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의 바다 vs 정보의 바다 by 도아
도시괴담
요즘은 인터넷의 발달로 엽기, 괴담이 더 빨리 퍼진다. 일반적으로 카더라 통신이라고 불리는 근거없고 상당히 악의적인 괴담이 펌이라는 인터넷의 속성을 타고 일파만파로 번진다. 꽤 오래 전의 일이다. 동생이 "자기 친구가 직접 경험한 일"이라며 해준 이야기이다. 동생도 이 이야기를 듣고 무서움에 떨었고 어머님도 함께 떨었다. 그러나 나는 이 이야기가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다. 그 이유는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이야기 중에 모순되는 부분이 많았다. 일단 동생의 이야기를 그대로 재현해 보겠다.
목차
- 도시괴담
- 아는 사람이 격은 일
- 다리가 잘린 일
- 아이를 그대로 두고 온 점
- 부모에 대한 이야기가 없는 점
도시괴담
요즘은 인터넷의 발달로 엽기, 괴담이 더 빨리 퍼진다. 일반적으로 카더라 통신이라고 불리는 근거없고 상당히 악의적인 괴담이 펌이라는 인터넷의 속성을 타고 일파만파로 번진다. 꽤 오래 전의 일이다. 동생이 "자기 친구가 직접 경험한 일"이라며 해준 이야기이다. 동생도 이 이야기를 듣고 무서움에 떨었고 어머님도 함께 떨었다. 그러나 나는 이 이야기가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다. 그 이유는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이야기 중에 모순되는 부분이 많았다. 일단 동생의 이야기를 그대로 재현해 보겠다.
내 친구의 친척이 직접 격은 일인데. 아이를 잃어버렸데. 여기 저기 백방으로 찾고 있는데 아이 부모의 친구가 우연히 거리에서 동냥을 하고 있는 아이를 봤다는 거야. 그런데 그 아이가 걷지를 못해서 물어 보니까 그 아이가 울면서 다리를 보여줬는데 다리가 잘려 나가고 없더라는 거야. 그래서 내막을 물어 보니까 아이가 울면서 자기도 모든다고 하고 자고 일어났더니 다리가 없어졌다는 거야. 동냥질을 해도 불쌍한 사람이 동냥질을 잘하니까 아이를 납치한 장애인이 동냥질도 시키고 도망도 못가게 하기위해 다리를 자른 것 같데. 아이에게 부모에게 데려다 주겠다고 하니까 아이가 울면서 무서워서 돌아갈 수 없다고 했데.
요약을 하면 "아는 사람이 아이를 잃어 버렸고 납치한 사람이 다리를 잘라 동냥질을 시켰다. 그리고 아이를 집으로 데려오려고 하니 아이가 무서워해서 그냥왔다."이다. 그런데 이 이야기에는 많은 모순이 존재한다.
- 아는 사람이 격은 일
- 정확히는 아는 사람이 격은 일이 아니라 아는 사람이 격었다고 한 이야기를 들은 것이다. 이 이야기를 동생에게 해준 친구도 분명히 "내 친구의 친척이 직접 격었다"고 했을 것이다. 자신의 이야기에 신뢰성을 주기 위한 장치일 뿐 동생의 친척이 직접 격은 일은 아니다. 거짓말 대부분이 바로 '아는 사람이 격은 일'로 시작한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아주 쉽다.
- 다리가 잘린 일
-
아이가 자고 일어나니 다리가 없어졌다고 했다. 그렇다면 전신마취를 했다는 뜻이 된다. 알다시피 전신마취는 마취 전문의나 할 수 있다. 또 의사도 실수하면 사람이 죽는 것이 전신마취다. 고작 동냥질이나 시키기 위해 사람이 죽을 수 있는 전신마취를 시도하고 다리를 자를 사람이 몇이나 될까? 또 설사 백번을 양보해서 전신마취 의사가 의료사고로 병원에서 쫓겨나 아이들의 동냥질로 먹고 산다고 치자. 그러면 다리를 자르는 일까지 가능해 진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다리 잘린 아이와 다리가 있는 아이중 동냥질로 누가 돈을 더 잘 벌까?
마지막으로 도망가지 못하게 끔 다리를 잘른 것이라면 부모 친구가 아이를 데려와서 부모에게 데려다 주어야 정상이다. 왜냐하면 다리를 잘라 도망가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 사람은 그 주변에 있기 보다는 다른 곳에 있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 아이를 그대로 두고 온 점
- 만약 여러 분이 한 아이의 부모고, 아는 아이가 이런 꼴을 당했다면 과연 아이의 말을 듣고 그대로 올까? 아이가 동냥질을 했다면 당연히 사람이 많은 장소다. 또 지하철과 같은 곳일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주변에 청원 경찰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듣기만 해도 끔찍한 이런 일을 겪고 "아이를 그대로 두고와서 부모에게 이런 아이를 그냥 두고왔다"고 이야기 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 부모에 대한 이야기가 없는 점
- 여러 분이 한 아이의 부모이고 자신의 아이가 이런 일을 격었다는 것을 알았다고 치자. 과연 가만히 있을 부모가 몇이나 될까? 경찰에 신고하고, 신문, 방송사에 알려 이런 천인공노할 범죄자를 공론화해서 잡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당시 언론에서는 이 문제를 전혀 다루지 않았다. 또 아이가 어디에 있었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 아이 옆에 잠복하면 바로 잡을 수 있는 범인도 잡았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아울러 직접 겪은 일이라면 당연히 포함되어야 하는 이런 부모에 대한 이야기는 쏙 빠져있다.
듣자마자 처음부터 끝까지만 누군가 악의적으로 만들어 낸 소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데 의외로 사람들은 이렇게 말도 되지 않는 일을 쉽게 믿는다. 이 이야기를 들은 뒤 한 두달 정도 지나서 서울역 앞쪽이 완전히 막힌 적이 있다. 장애인들이 시위를 했기 때문이다. 장애들이 시위를 한 이유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장애인 협회쪽 사람들이 말도 되지 않는 소문을 내고 그 덕에 구걸을 통해 살아가던 장애인들이 피해를 봤기 때문이라고 한다.
괴담과 장애인의 시위가 같은 일때문에 벌어진 일인지는 나도 모른다. 그러나 괴담이 돌았고 신문에서 괴담의 진원지가 협회쪽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또 마지막으로 이런 시위가 있었기 때문에 나는 둘 사이에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넷은 정보의 바다다. 그러나 뒤집어 이야기하면 쓰레기의 바다이기도 하다. 매일 매일 쓰레기 같은 괴담이 만들어 지고 사라진다. 인터넷이 정보의 바다가 되기 위해서는 바로 정보와 쓰레기를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이 없다면 인터넷은 정보의 바다가 아니라 쓰레기의 바다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