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민노당 대통령 후보가 권영길 후보가 아니라 심상정 의원이라면 나는 누구를 지지하고 있을까? 문국현 후보의 개인적인 됨됨이는 좋아하지만 그 정치적인 역량때문에 문국현 후보 보다는 심상정 의원을 지지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아직도 권영길 후보가 아름다운 퇴장보다는 가능성도 없는 대선 후보의 길을 왜 택했는지 의문이다.

나는 문국현 후보와의 간담회가 있기 전까지는 문국현 후보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자였다. 그러나 간담회 후에 문국현 후보에 대한 적극적 지지는 소극적 지지로 바뀌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일단 사람됨이 깨끗하고 경제 관련 정책은 나무랄때가 없었다. 그러나 정치력은?

정몽준 의원을 두고 어리 버리 정이라고 부른다. 질문의 요지를 파악하지 못하고 엉뚱한 답변을 자주하기 때문이다. CEO 출신 정치가의 공통점인지 모르지만 이런 점은 정치판에서 10여년을 굴러먹은 이명박도 비슷하다. 아울러 문국현 후보도 이런 비판에 자유로울 수 없다.

또 문국현 후보에 대해 드는 의문 중 하나는 과연 이 더러운 정치판에서 온몸에 똥오줌을 묻히고 싸워나갈 각오가 되어 있는지였다. 기존 정치 세력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좋지만 이런 대립각은 반드시 정치적 안배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은 아직 찾을 수 없다.

이제 대선까지 8일 남았다. 정동영 후보와 문국현 후보가 단일화를 하던 그렇지 않던 나는 문국현 후보를 찍을 생각이다. 그 이유는 위에서 설명한 이런 모습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문국현 후보가 가장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표가 갈릴 것을 우려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갈린다고 해도 후회는 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정치에 대한 투자는 근본적으로 현재가 아닌 미래에 대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오늘 우연히 경실련후보 도우미, 나와 통하는 대통령 후보를 찾아라를 보게되었다. 장난 삼아 해봤는데 의외로 아주 정확했다.

이명박, 이회창, 정동영, 문국현, 권영길의 다섯 후보와의 정치 성향을 비교한 것인데 문국현, 권영길 후보와 40%로 정치적 성향이 일치하고 그 다음이 정동영, 그 다음이 이회창, 마지막이 이명박이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순서가 대선 후보를 좋아하는 순서와 정확히 일치한다. 문국현 후보를 가장 좋아하고, 그 다음이 권영길이다. 정동영은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명박, 이회창 보다는 낫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이회창이나 이명박이나 싫어하는 것은 똑 같지만 이회창이 조금 덜 더럽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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