 알았다. 이 면도기를 구입한 것도 한 2년은 된 것 같은데 처음에 구입한 면도기에 포함된 두개의 면도날과 나중에 구입한 4개의 면도날로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그때 넣은 건전지가 아직도 그대로라는 점.

내가 질레트 면도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안전한 면도날이다. 쉬크를 사용할 때만 해도 면도기에 턱을 베는 일이 종종 있었지만 질레트로 바꾼 뒤로는 한눈을 팔지 않으면 베는 일은 거의 없었다. 두번째로 부드러운 면도감이다. 3중, 4중, 5중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날이 하나인 면도기와 두개인 면도, 세개인 면도기는 면도감히 확실히 다르다. 따라서 질레트 면도기를 사용하다가 가끔 날이 하나인 일회용 면도기를 사용해보면 뻑뻑함을 상당히 느낀다.

세번째는 확실한 절삭력이다. 앞에서 이야기 했지만 질레트 면도기로 면도를 해보면 마치 면도날이 살을 파고 들어가 수염을 잘라낸 것처럼 면도가 된다. 따라서 면도한 뒤 턱을 만저 보면 수염이 나지 않은 것처럼 맨질 맨질해진다. 마지막으로 깔끔한 디자인이다. 면도기는 잘깍이면 되는 것이지만 면도기 선택에서 디자인이 차지하는 부분도 꽤 크다. 일단 손으로 쥐기 쉬우면서 눈에 뛰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번 질레트는 영원한 질레트

이런점 때문에 질레트 면도기를 처음 접한 뒤 부터 지금까지 질레트 면도기를 애용하고 있다. 그런데 며칠 전 질레트 홈페이지를 방문했다가 질레트에서 새로운 면도기를 출시한 것을 알았다. 바로 질레트 퓨전 파워 팬텀이다. 기존의 3중날에서 5중날로 바뀌었다. 디자인은 기존의 질레트 제품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손잡이 부분의 쥐는 감이 조금 더 개선된 것 같았다.

오늘 구입한 질레트 퓨전 파워 팬텀

5중 면도날, 파워, 1단 정밀 면도날, 타이머, 배터리 교체 알람 기능등이 MP3 파워에 비해 개선된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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