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게임 5. 보글보글 by 도아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든 아니든 아마 한번쯤은 해봤을 만한 게임이 바로 보글보글이다. Bubble(Bub)와 Bobble(Bob)라는 두 개의 캐릭터가 비누방울(Bubble)을 쏘고 폴짝폴짝(Bobble) 뛰면서 괴물을 물리치는 아케이드 게임이다. 캐릭터가 귀엽기 때문에 여성들도 좋아하고 연인끼리도 자주했던 명작 게임이다. 파란색과 초록색 공룡 중 누가 Bob이고 Bub인지 모르겠지만 초록색 공룡은 EXTEND라는 글자를 완성할 때마다 보너스 캐릭터가 계속 추가된다. 반면에 초록색 공룡은 EXTEND라는 글자를 완성하면 총 두개의 보너스 캐릭터가 추가된다.
또 혼자서 100판을 깨면 55, 65, 75, 85, 95판으로 점프한다. 두 개의 캐릭터가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100판을 깨면 게임의 엔딩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게임의 엔딩은 진짜 엔딩이 아니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 영상에 보면 "75판으로 점프한다"고 되어 있다. 또 비밀명령을 입력하면 Super라는 조그마한 문자가 나타난다고 한다. 이 부분을 보면 동영상에서 사용한 보글보글은 오리지날 보글보글로 보인다. 아는 사람을 알겠지만 오락실의 보글보글은 두 종류가 있다. 먼저 나온 보글보글은 상당히 어려운 게임이었다. 보통 시간이 지나면 나타나는 귀신이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하며, 30여판을 지나면 괴물의 움직이는 속도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빠르기 때문이다.
이 게임에 비해 상당히 쉽게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나중에 나온 보글보글이 바로 슈퍼 보글보글이다. 100을 깨면 55, 65, 75, 85, 95판으로 이동하는 게임은 슈퍼 보글보글이다. 따라서 75판으로 이동한다는 점, 비밀 명령을 입력하면 Super라는 글자가 나타난다는 점을 보면 사람들이 많이 하던 슈퍼 보글보글이 아니라 오리지날 보글보글로 보인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었던 보글보글은 오리지날이 아니라 슈퍼 보글보글이다.
남은 이야기
한때는 게임의 제왕이라고 불린적이 있다. 어떤 게임을 하던 게임의 엔딩은 꼭 보기 때문이다. 보글보글도 비슷하다. 따라서 오락실에서 게임을 하고 있으면 바로 뒤에서 게임을 구경하며 감탄을 하던 여학생들이 많았다. 처음에는 오락 솜씨에 감탄해서 구경하던 그녀들... 그리고 눈동냥 덕분에 그녀들의 실력도 점점 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들도 100판까지 가는 것은 우습게 아는 경지가 됐다. 그리고 대접이 달라졌다. 내가 보글보글 앞에 앉아 있으면
"짜증나. 또 제야"
기술이 되지 않을 때는 기술을 익히느라 뒤에서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었지만 기술이 되자 오락을 마칠 때까지 기다려야하기 때문에 짜증이 난 것이다.
앞에도 설명했지만 파란색 공룡은 EXTEND라는 글자를 먹어도 보너스 캐릭터가 두 개밖에 추가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초록색 공룡은 EXTEND라는 글자를 먹을 때마다 보너스 캐릭터가 추가된다. 따라서 보글보글은 혼자해도 이인용으로 한다. 이인용으로 해야 초록색 공룡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 뒤 EXTEND를 계속 먹으면서 게임을 하면 혼자 해도 100판까지는 손쉽게 깰 수 있다.
100판을 깨면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55판, 65판, 75판, 85판, 95판으로 점프하며, 이 판에서 다시 100판까지 깨게된다. 따라서 100원만 있으면 몇 시간 동안 오락하는 것도 가능하다. 최고 기록은 4시간. 4시간을 보글보글만 하자 주인 아저씨가 계속 옆에서 청소를 하셨다.
혼자서 보글보글을 하다가 뒤에 기다리는 사람이 있으면 눈치가 보여서 계속하기가 힘들다. 따라서 100판을 깨고 다른 판으로 점프를 하면 보통 자살을 한다. 초록색 공룡은 EXTEND를 완성할 때마다 보너스 캐릭터가 추가되며 화면에는 다섯마리만 표시되기 때문에 자살을 하면서 몇 마리나 남아있는지 세본적이 있다. 이때 세보니 남아있는 캐릭터의 수는 23마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