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부터인지 모르겠다. 내 관심사는 시사에서 멀어져 갔다. 주된 관심사는 '나와 가족', 그리고 '내 주변'으로 국한되었다. 컴퓨터는 원래 너무 좋아하는 물건이라 이런 와중에도 끊임없는 관심을 보냈지만.

아마 열린 우리당이 집권한 뒤 부터인 것 같다. 열린 우리당의 열렬한 지지자는 아니었지만 내가 걸었던 희망 정치의 한축은 분명 열린 우리당이었으니까. 그래서 사람은 열린 우리당을 선택했고 당은 민노당을 선택했다.

그러나 정치에 대한 희망 자체를 포기하게 한 것도 열린 우리당이었다. 당의 색깔도 없다. 진보에서 수구까지 정치의 전 스펙트럼을 포함하고 있는 당. 당의 지향점도 구심점도 없다. 더 큰 문제는 여당이며, 제 1당임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능력은 거의 영에 가깝다는 점이다. 툭하면 한나라당에 휘둘리고 분쟁에 휘둘리고. 그래서 차려준 밥상까지 빼앗기고 그러면서도 제 밥그릇 챙기기에 여념이 없는 당. 그래서 정치에 대한 희망도 관심도 끊었다.

여기 저기 우토로에 대한 얘기가 많다. 올블로그에도 여러번 이슈화 된적이 있지만 한번도 관심을 가진적이 없었다. 그 이유는 정치에 관심을 끊은 뒤 세상에 대한 관심 자체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한때 누구보다 정치에 민감하고 시사에 민감했던 과거를 돌이켜 보면 정말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 실업자로 단 한푼 벌지 못해도 시민 단체에 주기적으로 기부하며, 참여를 외치던 예전의 모습과는 너무 달라졌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정치에는 희망이 없다. 한나라당의 도플갱어같은 열린 우리당에는 더 이상 희망을 갖지 않는다. 또 그 떨거지들이 모여 나와 만든 '민주 대연합'에도 관심이 없다. 민노당이 그나마 정치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하지만 민노당은 아직은 역부족인 듯하다.

그래서 희망이 없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희망이 보일 것 같지도 않던 80년대보다 더 없는 것 같다. 누구나 똑 같다. 조금이라도 다른 놈이 없다. 한나라당이 집권하는 것은 보고 싶지 않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다시 집권한다고 해도 그리 달라질 것은 없을 것 같다.

요즘 다시 김대중씨가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정치 9단'으로 무명의 노무현을 단숨에 대통령으로 만든 수완가이니 그가 움직인다면 달라질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도 구태를 그대로 간직한 정치인일 뿐이다. 따라서 이번에도 그의 의도데로 된다면 우리의 정치는 발전이라기 보다는 후퇴하고 있는 셈이다.

희망이 없다.

그래서 관심도 없다. 그러나 이런 내가 불현듯 두려워 진다. 나 또한 내가 가장 싫어한 방관자로 남는 것이. 희망이 없는 정치. 그러나 다시 희망을 담고 심다. 이 것이 우토로에 기부한 이유이다.

민주주의는 참여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남은 이야기

이 글을 쓰게된 동기는 민노씨의 글, 선의를 강요하다 - 우토로 이야기이다. 이 글을 통해 내가 세상에 얼마나 무관심하게 살아왔는지 알게됐다. 이 글에는 우토로에 대한 많은 글이 링크되어 있다. 따라서 우토로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면 민노씨의 글을 참조하기 바란라. 마지막으로 협상 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한다. 너무 늦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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