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으면 쥐나는 아이 by 도아
우영이는 장난이 아주 심하다. 위에서 뛰어내리다 손을 헛집어 팔에 금이 간적도 있다. 그래서 깁스를 해주었는데 이 상태에서 또 뛰어 내리다 금이 더 갔다. 단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한다. 그래서 의자에 앉아 있으면서도 다리를 턴다. 책을 보면서도 연신 손은 다른 짓을 한다. 이런 버릇은 수업을 들을 때도 마찬가지다.
주의가 산만해서 선생님께 혼나지만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산만하면서도 들을 것은 모두 듣는다. 그래서 아는 것이 많다. 저학년 때는 주의가 산만해도 수업을 따라하는데 별 문제가 없지만 고학년으로 올라가면 힘들다. 또 공부는 습관이고 바른 자세에서 공부를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따라서 요즘은 우영이의 행동을 자주 통제하는 편이다.
자세를 바로 잡도록 하고, 다리를 떨지 못하도록 한다. 또 기대는 습관이 많기 때문에 기대지 못하게 하고 있다. 가급적이면 항상 바른 자세를 유지하도록 시키고 있는데 이것이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이미 바른 자세와는 먼 습관이 들었기 때문이다. 볼 때마다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습관을 들인다는 것은 역시 힘들다.
그래서 생각해낸 벌이 바로 명상의 시간이다. 우영이는 잠시도 가만히있지 못하기 때문에 명상이 매를 드는 것이나 혼을 내는 것 보다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는 두 녀석이 싸웠다. 그래서 두 녀석 모두 벌을 주기위해 명상을 하도록 했다. 그런데 다예는 유치원에서 명상의 시간을 가지고 있고 장난이 심해도 다소곳한 면이 있기 때문에 명상을 아주 잘한다. 5분동안 양반다리를 하고 손을 편뒤 꼼짝을 하지 않으면서 명상을 한다.
다예는 명상의 고수다. 그래서 명상의 시간은 벌이 되지 못한다. 오히려 더 재미있어한다. 다예에게 가장 효과적인 벌은 약속이다. 약속을 잘 지키기 때문에 약속을 하면 잘 듣는다.
그러나 역시 우영이는 달랐다. 코를 움직이고 코를 파고 몸을 비틀고. 그래서 5분간 명상할 것을 10분으로 늘렸다. 그래도 마찬가지였고 움직이면 시간이 계속 는다는 협박을 한 뒤 15분을 명상을 시켰다.
시간이 계속 느는 것에 불안을 느낀 우영이가 꼼짝을 하지 않으려고 하면서 한 10분정도 명상을 했다. 그러나 역시 몸이 흔들리고 엉덩이가 들썩 들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꼭 참고 명상을 하는 것이 기특해서 명상이라는 벌을 풀어 주었다. 그리고 난 비명소리...
우영이에게 명상은 아주 중벌이다. 5분간 가만히있는 다는 것은 참기 힘든 괴로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명상중에도 계속 몸을 움직인다.
가서 확인해 보니 다리에 쥐가 난 것이었다. 아마 꼼짝하지 않으려고 몸에 너무 힘을 주었기 때문인 것 같았다. 일반적으로 다리에 쥐가나면 주무르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쥐를 잡는 아주 간단한 방법이 있다. 바로 발목 관절을 꺾는 것이다. 이렇게 관절을 꺾으려고 하면 순간적인 고통이 심하지만 쥐는 바로 풀린다. 따라서 아프다는 녀석의 비명을 뒤로 하고 바로 발을 꺾었다.
쥐는 바로 풀렸지만 조금 의외였다. 남들은 많이 뛰어 다니면 쥐가 나는데 이녀석은 움직이지 않으면 쥐가 난다는 사실이.
남은 이야기
나는 쥐가 잘 나는 편이다. 어렸을 때부터 쥐가 자주 났고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다가 쥐가난 적도 있다. 수영을 하다가 쥐가나면 아픈 발로 그냥 수영을 해서 일단 땅으로 올라온 뒤 바로 체중을 실어 발목 관절을 꺾는다. 워낙 쥐가 자주나서 익힌 습관인 셈이다. 가끔 아침에 일어나면 발이 뻑적지근한 것을 느낄 때가 있다. 이런 날은 틀림없이 자는 중 쥐가 나서 습관적으로 발목 관절을 꺾은 날이다.
다예를 처음 본 사람은 다예를 천상 여자라고 한다. 아무에게나 잘가고 잘웃고 또 다소곳이 앉아 있는 것을 보면 정말 순하고 착한 아이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예는 우엉맘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성깔이 있고 우영이보다 더 장난이 심하다. 그러나 이런 다소곳한 면이 있기 때문에 더 귀여움을 받는 것 같다.
다소곳이 앉아 있을 때는 천상 여자다. 옷도 아주 깔끔하게 입는다. 먹을 때는 옷에 묻지 않게 주의한다. 옷에 물이라도 묻으면 옷을 갈아 입어야 직성이 풀린다. 그러나 장난은 아주 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