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연한 부패와 슬픈 자화상

불만제로와 소비자 고발을 보면 우리 사회의 부정, 부패, 부조리가 얼마나 만연되어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개인이든간에 이들이 우선하는 것은 돈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일단 나만 잘되면 된다는 사고가 만연해 있다. 어제 이명박 후보가 최종적으로 제 17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수없이 많은 부정, 부패, 비리, 전과에도 흔들림 없이 50%에 가까운 지지율로 당선됐다. 이미 예견된 일이다. 역대 어느 대통령과도 비견할 수없는 부정, 부패의 판도라였지만 이명박의 당선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불만제로

요즘 즐겨보는 프로그램 중 두 개의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이 있다. MBC 불만제로, KBS 소비자 고발이다. 불만제로가 소비자 고발보다 훨씬 먼저 시작한 프로그램이고 아나운서와 개그맨이 진행을 맞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심각한 문제를 조금 코믹하게 진행하며 따라서 시청자가 받아드리기 쉽게 진행한다. 소비자 고발은 진행자가 모두 전문 PD이다. 따라서 불만제로에 비해 문제의 핵심을 조금 더 파고 들며, 방영한 뒤 어떻게 바뀌었는지까지 보여주기 때문에 두 프로그램을 모두 보고있다.

이 프로를 보면 재미있는 상품이 나온다. 바로 중국에서 수입하는 한국형 맞춤 상품들이다. 이미 식당가를 점령했다는 중국산 찐쌀. 우리나라에도 올개미라고 찐쌀을 만든다. 1970년대의 헐벗고 굻주림을 경험한 세대라면 시골에서 붙여주는 올개미를 알것이다. 쌀이 여물기 바로 전에 수확해서 살짝찐 쌀로 일반 쌀과는 달리 노란색 빛이 난다. 그러나 이 쌀은 밥을 하지 않고 바로 씹어 먹어도 쫀득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중국에서 수입한 찐쌀은 우리나라의 올개미와 비슷하다. 차이점은 올개미가 햇쌀로 만드는 반면 중국산 찐쌀을 2~3년 묵은 쌀로 만든다. 올개미는 황색빛을 띠지만 중국산 찐쌀은 올개미와는 달리 흰색을 띤다. 그 이유는 찐쌀을 만들 때 표백제를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찐쌀은 김밥나라를 비롯한 상당히 많은 김밥체인에 납품된다고 한다. 오래된 쌀을 쪄서 표백제를 넣기 때문에 그냥 밥을 해 먹으면 냄새가 나고 밥맛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김밥처럼 다름 양념과 섞어 먹으면 이런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흔히들 건강식처럼 나오는 흑미를 섞은 밥도 찐쌀의 이런 냄새를 줄이기 위한 방편이라고 한다.

쇠고기 통조님

중국산 한국형 맞춤 상품 중 유명한 하나는 쇠고기 통조림이다. 더 자세한 내용은 CJ 푸드 - 먹거리로 장난 치는 것들을 읽어 보기 바란다. 찐쌀도 마찬가지지만 이 '쇠고기 통조림도 중국사람은 먹지 안는다'고 한다. 이 글을 올린 뒤 CJ 푸드에서 연락이 왔다. 내가 쓴 글에 몇가지 오해가 있다는 것이다. 그 중 하나가 쇠고기 통조림을 중국 사람이 먹지 않는 이유는 쇠고기 통조림이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중국에서는 신선한 고기를 바로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쇠고기 통조림 자체를 먹을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CJ 푸드에서 쇠고기 통조림과 같은 중국산 한국형 맞춤 식품을 개발, 수입하지 않았다면 우리도 쇠고기 통조림을 먹을 필요는 전혀 없다. 그러나 명색이 대기업에서 이런 형태의 중국산 한국형 맞춤 식품을 개발해서 공급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행위를 이들은 당연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점이다.

역시 비슷하다. 중국산 스쿠터가 무척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이런 중국산 스쿠터가 모두 자격 미달이라는 것이다. 엔진이 꺼지고, 기름이 새고, 휠이 휘어지는 등 제품의 문제가 너무 많았다. 문제는 이 제품을 판매한 사람도 책임을 지지 않고 이 제품을 수입한 사람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결국 중국 제조업체에 연결했다. 중국 제조업체에 따르면 한국 수입상은 구조는 문제 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문제 삼는 것은 모양과 가격. 즉, 가격이 싸고 모양만 좋으면 구조적으로 문제가 되고 바로 수입해 간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기준을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수입상이 꼭 중국산 한국형 맞춤 제품을 요구하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한다.

만연한 부패

불만제로소비자 고발을 보면 우리 사회의 부정, 부패, 부조리가 얼마나 만연되어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개인이든간에 이들이 우선하는 것은 돈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일단 나만 잘되면 된다는 사고가 만연해 있다.

어제 이명박 후보가 최종적으로 제 17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수없이 많은 부정, 부패, 비리, 전과에도 흔들림 없이 50%에 가까운 지지율로 당선됐다. 이미 예견된 일이다. 역대 어느 대통령과도 비견할 수없는 부정, 부패의 판도라였지만 이명박의 당선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이명박은 우리의 슬픈 자화상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님, 한가지 부탁 드립니다. 공약을 실천하지 않는 대통령이 되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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