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tv를 보는데.. 외무부 차관으로부터 북한 핵 문제와 6자회담 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었다... 이야기가 끝나고 한사람이 질문을 했다.. "북한 저쪽을 싸워서 분명 이길 수 있고 저쪽이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다는 것이 거의 확실시 되는데 확 밀어버립시다. 왜? 질질 끌려가며 굴욕외교를 해야만 하는 겁니까?" 라고.. 우문에 현답이 나왔다... 역시 외무부 차관이 고스톱 쳐서 된 자리는 아닌 듯 싶다...

간략히 요약하면 북한은 현 시점에서 잃을 것이 없으나.. 한국은 지금까지의 경제 성장과 부를 갖고 있는 상태에서 아주 작은 전쟁상황이나 피해도 단순히 일시적인 피해가 아닌 경제 전반에 걸친 장기적 폐해가 있기 때문에 저쪽을 건드릴 수 없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내 생각에 수출을 안하면 먹고살기 힘든 한국이므로 일시적 경제 장애는 순식간에 경쟁국가에 순위를 내주게 되고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순식간에 갈 수 있다는 말인 것 같다... 마치 자전거처럼 계속 페달을 밟지 않으면 넘어지는 것처럼..

협상이나 담판에 있어서 이쪽이든 저쪽이든 전혀 피해보지 않고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논리적 현실적 차이를 떠나 고객과 판매자의 입장에서는 무조건 판매자가 져야 한다.. 아니 어쩌면 지는 게임을 할수밖에 없는 구조다..

내가 만나본 많은 쇼핑몰 운영자들은 악질적인 진상들 때문에 밤잠을 설치기도 하고 병원까지 다니는 사람들도 있다..

쇼핑몰 커뮤니티에 올라온 진상에 관한 글

진상들의 특징은 밤낮이 없다는 것이다. 새벽에도 전화를 걸어 멀쩡한 물건 바꿔달라며 악을 쓴다. 인터넷 악플러 들이야 무대응으로 일관하면 그만이지만 물건을 하나라도 더 팔아야할 판매자 입장에선 오는 전화를 받지 않을수 없다. 이들은 인터넷에서 벗어나 온갖 욕설과 시도때도 없이 걸려오는 전화에 말꼬리에 말꼬리를 물어 뜯기기도 한다...

또한, 쇼핑몰 사이트 게시판에 수백개의 글을 실시간으로 남긴다는 것이다. 지우면 남기고 지우면 또 남기고.. 끝없이 글을 남긴는 것이다. 수백개에 달하는 상품 페이지 마다  상품의 관한 흠집 댓글을 달고 다닌다. 몇시간에 걸쳐 전부 다 지우면 어느새 또 댓글이 달리기 시작한다.. 또 다시 글을 지우면 전화가 온다. "아니 왜? 내가 평가한 상품평의 글들을 지우느냐?" 오히려 뻔뻔하게 물어 오기도 한다.

"..재화등의 구매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이용자는 수신확인의 통지를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는 청약의 철회를 할 수 있다.- 제15조(청약철회 등)"

가장 악질적 진상들은 꽤 비싼 상품을 주문하고 몇일 사용하다가 마음에 안든다면 반품을 요구 하는 경우다..전화나 게시글이야 금전적으로 직접 피해는 없지만 판매자 입장에선 전자상거래 약관 때문에 교환을 안해 줄수가 없는 이런 경우는 직접적으로 금전 피해가 발생한다.. 교환해준 상품을 몇일 사용하다가 또 다시 못쓰겠다며 환불을 요구한다..어떤 경우는 아주 싼 물건을 주문과 입금까지 해놓고 택배가 오면 잘못왔다고 돌려 보낸다. 판매자는 반송된 상품을 통화를 하고 주소를 다시 확인하고 또 보낸다.

그러나 또 잘못왔다고 택배를 돌려 보낸다. 다시 반송된다. 또 확인한다. "주소가 맞는데 계속 반송이 되는군요. 주소가 정확한건가요.." "네 주소가 잘못 되었네요..이쪽으로..빨리 보내주세요.."

판매자는 입금까지 받았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다시 보낸다..그러나 새로 알려준 주소도 잘못 됐다면서 반송되어 다시 돌아온다..시간과 비용은 고스란히 판매자가 떠안는다. 물건 하나에 온 신경을 쓸수밖에 없다. 결국 서너번 이렇게 판매자를 엿(?) 먹인뒤 물건을 받는다..이건 거의 사이코 패스에 가깝다..근데 의외로 이런 진상 고객들이 많다..왜 이들이 이런 행동을 하는지 그 이유를 아무도 모른다는것이다.

소비자 위주의 전자상거래 관련법 때문에 판매자 입장에선 법적으로 어떻게 할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데 더욱 서글퍼 지는것 같다..그렇다고 어디에 하소연 할수도 없다.."장사 하다보면 그럴수도 있지.. 뭐 그런거 가지고 저렇게 엄살을 피울까.." 라면서 오히려 판매자 잘못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그외 진상들의 판매자를 심리적으로 교묘하게 괴롭히는 사례는 셀수도 없이 많다.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온 진상 관련글

내가 만난 한 쇼핑몰 운영자는 진상들을 상대할땐 최대한 져주는 쪽으로 가는게 좋으며 정확한 관련법을 짚어가며 애기해주는게 좋다고 했다. 예를 들어..

"요청하신 환불건이나 저희 물건으로 인해 기분이 상하셨다면 어떤 내용으로도 보상해드릴테니 조금 번거롭더라도 저희쪽으로 보내주시면 잘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다시 한번 죄송하고 거듭 죄송합니다.  하지만 관련 법규에 의하면 고객님께서 상품을 수령하시고 난후 부터 7일 이후의 청약 철회는 교환이 안됩니다. 또한, 영업 방해의 관련 법규는 고객님께 불의의 손해를 보실수도 있으니 유념해주시기 바랍니다."

그 운영자가 대응하는 내용이 맞는지 어떨지는 모르겠으나 대충 이런식으로 말하지 않았나 싶다..이런식으로 정확하게 짚어주고 상냥하게 대해줬더니 악질 진상이 어느 순간 열정적 고객으로 변했다고 한다. 사실 이럴 확률은 크지 않겠지만 싸우다 보니 정들었다는 옛말 처럼.. 상대적으로 진상들은 판매자와 대화 시간이 많아 간혹 친해지기도 한다.

어느 마케팅 연구결과 한 고객은 약 200명정도의 사람에게 소문을 퍼트린다고 한다..만약 진상을 우리편으로 만들기만 한다면 200명의 고객을 얻는다는 말이 될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 운영자는 "고객은 사이코가 아닙니다. 미친x 도 아닙니다. 나에게 돈을 지불하고 내가 먹고살게끔 해주는 나의 생명줄이나 마찬가지의 존재 입니다. 또한, 나도 어디가서 고객이되고 내가 손님이 되고 내가 사이코가 되고 내가 미친 x 가 될수 있습니다." 참 우문에 현답을 내놓은것 같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정말 쇼핑몰 판매자로 살아가기란  쉽지 않다.. 비록 지금 작은것을 잃더라도 나중에 큰것을 얻기위해 조금만 성질 죽이고 살아야 한다..모든 판매자분들께 "나중에 돈많이 벌어서 그때 혼내주면 되는거 아니겠습니까~" 라고 말해주면..이말에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교환해 달라며 반품된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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