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박이 마우스

어제 "노무현 대통령의 서버가 결국 압수됐다는 뉴스"를 들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하드 디스크를 보내도 서버를 요구하는 이유는 "하드 디스크를 뜯어 봤지만 아무 것도 찾을 수 없었다"는 'A2'님의 센스있는 글도 있다. 오늘 이글을 쓰면서 '쥐박이 마우스'로 묻지마 이미지 검색을 한 뒤 찾은 이미지가 바로 이 이미지이다. 정말 저런 플랭카드가 있을까 싶다. [사진출처]

기현상

괴담이라고 하면 괴상한 이야기를 말한다. 또 얼핏 들으면 무서움에 벌벌 떨 이야기도 있다. 오늘 소개하는 이야기는 괴담이라기 보다는 기현상이라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 같다. 나는 컴퓨터를 1989년에 처음 구입했다. 그 전에도 애플과 다른 8비트 컴퓨터를 사용해 보기는 했지만 본격적으로 사용한 것은 1989년 처음으로 AT를 구입하면서 부터이다. 이때부터 지금까지 발생하는 기현상이 하나있다. 바로 Shift 키가 눌린 것처럼 글자를 입력하면 대문자가 입력되는 증상이다.

처음에는 바이러스로 생각하고 바이러스 검사를 했지만 바이러스는 없었다. 키보드에 이물질이 들어간 것으로 생각하고 키보드 청소를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러다 알게된 것이 이런 증상이 발생했을 때 Ctrl, Alt, Shift키를 마구잡이로 눌러 대면 이런 증상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이 점만 생각하면 이물질이 원인인 것 같지만 깨끗이 청소해도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보면 반드시 이물질의 문제만은 아닌 듯했다.

이 증상은 처음 컴퓨터를 샀을 때부터 지금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까지 나타났다. 즉 운영체제가 도스(DOS)에서 비스타(Windows Vista)로 바뀌고, CPU가 80286에서 현재 쿼드코어 Q6600으로 바뀌어도 나타났다. 101 표준 키보드에서 현재 106+확장 키보드로 바뀌었지만 증상은 여전했다. 물론 이 증상은 아주 자주 나타나는 증상은 아니가 아주 가끔 나타나며 또 발생 빈도도 아주 낮았다.

귀신이 누른 키

다만 이 문제는 나에게서만 발생하는 문제로 생각했다. 그 이유는 이런 문제로 질문이 거의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몇년전 비슷한 문제로 질문을 해오신분이 있다. 바로 로그인을 하려고 암호를 입력하면 바로 로그아웃이 된다는 것이었다. 얼핏 보면 다른 문제인 것 같지만 나는 같은 문제로 봤다. 그 이유는 눌려진 키가 Shift가 아니라 WinKey이면 이런 증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로그인을 하면서 암호에 L자가 포함되어 있으면 '-L'이 눌려지기 때문에 자동으로 로그아웃되며 잠겨 버린다. 이런 증상때문에 며칠 째 컴퓨터에 아예 로그인도 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Shift'키가 비스타를 쓰면서 'WinKey'로 바뀐 증상을 나 역시 몇번 경험했기 때문에 어렵게 생각할 필요없이 Shift, Ctrl, Alt, 를 순서없이 마구 잡이로 누른 뒤 시도해 보라고 했다. 결국 이 분도 이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했다고 한다.

팁으로 쓰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지만 이런 증상을 겪는 분들을 위해 D를 누르면 바탕화면이 나타나는 경우라는 팁을 2004년에 QAOS.com에 올린 적이 있다. 아울러 이 증상은 내가 집에서 사용하는 컴퓨터에서는 거의 매일 발생하는 문제였다(키보드를 바꿔도 발생). 다만 내 경험으로 이 증상은 PS/2 키보드에서만 발생했다. 무선 키보드로 바꾼 지금은 집의 컴퓨터에서도 이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신들린 마우스

두번째는 마우스에 얽힌 이야기이다. 이 문제는 원인도 파악했고 직접 마우스 납땜을 새로함으로서 고쳤기 때문에 팁으로 올려도 된다. 그러나 납땜이라는 하드웨어적인 과정이 있기 때문에 팁으로 올리지 않은 것이다. 컴퓨터를 사용하기 위해 부팅을 한 뒤 컴퓨터를 사용하다 보면 갑자기 화면이 춤을 춘다. 뒤에 있는 창이 앞으로 오기도 하고 마우스에는 손도 대지 않았는데 화면이 여기 저기 움직여 다닌다. 당시 퇴마록이 인기가 있었기 때문에 내 컴퓨터도 악령이 든 줄 알았다. 이렇게 되면 달리 손쓸 방법이 없다. 컴퓨터를 껏다 켜는 것 외에...

작업 중 이런 문제가 빈발하자 어떤 상황에서 이문제가 발생하는지 확인했다. 다른 것 보다는 마우스를 움직일 때 갑자기 이 증상이 발생한다는 것을 알았다. 결국 마우스를 뜯었다. 먼지를 청소한 뒤 다시 같은 증상이 발생하는지 확인했다. 역시 조금 사용하다 보니 같은 증상이 또 발생했다. 마우스를 뜯어 천천히 살피던 도중 마우스 인입부 선이 마모된 것을 발견했다. 마우스 인입부 선의 문제로 판단하고 마우스 선을 잘라낸 뒤 피복을 벗겨 다시 납땜함으로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즉 이 문제는 인입부 선의 피복이 벗겨져 선이 단락(쇼트)되었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었다.

얼마 전 댕글댕글파파님이 프리징 현상과 뒤로가기 오류라는 글을 올리셨다. 내용을 보면 바이러스는 없고, 시스템을 다시 설치해도 다음과 같은 증상이 발생한다는 것이었다.

웹페이지를 보고 있으면 계속 뒤로가기가 되고 동영상을 보고 있어도 뒤로가기 버튼을 누른 것 처럼 계속 이전 영상이 되풀이 되고 내 컴퓨터를 눌러도 이전 상위 폴더로 넘어가버립니다.

지금 이 글도 QAOS에서 몇 번 쓰다가 보면 자꾸 뒤로가기가 되어 버려서 지금 메모장에서 글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뒤로가기 오류로 검색을 해봐도 저와 비슷한 증상은 아무도 없는것 같고...

내용만 보면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기 힘들다. 단순히 뒤로가기 단추를 누른 것처럼 웹페이지도 뒤로 가고 영상도 뒤로 간단는 증상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문제 역시나는 마우스의 문제로 봤다. 그 이유는 앞의 두 예에서 설명한 것처럼 키보드아 마우스가 의외로 기현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답변을 했다.

키보드나 마우스를 바꿔 보셨는지요? CPU 점유율이 100%인 것은 몰라도 뒤로 가는 것은 일단 키보드와 마우스를 바꿔 보시기 바랍니다.

댕글댕글파파님이 다시 답글을 올려 주셨다. 마우스를 교체한 뒤 뒤로 가는 증상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컴퓨터를 사용한지 20년이 다되가기 때문에 컴퓨터에 얽힌 우스개나 괴담을 많이 알고 있다. 그러나 위의 두 이야기는 중 키보드에 대한 것은 아직도 그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키보드에 이물질이 낀 것으로 판단하지만 청소를 하고 스킨을 입힌 키보드에서도 발생하기 때문에 이물질을 원인이라고 판단하기도 힘들다.

마지막 마우스 괴담

컴퓨터를 사용하다가 컴퓨터 사용을 중지한 뒤 마우스를 계속 노려 보고 있으면 마치 마우스가 그런 시선을 부담스러워 하는 듯 서서히 이동한다. 아울러 노려보는 시선이 강렬하면 강렬할 수록 마우스의 움직임이 빨라진다.

마우스를 이용하면서 이런 경험을 가진 사용자는 상당히 많다. 예전에 나온 상당히 많은 광마우스에서 이런 증상이 발생한다. 그러나 이것은 이상한 증상이 아니다. 광마우스의 광센서가 조금 부정확하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다. 글에서는 "노려 본다"고 하고 "시선이 강렬하다"고 표현한 부분은 글의 괴이함을 높이기 위한 장치일뿐 노려 보는 것과는 무관하게 사용하지 않으면 서서히 움직이는 마우스가 있다.

이것은 네안에 내가 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은 아니라는 점만 알고 있으면 된다.

관련 글타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