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게 행운이 깃들길 기원한다. 그러나 막상 그 행운이 찾아와도 그것을 모른다. 행운은 준비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운이다. 작은 행운은 우연히 찾아 온다. 그러나 큰 행운은 우연히 찾아 오는 것이 아니다. 큰 행준은 준비한 사람만 찾아 간다.[그림출처]

인생 역전

인생 역전의 대드라마는 글 끝에 적어 두었듯이 나와 도박 한판을 벌이다 망한 친구의 이야기와 도박으로 망한 인생의 한 주인공이 성실함을 인정 받아 인생 역전한 이야기를 섞어서 적은 글이다. 도박에 관한 이야기는 내가 직접 경험한 일이고 주유소 이야기는 다른 사람(또는 TV에서 본)에게 들은 이야기이다.

모두가 인생 역전을 꿈꾸지만 이런 행운은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자신이 할일을 다하고 운을 기다린다는 뜻이다. 운은 모두에게 찾아 오지만 다만 사람들은 그 운을 잡지 못할 뿐이다. 오늘 소개하는 이야기는 내가 직접 경험한 일은 아니다. 역시 아는 사람에게 들은 이야기일 뿐이다.

아는 분 동네에는 굉장히 유명한 보신탕집[1]이 있다고 한다. 신정동에 있는 양천식당처럼 제철을 만나면 하루에 6천만원씩 매상을 내는 그런 집은 아니지만 꽤 큰 공간에 항상 사람들이 꽉꽉 찰 정도로 장사가 잘되는 집이라고 한다. 따라서 동네에서 상당히 유명한 집이고 입소문이 나서 외지에서 찾아 오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충주 구옥식당의 보신탕

온 국민의 보양식 보신탕. 온 국민이라고 하면 아니라고 할 사람도 많겠지만 그런 논란이 있다고 해도 보신탕이 많은 사람들의 보양식인 것은 사실이다. 또 다른 고기에 비해 맛도 좋다. 참고로 신정동에 있는 양천식당은 철에는 하루 매출이 6천만원에 달한다고 한다. 장인 어른이 동네분께 듣고 전해주신 이야기라 정확한 이야기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조그만 초가에서 시작해서 지금은 큰 3층 한식집으로 운영되고 있다.

레지에서 주인으로

하루는 이 분이 이 보신탕집을 찾았다. 그런데 의외로 집주인이 바뀐 것이었다. 나이가 조금 드신 분이 주인이었는데 그 주인이 상다히 젊은 아가씨로 바뀌어 있었다. 맛이 바뀌었을까 싶었지만 맛은 예전과 비슷했고 일하는 사람도 대부분 똑 같았다고 한다. 그래서 집주인의 딸이 대신 장사를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그런데 몇번 이 집을 방문해 보니 집주인이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접대를 잘한다는 점. 남자 손님의 비위를 알아서 맞춘다는 점 때문에 못내 의아해서 주인의 딸인지 물어 보았다고 한다. 그런데 답은 의외로 딸이 아니라 얼마전까지 다방에서 일하던 아가씨였다고 한다.

요즘은 보신탕집에도 일회용 커피 자판기를 가져다 두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당시에는 다방에서 커피를 시켜 먹는 때가 많았다. 이때 이 보신탕 집 주인이 주로 이 아가씨가 일하는 다방으로 커피를 시켰다고 한다. 그러다 몇 개월 전 마찬가지로 다방에 커피 배달을 왔다가 주인 아저씨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손님이 쪽지에 노래 제목과 사연을 적어 보내면 음악 다방의 DJ가 음악을 틀어 주는 이런 다방이 많았다. 지금은 모두 한대의 추억이 되고 말았지만 당시에는 가장 일반적인 다방의 형태였다. 이런 음악 다방은 나중에 카페 형태로 모두 바뀌었고 남은 다방은 이른바 노땅 다방으로 불리는 조금 이상한 곳으로 바뀌었다(물론 당시에도 있었다).[그림출처]

이렇게 잘되는 보신탕 집을 운영하면 얼마나 많이 버는지? 또 이런 보신탕 집을 하려면 돈이 얼마나 드는지? 그리고 "자신도 이런 큰 보신탕 집을 운영해 보고 싶다"는 심정까지 얘기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때 주인 아저씨가 의외의 제안을 해왔다고 한다.

그 동안 돈을 벌만큼 벌었고 또 그 동안 쉬지도 못하고 일을 했기 때문에 한 일년 정도 쉬고 싶다고 하면서 그렇다면 이 "보신탕 집을 일년 동안 직접 운영해 보라고 했다"는 것이다. 말도 안되는 제안이라서 정말인지 몇 번을 되 물었지만 "보신탕 집을 운영하면서 나오는 수익의 10%만 매달 보내주면 된다"고 해서 결국 그 아저씨의 뒤를 이어 보신탕 집을 운영한다는 것이었다.

누가 들어도 말이 되지 않는 이야기 같지만 사실이라고 한다. 고기와 양념은 이 아저씨 친척이 운영하는 다른 보신탕 집에서 가져오고 간단한 요리는 주방 아주머니가 하고 이 아가씨는 홀 서빙, 접대, 경리를 보고 있다고 한다. 결국 일년 뒤 집주인이 다시 운영하기 시작했고 이 아가씨는 이때 번 돈으로 작은 술집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또 나이는 나와 비슷하지만 아직까지 혼인도 하지 않은채 술집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나도 이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었다. 지금도 이 이야기가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할 길이 없지만 살다 보면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행운이 찾아 오는 수도 있다. 길거리에 떨어진 천원 한장에 하루가 흐믓해 지는 것도 인생이라면 이런 행운이 발로 찾아와 인생을 역전 시킬 수 있는 것도 인생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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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년 충주에 있는 상당수 보신탕 집이 염소탕 집으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