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진한 잠자리

이곳의 잠자리는 사람을 피하지 않는다. 따라서 잡기 아주쉽다. 손에 앉은 잠자리를 카메라로 찍으려 하자 이번에는 카메라를 들고 있는 오른손에도 잠자리가 앉았다.

송계계곡

이전 글들에서 알 수 있듯이 충주에는 가서 놀만한 계곡이 많다. 그러나 뭐니 뭐니해도 최고는 이다. 한여름 송계계곡으로 가는 인파 때문에 인근 수안보와 송계계곡으로 가는 36번 국도, 3번 국도 모두 꽉 막힌다. 따라서 충주에 사는 사람들이나 우리 가족은 더운 한 여름에는 송계계곡을 찾지않는다.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지에서 사람이 찾아오면 역시 함께 가는 곳은 송계계곡이다. 계곡이 수려하고 물이 한없이 맑다. 또 국립공원안에 있는 계곡이라 관리가 아주 잘되어있고 덕주 야영장을 비롯한 야영장 시설도 잘되어 있다. 야영이 싫은 사람은 민박이나 펜션을 이용할 수 있고 주변 매점도 다른 유원지처럼 바가지가 심하지 않다.

송계계곡을 가는 방법은 두 가지다. 제천쪽에서 올 수도 있고 충주쪽에서 갈 수도 있다. 송계계곡이 제천에 있지만 제천에서 오는 것보다는 충주쪽에서 가는 것이 길이 더 짧다. 충주에서 송계계곡으로 가는 길도 용천 삼거리에서 좌회전에서 갈 수도 있고 미륵리사지 방향에서 반대로 올라 갈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3번 국도를 타고 오다가 용천 삼거리에서 송계계곡 방향으로 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3번국도에서 36번 국도를 타고 가다 보면 충주호 주변의 능선을 타고 난 구불 구불한 도로를 만난다. 이 도로를 한 30분정도 타고 가다보면 월악대교가 나온다. 이 월악대교가 충주와 제천을 구분하는 경계다. 월악대교를 넘으면 제천, 넘기 전이 충주이다. 월악대교를 넘은 뒤 바로 우회전해서 작은 길을 계속 가다 보면 송계리가 나온다.

송계의 특산물 중 하나는 바로 보라색 양파이다. 일반 양파와는 달리 양파의 속 색깔이 보라색이다. 다른 양파에 비해 조금 달달한 느낌이 나며, 이 지역 특산이기 때문에 초여름에는 이 곳에서 양파 축제가 벌어진다. 송계에서 조금 더 내려가다 보면 왼쪽으로 휴게소, 오른쪽으로 펜션이 보이며, 여기서 조금 더 내려가면 시원한 송림 가운데로 야영장이 나타난다.

덕주 휴게소

야영장에서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기 때문에 이 야영장에 짐을 부리고 야영을 해도 되지만 이 야영장은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다. 도로 건너편에 주차할 수 있지만 조금만 늦으면 주차할 자리를 찾기 힘들다. 이 야영장에서 조금 더 내려가면 꽤 큰 휴게소(덕주 휴게소)와 주차장이 나온다. 이 휴게소에서 구름 다리를 건너면 덕주 야영장이 나온다. 이 곳의 주차장은 다른 곳보다 넓기는 하지만 그래도 성수기에는 자리를 찾기 힘들다. 따라서 주말에 송계계곡을 올 사람은 각오를 조금 단단히 해야 한다.

덕주 휴게소

목요일 새벽에 찍은 사진이라 주차장에 차가 별로 없다. 그러나 점심때 쯤에는 자리가 없을 정도로 꽉찬다. 고속도로의 휴게소처럼 시설이 잘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화장실 관리도 잘되어 있고 매점의 바가지도 심하지 않은 편이다.

탐방로

덕주 휴게소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탐방로가 나온다. 탐방로에도 계곡이 있지만 탐방로의 계곡은 출입이 금지 되어 있다. 10여년전 아버님과 월악산을 방문했을 때는 모두 돌길이었는데 그 사이 찾는 사람이 많아져서 인지 탐방로는 모두 아스팔트가 깔려 있었다.

탐방로. 굳이 탐방로라는 어려운 한자를 사용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만수계곡의 자연관찰로처럼 나무의 이름을 알 수 있도록 나무의 이름이 붙어있고 곳곳에 꽃이 심어져 있다.

계곡내 출입금지 구간

국립공원의 계곡은 모두 출입금지로 보면된다. 그리고 일부 구간만 출입할 수 있다.

덕주산성

탐방로에서 조금 더 오르다 보면 덕주산성이 나온다. 송계계곡만 하더라도 사람이 찾기 힘든 깊은 산, 깊은 계곡이다. 이런 곳에 이렇게 큰 산성이 필요할까 싶지만 덕주산성은 '항몽의 유적'이라고 한다. 고려 고종 때 항몽의 장으로 축조됐으며 조선 중종 때 내성이 축조됐다고 한다.

덕주루와 덕주산성

아마 예전에는 덕주루와 덕주산성이 붙어있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지금은 덕주루와 덕주산성이 조금 흉물스럽게 끓어져있다. 그런데 덕주산성의 규모가 생각보다 훨씬 컷다. 이 깊은 계곡의 산성이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였다.

계곡물

덕주산성 바로 옆의 계곡물이다. 족히 한길은 넘어 보이지만 바로 아래에 있는 것처럼 바닥이 보인다. 이 곳은 사람들이 들어갈 수없는 계곡이지만 물놀이를 할 수 있는 송계계곡의 물도 이처럼 맑고 깨끗하다. 갈증이 날 때 한바가지 떠서 먹어도 괜찮을 만큼 맑고 깨끗하다.

덕주사

덕주산성을 뒤로 하고 조금 더 올라가면 덕주사가 나온다. 새벽 산사의 고즈넉함이 물씬 풍긴다. 다만 바로 옆에 서있는 플랭카드 전시대가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새벽녁이지만 산사를 방문하는 신자나 산행에 나서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았다.

덕주사 전경

주차장에는 각종 플랭카드를 걸어둘 수 있는 전시대가 있다. 그러나 이 전시대가 산사의 분위와 어울리지 않았다. 절의 행사를 알리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데 이런 산사에 굳이 이런 플랭카드를 걸어 둘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플랭카드

"국립공원은 연중흡연 및 인화물질 반입이 금지됩니다". 플랭카드도 조금 흉물스럽지만 말이 조금 어렵다. 내 나이라면 별 문제는 없지만 플랭카드의 문구를 굳이 저렇게 딱딱하고 어려운 한자를 쓸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포크레인

덕주사 한켠에는 신도들이 증정한 포크레인이 있었다. 약사보리회 증이라는 문구가 조금 인상적이다.

영봉 표지석

덕주사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동양의 알프스 원악산 영봉이라는 표지석이 보인다. 여기서 부터 영봉까지는 4.9km 남았다는 표지다. 월악산을 올라가보 사람은 알 수 있지만 쉽게 산행에 나설 수 있는 산은 아니다. 악자가 들어가는 산이 대부분 비슷하다.

영봉 표지석

탐방로의 끝은 아니지만 여기서 부터 조금 더 올라가면 길이 험해진다. 우엉맘이 아무 생각없이 슬리퍼로 산행에 나섰다가 표류한 곳이기도 하다. 아울러 월악산 영봉은 우엉맘과 첫 산행을 했던 곳이기도 하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오를리 없는 곳이 산이다. 여기서 부터는 상당히 가파른 길이 나타난다. 그리고 이런 가파른 길을 지나 다시 능선을 타고 한시간 정도가면 월악이 자랑하는 영봉이 나타난다. 영봉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영봉은 월악산 꼭대기의 바위 봉우리이다. 오를 수 있지만 심장이 약한 사람은 쉽게 도전하기 힘든 깍아지른 절벽이다.

이 절벽에는 한줄로 벽을 타고 오르는 사람들이 개미처럼 보인다. 올라가는 길로 내려와도 되지만 보통 월악산을 타는 사람들은 덕주 휴게소 앞의 탐방로로 오른 뒤 내려올 때는 영봉에 조금 못미친 산길을 타고 내려온다. 이 길이 더 짧고 내려오기 편하기 때문이다. 이 길을 타고 내려오면 송계계곡 야영장이 나타나기 바로 전 휴게소가 나온다. 예전에 아버님과 산에서 내려올 때는 아주 맛있는 동동주를 파는 집이 있었는데 요즘은 개발된 덕에 동동주 집은 사라진 듯했다.

탐방로 곳곳에는 일부러 심은 것인지 알 수 없는 꽃들이 만발해 있었다. 우영이 숙제 중 하나가 야생화를 찍는 것이라 길 곳곳에 핀 꽃들을 사진으로 담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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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주 야영장

덕주 휴게소 건너편에는 야영장으로 건너가는 구름 다리가 있다. 이 다리를 건너면 바로 야영장이 나타난다. 덕주 야영장을 처음 온 사람들은 구름 다리 아래의 계곡에 반해 다리 근처에 야영을 하지만 야영하기에 더 좋은 곳은 이 다리에서 식수대 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나온다. 야영장에서 계곡으로 바로 내려갈 수 있는 계단이 있는 곳이다.

이 곳은 식수대도 가깝고 계곡으로 바로 내려갈 수 있으며 계곡으로 내려가는 계단 바로 앞의 나무 근처에 텐트를 치면 시원한 나무 그늘의 덕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곳의 수량도 상당히 많고 계곡물이 작은 바위를 타고 내려가는 구조라 여기서 미끄럼을 타면 정말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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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계계곡의 물은 정말 맑고 깨끗하다. 충주의 많은 계곡을 가봤지만 송계계곡처럼 물이 맑고 깨끗한 계곡은 많지 않았다. 아울러 관리가 상당히 잘 되어있다.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그냥가는 경우도 있지만.

물놀이를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시원한 물속에서 물놀이를 즐겨도 된다. 그러나 물놀이를 싫어하는 아이들이라면 물놀이 대신에 잠자리를 잡고 놀아도 된다. 송계계곡에는 잠자리가 정말 많다. 또 이 잠자리들은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나도 물놀이 내내 몸에 내려앉는 잠자리를 쫓느라 귀찮을 지경이었다. 오죽했으면 우영이와 휴경이는 반시간 만에 잠자리 50여마리를 잡았다.

순진한 잠자리

이곳의 잠자리는 사람을 피하지 않는다. 따라서 잡기 아주쉽다. 손에 앉은 잠자리를 카메라로 찍으려 하자 이번에는 카메라를 들고 있는 오른손에도 잠자리가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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