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간만에 서울에 올라간적이 있었다. 그때 내가게 쥔장과 식사를 한적이 있었는데..대뜸 "혹시 옥션이나 지마켓 같은곳에서 피해를 본 사례나 불공정한 거래 같은건 모르냐?" 물어오는 것이었다.  "그건 왜요?" 물으니 이번 국정감사에서 자기와 친분있는 의원이 그쪽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어 그런 사례가 있으면 알려 달라는 것이었다..

뭐..그런 큰 업체들이 그런 정보를 쉽게 흘릴일도 없고 있어봐야 "짝퉁 거래""세금 폭탄" 정도 같은 이미 기사화 된것들 밖에 없지 않겠냐 생각했었다.

그런데 요즘 지마켓을 보고 있자면..뭐랄까..발정난 미친개 처럼 정말 미친듯이 사람들을 물어 뜯고 난장판으로 온동네를 쑥대밭으로 만드는것 같다고나 할까..

옥션과 지마켓은 오픈마켓이다. 오픈은 열렸다는 뜻이고 마켓은 시장이란 뜻이니 둘이 합치면 열린시장이다. 어느 누구에게 열려 있다. 누구나 물건을 가지고 있다면 팔수 있다는 것이다..좋은 제품이 있어도 판로가 어려운 업체나 소상인들은 이곳에 물건을 올리고, 좋은 제품을 싸게 구입하고 싶은 소비자들은 이곳에 들려 물건을 구입한다. 물론 물건이 팔릴때마다 10%정도의 수수료를 자릿세로 줘야 하지만 이 얼마나 합법적인 윈-윈 모델인가..

오픈마켓 성장

오픈마켓은 최근 몇년 동안 급성장을 해왔다..하지만 이렇게 급성장한 오픈마켓 때문에 생기는 폐해는 너무 많아져 버렸다...소비자는 잘 모른다..너무 싼 물건들이 쉴새없이 올라오는데 왜? 뭐라고 하는지..그러나 지금 이렇게 미친듯이 앞만보며 뛰어가는 발정난 미친개가 동네 주민들한테 잡혀 복날 솥으로 들어가 푹~ 삶아져 그 냄새가 온동네로 퍼지는 날알게 될것이다.

옥션이 처음 사업을 구상할때 눈여겨 본곳은 미국의 ebay 였다..ebay는 개인대 개인이 직거래할수 있는 경매 체제였고..옥션도 초창기 개인대 개인이 직거래를 할수 있는 경매용품이나 집에서 쓰다 버릴 중고용품 직거래 중계사이트 였다. 그때 당시 개인이 물건을 파는데 당연히 사업자등록증 같은건 필요 없었다. 한마디로 노점에서 물건을 팔때 사업자 등록증 없이도 팔수있는 것과 같은것이다. 물건을 팔아도 세금을 단 한푼도 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개인으로 판매 했다면 크게 문제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헌옷에 귀신이 붙었다고 믿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면서 중고용품 판매가 크게 늘지 않았고, 옥션은 몇 일밤을 고심한 끝에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사업자등록을 가지고 있는 판매자들 까지 끌여들이기로 계획을 세운다..이 계획은 적중했고, 물건을 팔아도 세금한푼 내지 않는 옥션에 자신들의 물건을 2박3일 잠도 안자고 올리기 시작한다. 옥션은 어느 순간부터 중고품 카테고리는 맨 하위로 밀려 보이지도 않게 되고 공장에서 막나온 새상품이 맨 상위에서 뻔쩍뻔쩍 거리기 시작한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거래 규모가 많아 지면서 국세청에서는 세금을 추징하기로 결정한다. 지금까지 판매된 금액을 한꺼번에 추징 한다는 것인데 영세 판매자들은 차례로 단 한방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옥션에 10% 수수료 주고, 판매자들끼리 가격 경쟁에 들어가면서 물건 단가는 그대로인데 수익율은 나빠졌다. 거기에 세금으로 추징될 부과세와 소득세는 수천만원에 달했다..[오픈마켓 세금 철퇴에 판매자들 '아우성'-이코노미스트]

이런 혼란한 상황에서 옥션은 뭘 하고 있었을까?..옥션은..아무것도 안하고 있었다..그냥 죽게 내버려 두었다..어느 정도 물갈이가 필요하다고 느꼈을까?..그때 당시 이런 사실을 알리는 언론사는 거의 없었다..판매자들은 피눈물을 흘리며 그렇게 죽어갔다..
반면 거기서 살아남은 업체들은 중국에서 물건을 공수해 오고 있었다. 물건은 저가였고, 오픈마켓의 MD 들은 싼걸 원했다..이게 바로 오픈마켓이 진짜 원하는 윈-윈 비즈니스다.

중국에서 가져온 물건들은 날개 돋친듯 팔려 나갔다..첫번째는 싸다는게 이유였고, 가짜를 진짜처럼 만드는 신묘한 기술력에 감탄 한게 두번째였다..결국 돈으로 해결한 몇몇 업체들은 짝퉁에 싼 가격으로 무장하고 오프라인 온라인 모두의 유통구조를 파괴 시켜 버렸다..일전에 만난 지마켓에서파워딜러로 가방을 판매하고 있는 사람이 나에게 더이상 무서워서 지마켓에서 가방 못팔겠다고 한다..애기인 즉슨 지마켓 MD와 상의해 중국에서 가방 3000개를 가져와서 메인에 올려놓고 시중보다 반가격에 판매하는데 어느날 어떤 아주머니가 휴발유를 들고 악을 쓰며 죽여버리겠다고 찾아왔다라는 것이다. 협박 전화 시도 때도 없이 받는다는 것이다. 같은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써 양심에 찔려 못하겠다고 한다..

이러한 사례는 오픈마켓에서 내놓는 수만개의 상품군중 단하나에 불과하지만 각 카테고리별로 상황은 비슷비슷 하다..지마켓의 경우 남양 임페리얼 분유를 112,700원 팔고 있다. 여기에 댓글쓰면 주는 지스템프를 사용하고 각종 쿠폰에 할인까지 합치면 10만5천원 정도에 구매가 가능하다.
 동네 수퍼에서 최하12만3천원에 살수 있으며 남양 직영 대리점에서 도매로 넣는 금액이 11만9천800원이다. 심지어 대형마트 에서도 도매가 아래로는 안떨어진다. 근데 오픈마켓에선 10만5천원 정도에 구매할수 있는것이다. 이런 가격에 어느 누가 동네 구멍가게를 이용할까..

남양 임페리얼드림 xo 3/4단계선택 800g*6캔

이런 구조가 가능할수 있는건 오픈마켓측에서 생필품과 관련된 상품들에 대해서 보조금을 지원해 주고 있어서이다. 오픈마켓 대형판매자들은 컨테이너 떼기라고 해서 컨테이너에 물건을 몇 억원치를 한꺼번에 구입해 지마켓 MD들과 가격 협상을 한다. 생필품은 많은 사람들이 찾는 소모품이기 때문에 가격만 싸다면 한곳만 이용하게 되어있다. 대형마트 하나가 들어서면 주변 구멍가게가 전부 도산하는것처럼 오픈마켓 하나로 수많은 소호 쇼핑몰들이 도산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쟁은 당연한거 아닌가요?" 라고 묻는다면"네" 라고 대답 할것이다. 하지만 공정한 경쟁이 이뤄져야 '네" 라는 대답이 나올것이다.
겉으로는 삐까뻔쩍 온갖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뿌리면서 안에서는 전체 브랜드 물품의 80%에 달하는 짝퉁 상품을 판매하고, 생필품 가격을 마음대로 조정해 유통질서를 어지럽히고,탈세의 장으로 만들었으며, 오픈마켓 전체 판매자중 상위 10%의 판매자들은 나머지 90%의 판매자들이 낸 수수료로 3~4%까지 깍아주며 보호하고 있고, 자기들을 키워준 나머지 판매자들이 어려움을 당했을땐 나몰라라 발뺌하고 있다.

세상에는 공정한 경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모두가 같은 조건에서 공정히 경쟁할때 그때서야 비로서 이익이 되는 것이다. 탈세와 부정만으로 성공 한다면 어느 누가 열심히 땀흘려 일하려고 하겠는가..이러한 사항들은 제대로 알지도 못한채 소상공인이나 정부관련 기관에서는 옥션이나 지마켓에서 판매하는 양성교육까지 시킨다.

소상공인에서 주최하는 오픈마켓 교육

이런 교육을 받고..초보 창업자가 옥션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전부 다 물건을 올리면서 수수료를 지불한다.. 프리미엄, 포토포커스..눈깔, 굵게 등등 이 비용이 만만치가 않다. 초보들은 사용법 익히는데도 머리카락이 몇 백개는 빠진다.. 등록 방법은 뭐 그렇게 복잡한지..

몇일을 고생하다가 그래도 안되면 여기저기 자문을 구하고 공부한다..그나마 공부 열심히 해서 자기가 등록을 마치면 그래도 다행이다. 대부분은 돈을 지불하고 의뢰를 하던지 무슨무슨 프로그램은 쉽게 등록해준다더라는 얘기에 솔깃해서 돈을 주고 구입한다..그런데 새로 산 프로그램 사용법을 익히는데 또 머리가 쥐가난다..여기까지는 그래도 다행이다..

산을 넘고 넘어서 드디어 등록을 마쳤다...그런데 도데체 내가 등록한 제품은 어디에 있는 건지 찾을 수가 없다...키워드로 검색해보면 소팅되는 물건만 수 백가지가 넘는다..페이지는 30페이지가 있는데 도데체 넘어가도 넘어가도 내물건은 없다..등록일자로 정렬 해도 찾기가 어렵다..물론 등록대기 시간이 있어서 심하면 다음날이 되야 등록 되는경우도 있다...이 경우를 제외하더라도 너무나 많은 물건이 올라온다..이때 너무나 허망함에 무너진다.. “야 내가 내 물건 찾기도 힘든데 과연 이게 팔릴까?” 겨우 아이디로 검색하면 등록된 물건이 보인다...그런데 죄다 프리미엄,포토포커스,눈깔 등등 붙일 수 있는거는 전부 붙어있다..열심히 돈 내고 등록했는데 별반 차이가 없다. 또다시 절망감에 무너진다..

이게 오픈마켓의 구조다.

오픈마켓에 뛰어드는 창업자들은 이런 구조를 잘 모른다. 무조건 남들과 경쟁하여 싸게 올리면 알아서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해버린다. 하지만 오픈마켓의 판매는 삽질이며, 이미 오픈마켓에서 보호하고 있는 정해진 판매자들이 덤핑으로 물건을 뿌리고 있기 때문에 신규진입해 성공하기란 무척이나 힘들수 밖에 없는것이다.

나라에선 이런 사실을 제대로 알려 올바로 잡을 생각은 안하고, 이런 양성교육을 주기적으로 시킨다면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 창업자들의 피해는 더더욱 늘어만 갈 것이다.

옥션광고[죽을지도 모르는데 왜 독사과를 먹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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