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문화재청장과의 우연한 만남 by 도아
알림
처음에는 유홍준 문화재청장인 것으로 알았지만 10월 13일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금강산 신계사에 계셨다고 합니다. 따라서 제가 본 분은 유홍준 문화재청장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한나라당 인사를 잔뜩 끌고 다니는 것을 보고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아니었습니다. 댓글을 보면 알 수 있지만 한완상 적십자 총재인 것 같습니다.
유홍준
유홍준이라는 사람을 처음 알게된 것은 아마 미학 에세이라는 책을 통해서 였던 것 같다. 주균도라는 중국 미학 대가의 책을 번역한 책이었는데 번역이 잘됐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고 또 번역 때문인지 몰라도 책 내용도 그리 마음에 와 닿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다시 유홍준씨를 알게되는 것은 우리나라 답사 지도를 바꾸었다는 평가를 받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때문이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는 나도 정말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다. 1권으로 마무리됐다면 좋았을 텐데 별 내용이 없는 2권이 나온 것은 조금 아쉬웠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읽으면서 막연히 한번 만나서 얘기를 나누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그리고 지난 주 정말 유홍준씨를 만났다. 물론 유홍준씨는 문화재청장으로 불국사를 방문한 상태고 나는 관광객으로 방문한 상태라 서로 이야기할 기회는 없었지만.
지난 주말 경주를 방문했을 때 일이다. 경주 방문의 첫 관람지로 불국사를 선택했다. 천년 고찰이며,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불국사라 나름대로 기대를 하고 방문했다. 입장료는 어른 4000원 어린이 2000원으로 생각보다 비쌌다. 두 가족의 입장료로 2만원이 나오고 유적지 마다 이런 입장료를 내야한다면 도저히 관광이 힘들 듯 했다.
불국사
아무튼 비싼 입장료를 내고 입장한 불국사 이지만 4000원이라는 입장료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불국사의 경내는 아름다웠다. 잘 관리되고 있는 고찰이라서 그런지 조경도 아주 좋았고 여기저기서 보이는 아름드리 나무, 하느적 거리는 버드 나무 등 자연 경관만으로도 4000원의 가치는 충분히 하는 것 같았다.
불국사 경내에는 이렇게 수려한 자태를 뽐내는 나무들이 많았다. 천년 고찰이라 수령이 오래된 나무들도 많았고 곳곳에 있는 나무 하나 하나 잘 관리되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불국사가 세워질 때 심은 나무라고 해도 천년 수령을 훨씬 넘었을 것이다
한완상
그러던 중 조금 이상한 무리를 발견했다. 웬 스님이 열심히 뛰어 가며 설명하고 카메라 기자(불교TV)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 카메라를 찍고 있었다. 가운데 있는 키 작은 인물이 중심 인물인 것 같은데 그 주변에는 한나라당 인사들이 잔뜩 애워싸고 있었다.
왜 한나라당 인사들이 주변을 감싸고 있는지는 나도 알 수 없었다. 문화재청장의 행차라 시의원들이 함께한 것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상당히 바쁜듯 움직였고 그 덕에 카메라 기자는 땀을 뻘뻘 흘리며 뛰어 다녔다
얼마전 불국사 극락전 간판 뒤에서 복돼지가 발견됐다고 한다. 처음에는 일부러 간판 뒤에 복돼지를 숨긴 것으로 생각했는데 '발견됐다'는 기사를 보면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이 극락전 앞에서 극락전 간판 뒤에 발견된 복돼지의 모형이 있다. 돼지가 복을 가져다 준다는 믿음, 황금색의 복돼지 모형, 극락전 간판 뒤에서 발견됐다는 사실 때문에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이 복돼지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복돼지라고 하는데 돼지의 형상은 멧돼지이다. 빛깔도 황금색이다. 조금 더 컷으면 좋았겠지만 큰 돼지가 아니라 새끼 돼지 처럼 보인다
나도 우엉맘도 아이들도 현민네도 여기서 사진을 찍었다. 우엉맘이 여기서 사진을 찍고 있을 때였다. 앞에서 본 그 이상한 무리가 이번에는 복돼지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우엉맘 주변으로 몰려 들더니 여기서 또 사진을 찍는 것이었다. 누군지 모르겠지만 이때 주변을 애워싸고 있는 사람들이 모두 한나라당 빼찌를 달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가장 왼쪽에 검은색 뿔테 안경을 쓰신 분이 유홍중 문화재청장이다. 복돼지에 얼굴을 대고 사진을 찍던 우엉맘도 이상한 분위기 때문인지 얼굴을 들고 사진을 찍었지만 아직 분위기 파악을 못하고 있는 듯했다
여기서 모든 가족이 사진을 찍었다. 우엉맘도 찍고 현민이와 우영이도 찍고 나와 우영이, 현준이도 찍었다
잠시 뒤 극락전을 나가던 이 이상한 무리가 갑자기 U턴을 하면서 내 쪽으로 걸어왔다. 그리고 가장 앞에 있는 사람을 보니 아무래도 눈에 익었다. 그러다 불현듯 그 사람이 현재 문화재청장으로 있는 유훙준씨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집에서 와서 확인해 보니 유홍준 문화재청장 같았다. 방문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불국사 보수 때문에 방문해서 설명을 듣고 있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