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쇼핑몰과 협력 "생태계에서 배우는것" by 도아
과거에 생태학자들은 암수 관계를 "상호 보완적인 협조" 관계로 파악 했다고 한다... 최근에는 이익의 대립적 관계로 생각하고 있다로 바뀌었다... 즉, 각자의 이익을 위해 불편함을 참아 낸다는 것이다..
생태계에서 가장 흔히 통용되는 암컷,수컷 사이의 전략은 "먼저 튀기" 전략이다...
네셔날 지오 그래픽 같은 다큐멘터리를 자주 보는편인데..
거기에 보면.. 초기에 바다에는 알을 훔쳐먹는 개체가 많지 않았으므로 암수는 "건강증"을 확인하고 서로 산란.. 방정 후에 빠이빠이하면 그 뿐이었다.. 개구리 같은 양서류를 보면 쉽게 확인 할수 있다.. 개구리 부모는 없고 물속에 개구리 알만 홀로 떠다닌다..
그러나 알도둑들이 증가하면서 일부 어류는 전략을 바꿔서 파수꾼을 세우기로 하였는데.. 문제는 누가 파수꾼을 서느냐였다... "부인이 알을 지키시오..나는 떠나오.." 무슨 말씀을 그렇게 섭하게 하옵니까.. 서방님.. 저도 바쁜 여자랍니다.."
이 때 적용되는 전략이 주로 "먼저 튀기" 전략이다..
어류는 주로 암컷이 먼저 알을 내보내고 그 다음에 수컷이 정자를 내보낸다... 그러므로 암컷에게 "먼저 튈" 우선권이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도 암컷이 먼저 튄다...
이러한 시스템은 수컷에 불리하고.. 튀는 암놈이 얌체 같이 보일지 몰라도 실은 그렇지 않다... 수억년 후 나타난 체내수정을 채택하는 포유류 같은 개체에서 이것은 역전된다... 수컷은 암컷의 체내에 방정을 하고 나서 "먼저 튀게" 된다... "부인 나가서 돈 벌어 올테니 아가를 잘키우시오.. 기다리지는 마오.." 많은 포유류에서 이 방식이 사용된다...
자연계에서 유불리란 얼마나 성공적으로 자신의 유전자를 후세에 남기느냐에 달려 있다... 한쪽이 튀는 개체들이 보다 보편적이라는 사실은 "먼저 튀기" 전략이 "양쪽 다 튀기", "양쪽 다 지키기" 보다 더 성공적인 전략이었음을 보여주는 것 뿐이었다...
즉, "먼저 튀기"가 암수 모두에게 유리한 것이다...
끊임없이 먹이를 날라야 하는 조류와.. 비교적 긴 양육기간이 필요한 일부 포유류에서는 "같이 지키기"가 우위를 점한다... "같이 지키기" 를 채택한 개체들이 "먼저 튀기"를 채택한 개체들보다 더 많은 후손을 남길 수 있었다는 말이 된다...
비록 작은 장사를 하더라도.. 이와 같은 생태계 방식을 적용 받을때가 종종 있다..
예전 쇼핑몰 운영할때 내가 선택한 아이템 시장은 아주 작고 연약한 아기 시장이었다.. 경쟁 쇼핑몰이 단, 세개에 불과 할 정도였고.. 한해 거래액은 약 3억 정도 될까 말까한 시장이었다... 그나마 골수 매니아 고객들이 있어서 어느 정도 매출은 나왔다...
나는 여러가지 생각끝에 경쟁 쇼핑몰들에 전화를 걸어.. "이쪽 시장이 아주 작으니 초기에는 서로 가격경쟁이나 사은품 경쟁 같은건 자제하고 서로 배너나 홍보 방법 같은게 있으면 서로 공유하면서 힘을 합쳐 시장을 함께 지키고 키워보자.." 는게 어떻냐며.. 짧게는 1시간.. 길게는 2시간씩 나의 생각들을 말해 주었다..
하지만..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대답은 "생각해 보자..혹은 별로.." 였다..
사업에서 유불리란 얼마나 성공적으로 시장을 키워 독점 체제를 굳히느냐에 달려있다.. 그것이 생태학적으로 봤을때는.."양쪽이 다 지키기" 보다는 "먼저 튀기" 가 전략적으로 옳은 선택임은 분명하다..
"나혼자 독차지해도 모자란 마당에 .. 뭐.. 함께 지키면서 키우자고.. 웃긴넘일세.. 쳇.."
하지만 지금에 와서 돌이켜 보면..
주위의 포식자(오픈마켓)들이 언제 집어 삼킬지 모르는 이렇게 연약하고 위태위태한 아기 시장의 생명은 "같이 지키기" 가 전략적으로 맞는 선택이 아니었나 생각하게 된다.. 주위 위험으로부터 함께 지켜가면서 키우는것이 더욱 안전하고 건강하게 번영 할수 있는 환경으로 진화 된다는.. 생태계의 교훈을 망각하고.. 그저 눈앞에 보이는 자신들의 치기 어린 짧은 생각에 얽매여 서서히 몰락하는 시장을 두눈뜨고 보는데 까지..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현재 그쪽 시장은 거의 존폐 위기에 가까워졌고.. 많은 매니아들이 떠났다... 그전까지만 해도 오픈마켓에서는 거의 팔리지 않았던 상품들이 지금은 저가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무시무시한 포식자들 한테 잡혀 먹힐 아기 시장을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
오랜만에 새해 인사나 하려고 예전 친하게 지내던 경쟁 쇼핑몰 사장님 한테 전화를 걸었더니.. "죽을맛 이란다.." 예전엔 하루 30만씩은 꼬박 꼬박 찍었는데.. 요즘은 하루 10만원 찍기도 버겁다는 것이다..
이미 지나고 나서 할소리는 아니지만.. 그때 우리 아기 시장을 함께 지키고 키우자며 "양육 동의서"에 사인만 했더라도 지금은 어떻게 바뀌었을지 모를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