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초에는 회사가 목동에 있었기 때문에 2년 정도 목동에 살았다. 당시에는 IMF가 터진지 얼마되지 않아 전세비도 싸고 집값도 상당히 쌌었다. 전세가 만료되서 다시 전세를 구하려고 보니 내가 살던 집 정도의 집을 전세로 얻으려면 전세값으로 무려 배를 주어야 했다. 이렇게 전세로 살다보면 계속 이사만 다녀야 할 것 같아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집을 사기 위해 인천의 지금 집을 은행 융자를 받아 구입했다.

그리고 일 때문에 작년 12월에 충주로 이사왔다. 혼인을 한지 8년만에 '서울에서 인천', '인천에서 충주'로 이사왔기 때문에 이사가 꽤 잦은 편이다. 충주로 내려와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바로 재활용 가능한 종량제 봉투였다.

사실 종량제 봉투는 배출되는 쓰레기의 양을 줄이고 분리 수거를 활성화하며, 우리의 아름다운 환경을 조금이나마 개선해서 후손에게 물려줄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따라서 1회용품의 사용은 제한되고 있으며, 예전에는 그냥 주던 봉투도 반드시 돈을 받고 팔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마트에서는 이 봉투값으로 50원을 받고 있으며, 봉투를 모아 가면 봉투 값을 환불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이런 봉투를 받아 나중에 마트에서 환불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나는 봉투보다는 재활용이 가능한 상자 포장을 주로하는 편이지만 구입한 물건이 얼마되지 않으면 봉투도 가끔 산다. 그러나 이 일회용 봉투는 다시 재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쓰레기 통으로 직행한다. 그 이유는 봉투 가격이 얼마 되지않고 꼭 구입한 곳으로 가져가야 하는데 막상 마트에 갈 때는 봉투를 챙기기 힘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시행되고 있는 봉투 판매제는 쓰레기는 그대로 생기면서 오히려 마트에서 봉투를 판매해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제도로 전락한 셈이다.

동네 L마트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 일이다. 보통은 물건이 조금 많아도 봉투를 사지 않고 그냥 들고온다. 그런데 그냥 들고 가기에는 물건이 조금 많았다. 그러나 쓰레기가 되는 봉투를 사는 것도 싫었다. 구입을 망설이던 중 일반 봉투 옆으로 종량제라고 쓰여진 봉투를 발견했다. 종량제 봉투이지만 손잡이가 있어서 물건을 담아가기에는 아주 좋았다. 그래서 물어보니 종량제 봉투로 사용할 수 있는 봉투라고 한다.

가격은 일반 종량제 봉투와 같지만 손잡이가 있어서 마트에서 물건을 담아가기 편하게되어 있고 집에서는 이 봉투에 쓰레기를 담아 버리면 된다. 그래서 내가 사는 아파트의 쓰레기 장에는 일반 종량제 봉투보다는 이런 손잡이가 달린 종량제 봉투가 더 많이 발견된다. 또 일회용 봉투를 종량제 봉투로 재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쓰레기 종량제의 취지에 딱 맞는 봉투였다.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아 본 결과 광주 지역에서는 이런 재활용 봉투로 월 1~2천만원 정도의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광주 지역에서 이정도라면 전국적으로 볼 때 년 수십억의 재활용 봉투 수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으며, 이런 수익은 고스란히 봉투 판매 업체(마트나 백화점)의 수익으로 잡히고 있는 것 같다. 일부 이런 수익을 환경 보전 프로그램에 투자하겠다는 곳도 있지만 오히려 재활용 봉투로 활용할 수 있는 일회용 봉투를 판매업자가 외면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역시 예상한 대로 일회용 봉투의 수익이 사회환원이 전혀 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나만 이런 생각을 가진 것은 아니다. 충주를 방문한 사람들에게 이 봉투를 보여주면 대부분 정말 좋은 제도라고 인정한다. 그런데 이런 좋은 제도가 다른 지역에서 정착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판매자(마트, 백화점)의 반발 때문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가 종량제의 취지와 환경 개선, 일회용품의 사용자제를 원한다면 충주에서 시행되고 있는 이런 재활용 가능한 종량제 봉투의 사용을 정부차원에서 강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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