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을 목에 두르고 있지만 녀석의 표정을 보면 겁을 먹었다. 허긴 남들 앞에서 경쟁심때문에 뱀을 목에 두르겠다고 했지만 평상시 겁이 많은 녀석이 얼마나 무서웠을까?

대부분의 어린이집도 마찬가지 겠지만 우영이가 다니고 있는 작전 어린이집도 한달에 한, 두번정도 견학을 간다. 언제 갔는지는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지만 우영이 어린집 선생님의 싸이 홈피를 방문했다가 우연히 이 사진을 발견했다.

어른도 징그러워할 뱀을 목도리 삼아 두르고 손으로는 V자를 그리고 있었다. 사실 우영이는 겁이 조금 많다. 계속 말을 듣지않고 떠들다가도 큰 소리로 나무라면 금새 겁을 먹는다. 그런 우영이가 어떻게 이런 사진을 찍었는지 모르겠다. 우영이 어린이집 선생님의 얘기로는

뱀을 목에 두르고 사진찍을 사람?

하고 물어보자 우영이 혼자서

저요

했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부모도 모르는 사이에 자라는 것 같다. 얼마전 크게 아프고난 후, 우영이는 부쩍 어른이됐다. 동생도 잘봐주고, 밥도 혼자서 잘먹는다. 그토록 싫어하던 김치도 먹는다. 사실 요즘은 가리는 음식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아이는 아프고나면 큰다"는 얘기가 있다. 그래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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