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뎅집 부대찌게

식객의 에피소드 끝에는 이처럼 음식 재료와 음식을 만드는 방법에 대한 설명이 포함되어 있다. 또 맛있게 음식을 만드는 방법도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만화이지만 우리 음식에 대한 요리책으로도 손색이 없다.

나는 만화를 좋아한다. 만화적 과장도 좋아한다. 따라서 만화를 아이들이나 보는 유치한 것으로 치부하지 않는다. 오히려 책이나 영화보다 작가의 창의성을 더 필요로 하는 분야로 꼽는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만화 작가는 많지 않다. 각시탈을 시작으로 팬이된 허영만, 우리네 민초의 거친 모습을 잘 담아내는 이두호. 역동적인 선으로 사람을 매료시키는 방학기 정도가 전부다. 이두호 화백과 방학기 화백은 활동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허영만 화백은 작품 활동이 상당히 왕성한 편이다.

이 허영만 화백이 전국을 발로 뛰며 만든 만화가 있다. 바로 식객이다. 에는 허영만 화백의 우리 음식에 대한 애정이 알토란 처럼 녹아있다. 그리고 현재 SBS에서는 이 허명만 화백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식객을 방영하고 있다. 좋은 작품을 드라마로 하니 이 보다 더 좋을 수 없다. 그러나 더 이상 식객에 대한 기대를 버렸다.

이전 글에서 여러 번 설명했지만 내가 SBS 드라마를 싫어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그중에서 가장 큰 부분은 원작에 대한 작의적 해석[1]이다. 자의적 해석이라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마치 작가가 새로운 소설을 쓰듯 작의적으로 해석, 원작이 가지고 있는 맛을 찾을 수 없게 만든다. 식객도 마찬가지다. 원작이 가지고 있는 우리 음식에 대한 깊은 애정은 첫회부터 찾아 볼 수 없었다. 화려함으로 무장했지만 민초들의 한과 설움, 웃음과 행복이 담긴 우리 음식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드라마 첫회에 시청자를 끌어들여야 하는 방송사의 고민으로 이해했다. 그리고 이어진 쇠고기 전쟁. 원작을 마음대로 바꾸며 또 다시 흥미 위주의 방영을 했다. 그래서 이때 더 이상 식객을 보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나 이제는 성찬의 음식 기행이 나올 것으로 생각하고 조금 더 지켜봤지만 역시 SBS 다운 방영을 했다. 바로 진수의 운암정 계승권에 대한 폭로이다.

원작이 가진 우리 음식에 대한 진지함은 완전히 사라졌다. 오로지 화려한 화면과 이슈를 이용한 암투만이 식객을 채운다. 지난 월요일의 방영분(끝까지 보지 못했다)을 보다 보니 이런 드라마를 끝까지 보는 것은 원작자에 대한 모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이 철저히 망가지는 것을 본다는 것은 좋아하는 작가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SBS에서 방영하는 원작이 있는 드라마는 그 드라마가 무엇이든 더 이상 보지 않을 생각이다. 는 좋은 작품을 드라마화할 자격이 없는 방송사다. 지금까지 SBS가 만든 드라마 중 원작을 살린 드라마는 단 하나도 없다. Mr.Q, 아스팔트의 사나이, 여인천하, 장길산 등 만드는 드라마마다 원작을 작의적으로 해석, 원작을 훼손 시켰다.

관련 글타래


  1. 내가 만든 단어다. 마치 작가가 된 듯 원작을 완전히 바꿔버리기 때문에 '작의적'이라고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