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대선에 출마할까?

우리 정치에는 삼김이라는 사람들이 있었다.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김영삼은 국민이 몰아 준 표를 이용해서 삼당야합을 통해 대통령이 되었다. 김대중은 은퇴 번복을 통해 대통령이 되었다. 김종필이야 킹 메이커로 만족해야 했지만 이들이 이토록 자신의 발언, 자신의 정치적 입지까지 바꾸면서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 것은 대통령이라는 직책이 가진 환상은 인간의 이성을 마비하기에 충분한 마약이기 때문이다.

다시 움직이는 이회창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의 발걸음이 심상치 않다. 2002년 대선패배 이후 처음으로 장외연설을 한 이회창 전 총재는 "현실 정치에서 떠나 있었지만, 여러분과 함께 이 몸을 던져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외쳤다. 내용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정치를 다시 시작하겠다"는 확고의지가 엿보이는 발언이다. 물론 대선 출마에 대한 얘기는 없었다. 단지 나중에 입장을 밝히겠다고만 했다.

한나라당을 비롯한 보수 언론에서는 이회창 전 총재가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명분과 조건을 따져 보면 이회창 전 총재가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낮은 것은 사실이다. 보수 언론에서는 이회창이 출마해도 10%를 넘기 힘들 것이라고 미리부터 평가 절하를 하고 있으며, 아예 미련을 접으라는 컬럼까지 쓰고있다.

그러나 몇가지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흐르고 있다. 먼저 이런 이상 기류는 모두 이명박 본인에게 있다. 비리판도라라는 별명에 걸맞게 연일 비리 의혹이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에서 사력을 다해 막고 있지만 조만간 판도라의 상자는 곧 열릴 가능성이많다. 이명박 후보는 걸어다니는 의혹의 백과사전이라는 박사모 정광용 대표의 말은 여든 야든 이명박을 판도라의 상자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통 그릇이 작은 사람과 큰 사람의 차이는 적을 대하는 방법이다. 그릇이 큰 사람은 싸움이 끝나면 상대를 끌어 안지만 작은 사람은 상대를 내친다. 이회창도 그랬지만 이명박도 예외는 아니다. 당원로를 치매 노인으로 만들고 경선을 함께한 박근혜 전대표측을 내치고 있다. 오죽했으면 침몰하는 한나로호를 구해 박다르크로 떠오른 박근혜 전 대표가 절 도운 사람들이 죄인인가요"라고 할까?

아무튼 이명박 후보는 내우외환으로 고생을 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측의 미지근한 지원, 박사모의 이회창 지지 발언, 이회창의 알 수 없는 행보. 이 모든 것이 이명박이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흔드는 근간인 셈이다.

그러면 이회창은 이번 대선에 출마할까?

우리 정치에는 삼김[1]이라는 사람들이 있었다.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김영삼은 국민이 몰아 준 표를 이용해서 삼당야합을 통해 대통령이 되었다. 김대중은 은퇴 번복을 통해 대통령이 되었다. 김종필이야 킹 메이커로 만족해야 했지만 이들이 이토록 자신의 발언, 자신의 정치적 입지까지 바꾸면서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 것은 대통령이라는 직책이 가진 환상은 인간의 이성을 마비하기에 충분한 마약이기 때문이다.

그럼. 결론은? 이 상황에서 단언은 힘들어도 출마할 것으로 본다.

남은 이야기

지금까지 내가 뽑은 사람 중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은 없다. 처음 치룬 선거는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이 삼파전을 벌였는데 이때는 백기완 씨를 찍었다. 두번째 선거는 김영삼이 삼당야합을 통해 여권 후보로 나오고 김대중과 우유 선전에 나왔던 정치인 박찬종과 백기완 씨가 나왔던 것 같은 역시 백기완 씨를 찍었다.

그 다음은 이회창, 김대중, 권영길 씨가 나온 대선이었고 여기서 나는 권영길 씨를 찍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우리사회가 진보와 보수라는 양날개로 힘차게 날기위해서는 적어도 진보당이 15% 이상의 지지는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마지막 대선은 역시 노풍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선거였던 지난 대선이다. 노무현, 이회창, 권열길 씨가 나왔고 역시 권영길 씨를 찍었다. 이번에는 누구를 찍을 것인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문국현 후보가 가장 가능성이 높지만 문국현 후보에 대해서는 아직 마음을 정리하지 못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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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삼김은 김대중이라는 뛰어난 정치가를 '김종필' 급으로 매도하는 언론 프레임 중 하나다. 따라서 될 수 있으면 사용하지 않는 단어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