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도 모르는 상담원

이런 문제점이 있지만 상담원 중 어떤 사람도 이런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하고 영업을 한다는 점이다. “오로지 자신들의 전화가 KT나 하나로 보다 낫다”고만 한다. 상담원이 이런 전문적인 내용을 모를 수 있기 때문에 이해하는 편이다. 문제는 이런 전화 가입을 이제는 거의 사기로 한다는 점이다. 오늘도 파워콤에서 연락을 받았다.

불만제로

요즘 즐겨 보는 프로 중 하나는 불만제로이다. 소비자에게 각종 제보를 받아 소비자의 불만을 해결해 주는 프로이다. 이재용 아나운서와 오상진 아나운서, 정선희씨가 사회를 보고 권진영이 각종 불만을 토로하는 불만녀, 허일후 아나운서가 소비자의 제보를 조사하는 제로맨으로 나온다. 불만제로를 보면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부조리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 중 하나는 텔레마케터(이하 털魔[1])에 의한 피해이다. 얼마 전 방영한 내용 중에는 어학 교제에 대한 피해가 나왔다. 각자가 당한 내막은 조금 어이가 없지만 많이 털린 사람은 수천만원이 넘었다.

살기 힘들어 발생한 일이겠지만 통신업체의 털魔에 의한 사기도 만만치 않다. 나도 각종 통신회사로부터 이런 전화를 받는 때가 많은데 최근에 가장 많이 받은 전화는 하나TV 가입 전화와 파워콤의 myLG070 가입 권유 전화였다. 일단 myLG070 서비스를 먼저 소개하면 이렇다.

인터넷 전화, myLG070

myLG070은 인터넷 전화이다. 다른 인터넷 망을 사용해도 되지만 안정적인 통화를 위해서는 '가급적 광랜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 인터넷 전화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9'9000원짜리 전화기를 따로 사야한다. 다만 전화기와 인터넷을 함께 사용하면 10%의 할인을 해주며 이 할인 금액을 단말기 가격으로 3년 동안 납부하면 되기 때문에 사용자가 따로 부담할 비용은 없다는 것이 myLG070 측의 주장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몇가지 문제가 있다. 먼저 인터넷 전화이다. 일반 전화가 불통이 되는 때는 거의 없다. 10년에 한번을 보기도 힘들지만 인터넷 전화는 일반 전화에 비해 훨씬 자주 불통이 된다. KT 전화를 사용하기 전에는 하나로 인터넷 전화를 사용했었는데 시도 때도 없이 불통되었다. 결국 이 문제와 통화 기록을 늦게 보내준 덕에 KT 전화로 바꾸었다.

두번째는 단말기이다. 일반전화는 망가지면 싸게는 몇 천원, 비싸도 몇 만원만 투자하면 전화를 구할 수 있다. 이사를 가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으며 방이 여러 개인 경우 이런 전화기를 여러 대 설치하면 된다. 그러나 'myLG070은 거의 10만원에 상당하는 전화기를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는 점이다. 단말기 두개를 구입하면 만원 정도 할인해 주지만 일반 소비자가 전화기 한대에 부담하기에는 상담히 부담이 된다.

마지막으로 하나로 인터넷 전화와 비교하면 하나로에서 인터넷과 전화를 함께 사용하면 전화 기본료와 인터넷 사용 요금이 할인되지만 일반 전화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할인액이 그대로 남는다. 반면에 myLG070은 할인액이 단말기 대금으로 나가기 때문에 할인은 없는 것으로 봐야 한다.

내용도 모르는 상담원

이런 문제점이 있지만 상담원 중 어떤 사람도 이런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하고 영업을 한다는 점이다. 오로지 자신들의 전화가 KT나 하나로 보다 낫다고만 한다. 상담원이 이런 전문적인 내용을 모를 수 있기 때문에 이해하는 편이다. 문제는 이런 전화 가입을 이제는 거의 사기로 한다는 점이다. 오늘도 파워콤에서 연락을 받았다.

상담원: 안녕하세요. 도아님이시죠.
도아: 예.

상담원: 저희 파워폼을 사용하고 계시기 때문에 저희가 두가지 선물을 드리려고요.
상담원: 일단 저희가 15만원 상당의 무선 공유기를 드리려고 합니다.
상담원: 무선 공유기는 반경 50m 내에서 무선 단말기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장비입니다.
도아: 예. 알고 있습니다. 무선 공유기를 굳이 설명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상담원: 예. 그러시군요. 상담원: 그리고 이 공유기 외에 아마 많이 들으셨을 텐데 myLG070 전화기도 드리려고 합니다.
도아: myLG070 전화기를 신청하면 WPU-7000AP 무선 공유기가 제공되지 않나요?
상담원: 예. 그렇습니다.

도아: 그리고 전화기는 공짜로 주는 것이 아니라 할인금에서 빼가는 것이고요?
상담원: 예. 그렇습니다.
도아: 그런데 무슨 공유기를 공짜로 주나요?
상담원: 손님은 돈을 안내도 되니까 공짜나 마찬가지인데요.
도아: 공짜와 마찬가지는 분명 다른 이야기 입니다.

도아: 그냥 myLG070에 가입하라고 하면 될 것을 무슨 공유기를 공짜로 준다고 사기를 쳐요. 이런식으로 영업하지 마세요.
도아: 모르는 사람은 공짜라고 좋아할지 모르지만 아는 사람은 사기당하는 것 같아 기분 나쁘거든요.
도아: 그리고 KT는 일반 전화기를 사용할 수 있고 또 이런 전화기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데 이 단말기는 고장나면 상당히 큰 돈을 주고 새로 구입해야 하는 거잖아요?
상담원: 이 전화기는 고장이 안나는데요? 왜 고장이 나죠?

도아: 세상에 어떤 전자제품이 고장나지 않고 주구장창 사용할 수 있답니까?
도아: 그리고 인터넷 전화기는 인터넷이 끊기면 전화가 불통되잖아요?
상담원: 왜 인터넷이 끊겨요. 인터넷은 절대 안끊기는데요.

도아: 제가 올 1월 부터 지금까지 총 4번 인터넷이 끊어졌습니다.
상담원: 동네가 어느 동네죠?

도아: 동네가 문제가 아니라 장비 문제, 회선 문제로 인터넷이 일시적으로 불통되는 것은 언제나 있는 일입니다.
상담원: 죄송합니다.

내용을 보면 알 수 있지만 myLG070을 가입하면 당연히 딸려 오는 거치대형 공유기를 마치 별도의 무선 공유기를 선물하는 것처럼 사용자를 속여 가입을 유치하려고 한 것이었다. myLG070을 구입하면 거치대 형태로 생긴 무선 공유기가 함께 온다. 무선 공유기가 없으면 전화하는 것이 불편하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 것은 별도의 상품이 아니라 전화기에 속해있는 상품으로 일반 무선 공유기처럼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물론 전화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다른 용도의 사용도 가능하지만. 더 큰 문제는 나는는 이미 myLG070에 가입되어 있다는 점이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이런 털魔의 사기는 점점 더 극성을 부리는 것 같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이 것이 진실이다.

남은 이야기

나는 가끔 공짜 선물하기 좋아한다. 보통 택배비까지 내가 물고 있다.

이 글을 보면 또 본사 문제가 아니라 영업하는 대리점 문제라고 할 사람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권율과 이항복에 얽힌 고사를 먼저 생각해 보기 바란다.

관련 글타래


  1. 전화로 고객을 털어먹는 마녀 또는 마귀라는 의미다. 또 '텔레마케터'의 줄임말, '텔마'와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