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문 해수욕장

경포 아랫자락에 위치한 아주 작은 해수욕장이다. 개발 제한 구역이기 때문에 강원도 원시림이 그대로 남아있다. 우리가 묵은 그랑블루 바로 앞에 아주 울창한 송림이 있고 이 송림을 따라 경포대 쪽으로 한 10분 걸으면 나오는 작은 해수욕장이다. 경포와는 다리 하나로 이어져 있기 때문에 경포와도 가깝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개발 제한 구역으로 묶인 곳이 개발된다고 한다.

목차

강문 해수욕장

나는 사람이 붐빌 때보다는 사람이 없는 휴가 끝물에 휴가를 자주간다. 이번 휴가도 비슷하다. 원래는 한 20일 전 후에 다녀 오려고 했지만 지난 목요일(8월 16일) 너무 더워서 갑작스럽게 휴가를 다녀오기로 했다. 원래 갑작스런 일탈을 즐기는 편이고 이런 생활에 우엉맘도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지난 목요일 오후에 출발했다. 휴가 때 자주 가던 곳이 속초 해수욕장이라 처음에는 속초 해수욕장으로 가기로 했다.

장모님이 구입한 싼 콘도 회원권(현대 훼미리 콘도)이 있지만 싼 콘도 회원권이라서 그런지 시설도 좋지 않으면서 숙박비만 비싸(평일 회원권을 적용해서 8만 5천원) 일단 속초에 가서 주변 모텔의 숙박비를 알아 본 뒤 모텔의 가격이 비싸면 콘도로 가기로 했다.

속초 해수욕장은 강릉에서 또 한 시간 정도 더 올라가야 하고 집에서 출발한 시간이 오후 6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라 속초까지 가면 시간이 너무 늦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굳이 늦은 시간 속초까지 가기 보다는 강릉에서 일박을 하고 다음 날 속초로 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아 강릉에서 일박을 하기로 했다.

막상 강릉 시내에서 모텔을 찾아 보니 모텔을 찾기 힘들었다. 결국 경포대 근처로 가면 모텔이 있을 것 같아 해안 도로를 타고 경포대로 가다 보니 즐비한 모텔촌이 나왔다. 이 중 광고 문구 때문에 그랑블루라는 모텔에 묵기로 했다. 생각대로 이미 휴가 끝물이라 숙박비는 5만원 정도였다.

강문 해수욕장 파노라마 뷰

처음에는 여기를 경포대로 알았지만 강문 해수욕장이라고 경포대 가기 바로 전 해수욕장이었다. 점심을 조금 늦게 먹었지만 배가 고파 짐을 부리고 식당을 찾아 나섰다. 바닷가라 그런지 횟집은 많았다. 그러나 더운 여름에 회를 아이들과 함께 먹기는 힘들어 다른 음식점을 찾았다.

멀리서 보이는 초당 순두부 간판. 잘됐다 싶어서 가봤지만 이 곳은 초당 순두부를 만들어 파는 공장같았다. 그래서 결국 간곳이 강문 소머리 국밥집이다. 가보니 메뉴가 너무 단촐했다. 소머리 국밥, 순대국밥, 설렁탕, 소머리 수육. 딱 네가지였다.

소머리 국밥 두개에 수육을 시켰다. 음식이 나왔는데 음식 맛은 소머리 국밥으로 유명한 곤지암보다 나았다. 수육용 간장을 따로 주지 않고 일반 콩간장에 찍어 먹도록 하고 있었는데 만약 전문적인 간장 소스를 만들어 판다면 훨씬 맛있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모텔에 와서 잠을 청했다. 다행이 휴가를 가기로 한 날 부터 날씨가 워낙 더워서 에어콘을 있는 대로 틀고 잤다. 처음 이 모텔을 잡을 때는 '콘도식 객실', '초고속 인터넷'이라는 광고 문구 때문에 잡은 것인데 막상 방을 보니 컴퓨터가 없었다. 확인해 보니 침대방에만 컴퓨터가 있다고 한다. 다음 날 아침 일어나 보니 할일이 없었다.

PC 방이 있을 만한 곳도 없고 해서 주변에서 가장 큰 건물인 경포 리조트로 갔다. 생각한대로 고객용 PC(온통 바이러스에 걸리고 키보드도 딱딱한)가 있어서 이 PC로 잠깐 인터넷을 하고 강릉 맛집에 대한 홍보 전단을 얻어 가지고 모텔로 돌아왔다.

보통 여행을 가면 모텔에서 라면을 끓여 먹기 때문에 우엉맘은 또 라면을 끓여 먹자고 했지만 강릉 맛집 전단에 강문 해수욕장 근처의 맛집으로 초당 할머니 순두부와 소나무 집을 추천하고 있어서 강릉까지 온 김에 초당 순두부를 먹기로 하고 '초당 할머니 순두부'를 찾아 나섰다.

초당 할머니 순두부

잘 기억나지 않지만 LG 주유소와 초당 순두부 공장 바로 앞의 조그마한 길을 타고 한 2~3분 올라 가다 보니 초당 할머니 순두부가 보였다. 초당 순두부라고 하면 초당 할머니 순두부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강문 해수욕장 앞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미시령 쪽으로 가다 보면 초당 할머니 순두부가 있는데 같은 집인지는 모르겠다.

차를 주차하고 식탁에 앉아 메뉴판을 보니 메뉴판에도 순두부 전문집의 향취가 물씬 풍겼다.

메뉴판

메뉴판에서 보면 알 수 있지만 메뉴는 딱 세가지이다. 순두부 백반. 두부. 순두부. 너무 단촐하다. 순두부에 자신이 없다면 내놓기도 힘든 메뉴이다. 그래서인지 모르지만 방에는 국내 각종 언론사 보도 자료와 해외 언론사 보도 자료가 잔뜩 붙어 있었다.

초당 할머니 순두부

주변의 다른 집들에 비해 허름하다. 주변에 원조라고 하는 집도 있고 이 집보다 훨씬 현대식 건물도 있다. 어디가 원조인지는 모르지만 맛집 전단지에는 그 많은 집 중에서 이 집과 소나무집을 추천하고 있었다.

홍보용 간판

KBS, MBC등 공중파, iTV, 동아TV등 케이블, NHK, 후쿠오카 TNC등 외국 방송사 등 정말 많은 곳에 나온 것으로 되어있다. 물론 많은 곳에 나왔다고 해서 맛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방송을 탄 곳이 맛이 더 없는 때도 종종있다. 아마 이미 방송에 나왔기 때문에 맛이 없어도 뜨네기 손님이 꼬이기 때문인 듯하다.

예전에 강원도에 오면 미시령 근처의 순두부집에서 순두부를 먹은 적이 있다. 나온 음식은 당시 먹은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맛은 이 집이 더 좋았다'. 특히 콩비지는 독특한 맛에 아주 고소했다. 문제는 양이 그리 많지 않아 5000원짜리 백반을 모두 쓸어 먹어도 공복감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추가로 두부를 하나 더 시켰는데 이 두부가 없었다면 아마 배가 더 고팟을 것 같았다.

경포대

식사를 하고 장문 해수욕장보다는 더 유명한 경포대로 가기로 했다. 경포대를 가본 사람은 알 수 있지만 경포대는 나이든 사람보다는 번잡함을 즐기는 젊은 사람이 많이 찾는다. 일단 경포대에 차를 주차하려고 보니 역시 생긴지 워낙 오래된 해수욕장이라 여러 가지면에서 달랐다. 그 중하나는 주차장. 무료였다. 일단 차를 주차하고 해수욕장에서 사용할 그늘막 텐트, 아이들의 수영 도구를 챙겨 바닷가로 향했다.

휴가 끝물이라 사람이 별로 없을 것으로 생각했고 시간도 오전 10 경이라 이른 시간이었지만 더운 날씨 때문인지 모래 사장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와있었다. 그늘막 텐트를 치려고 하자 옥수수를 팔고 다니시는 노점상 할머니가 텐트를 처도 치우라고 하기 때문에 치지 말라는 것이었다.

해수욕장에 즐비하게 늘어선 파라솔의 가격을 물어보니 5000원이었다. 그래서 5000원을 주고 해수욕장 가장 앞자리의 파라솔을 빌렸다. 바다에 가려면 차를 타고 꽤 오랜 시간 이동해야하기 때문에 바닷가가 싫다고 하던 우영이 이지만 바닷가에서 노는 것이 제법 신이난 듯 열심히 놀고 있었다.

신나는 물놀이

경포대는 다른 해수욕장과는 달리 젊은 사람들이 많이 온다. 예전에는 쌍쌍이 오기 보다는 따로 와서 역사를 이루는 곳이었고 나도 그런 경험이 많은데 요즘은 역사를 이룬 뒤 찾아 오는 곳인 듯 쌍쌍이 많았다. 그러나 홀로 선 둘이 만난다는 전통에는 변함이 없는 듯 만나려고 하는 팀도 많았다.

경포대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다보니 아줌마들을 슬프게하는 때가 많다. 그 중 하나는 정말 잘빠진 아가씨들. 몸매만 잘빠졌다면 나도 한때는 저런 때가 있었다고 안위할 수 있지만 몸매 외에도 우리 나라 여성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볼륨이 있는 아가씨들도 많았다.

해수욕장에서 치킨과 맥주 1000cc를 마시고 오후 서너시까지 아이들과 놀았다. 아무리 놀아도 부족한 우영이는 더 놀고 싶어 했지만 시간이 꽤 지났기 때문에 아이들을 데리고 샤워장으로 이동했다.

사설 사용 요금

생긴지 오래된 해수욕장이라서 그런지 이미 각종 요금이 공시되어 있었다. 샤워장 1회 사용료가 조금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렇게 공시함으로서 바가지가 끼여들 틈을 줄인 것 같아 마음에 들었다.

컵라면 먹기에 열심인 다예

속초 해수욕장

경포대를 나서면서 충주로 갈 건지 아니면 서울에 들렸다 갈 것인지 우엉맘과 상의했다. 따로 처가 집에 들릴 시간이 나지 않을 것 같아 서울에 들렸다 오기로 했다. 서울에 가려면 미시령을 넘는 것이 빠르기 때문에 일단 속초 해수욕장으로 이동한 뒤 속초 해수욕장에서 모텔을 잡고 속초 해수욕장에 가면 항상 들리는 식당에서 저녁을 하기로 했다.

속초 해수욕장에 도착하니 바로 보이는 모델이 바로 굿모닝 호텔이었다. 이름은 호텔이지만 콘도식 모텔이다. 가격을 물어보니 평상시에는 20만원이지만 50% 깍아서 10만원에 해주겠다고 한다. 10만원도 비싼 것 같아 다시 흥정을 해서 8만원에 하기로 하고 방을 확인해 보니 콘도처럼 조리가 가능한 싱크대가 있는 모텔이었다. 시설은 속초 근처의 현대 훼미리 콘도보다 훨씬 좋았다.

굿모닝 호텔에서 일박을 하기로 하고 굿모닝 호텔에 짐을 부렸다. 그리고 예전부터 자주 가던 식당에서 역시 생태탕을 시켜먹었다. 금연 뒤 나타난 증상 중 하나가 '담배를 필 때보다 잠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이번 여행에서도 예외가 아니어서 소주를 마시고 맥주를 마시기 위해 맥주를 사갔지만 한번도 맥주를 마시지 못하고 잠이 들었다. 속초 해수욕장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다음 날 아침 우엉맘이 준비한 식사로 간단히 아침을 먹은 뒤 속초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속초 해수욕장은 우리 가족이 매년 가는 해수욕장이지만 해수욕장이 개장한 상태에서 가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 번에 강원도 해수욕장을 가면서 느낀 점이지만 수온이 올라갔는지 아니면 다른 문제 때문인지 모르지만 '해수욕장의 개장 시간이 아주 길어졌다'는 점이다. 보통 7월 20일 쯤부터 개장해서 8월 20일 정도까지 열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 확인해보니 7월 6일부터 무려 8월 31일까지 해수욕장을 개장하고 있었다.

경포대에서 파라솔이 5000원이었기 때문에 속초도 비슷할 것으로 생각하고 이번에는 아예 그늘막 텐트를 가져가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가서 그늘막의 가격을 물어보니 무려 1'5000원이었다. 파라솔 보다 크기는 하지만 뒷 부분은 시야를 모두 가리기 때문에 이런 그늘막 보다는 파라솔이 해변에 더 적당한 것 같았다. 또 파라솔 대신에 이런 흉물스런 그늘막을 사용하는 이유도 알 수 없었다. 다만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어 1'0000원에 해달라고 흥정을 해봤지만 속초시 공시가라는 얘기만 들었다.

결국 1'5000원을 주고 그늘막을 빌리는 것보다는 그늘막 텐트를 가져와서 치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그런데 그늘막 텐트를 칠만한 곳이 별로 없었다. 정문에서 오른쪽 위로 계속 올라가다 보니 그늘막을 칠만한 곳이 나타났다. 물론 그늘막 텐트를 칠 수 있는 자리 바로 앞쪽은 해수욕장에서 가져다 둔 그늘막이 진을 치고 있었다.

속초 해수욕장의 그늘막

그늘막은 그림처럼 첫줄과 두번째 줄을 엇갈려 친다. 그 이유는 파라솔과는 달리 그늘막은 뒷자리의 시선을 가리기 때문이다. 이런 그늘막이 앞, 뒤 두줄로 늘어서면 이 그늘막 뒤쪽의 시야는 완전히 가려진다. 또 정문 입구에는 이런 그늘막이 열줄 가까이 쳐있으며 그늘막 텐트를 칠만한 곳이 거의 없다.

그러나 오른쪽 위로 올라오면 그늘막 텐트를 칠 공간을 주고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바다속에 있는 것 같다. 정문 앞 바다는 모두 모래이기 때문에 놀기 좋지만 그늘막 텐트를 칠 수 있도록 허용한 곳의 바다 속에는 모래 대신에 자갈이 많아서 돌아다니는 것이 쉽지 않았다.

해수욕장이 너무 즐거운 우영이

경포 해수욕장과 속초 해수욕장은 성격이 다소 차이가 난다. 경포대가 얕은 수심에 아이들이 놀기 적당하다면 속초 해수욕장은 몇 걸음만 나가면 사람의 키를 넘길 정도로 수심이 깊다. 이런 깊은 수심 때문에 속초 해수욕장은 파도가 상당히 세고 따라서 파도 타기에 아주 적당하다.

그래서 인지 우영이도 몇년 전 처가집 식구들과 처음 속초 해수욕장을 왔을 때 "아빠, 세상에 이렇게 재미있는 곳이 있다는 걸 처음알았어"라고 했었다. 지금은 이런 기억을 잊어버렸지만 역시 파도가 센 속초 해수욕장이 우영이에게는 더 좋은 듯했다.

튜브를 타고 파도에 몸을 맞기는 녀석을 보면 꽤 무서울 것 같은데 우영이는 그리 무섭지 않은 듯했다. 파도에 휩쓸려서 튜브가 뒤집어진 채로 백사장에 머리를 박고 물을 들이켰지만 이내 일어나서 바로 바다에 뛰어들곤 하는 것이었다.

도아: 우영아. 너 아까 튜브 뒤집혔지?
우영: 응.
도아: 안무서웠어?
우영: 응. 벌써 네번째야.

경포대 해수욕장은 잡상인이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속초 해수욕장은 잡상인이 상당히 많았다. 따라서 그늘막 텐트를 칠 때부터 시작해서 해수욕을 즐기는 내내 전단지를 가져왔다. 해수욕장에서 짜장면을 먹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 일단 짜장면 두개와 짬뽕 하나를 시켰다. 잠시 뒤 짜장면이 배달됐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맛을 평하면 '정말 맛이 없었다'. 면은 이미 부플대로 부플었고 짬뽕에는 국물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도아: 왜 짬뽕에 국물이 하나도 없어.
우엉맘: 가지고 오다가 엎었데.
도아: 그래서.
우엉맘: 할아버지가 그러시는데 뭐라고 할말이 있어야지.

일회용 용기에 불은 면, 국물이 전혀 없는 짬봉. 결국 치킨에 맥주 1000cc를 다시 시켰다. 그리고 우엉맘과 우영이가 파도 타기를 즐기는 동안 다예와 치킨에 맥주를 마셨다. 물론 다예는 치킨과 계란만 먹었다.

서울로 올라가야하기 때문에 오후 두시 부터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일단 그늘막 텐트를 걷고 나니 다예가 보이지 않았다. 확인해 보니 유난히 깔끔을 떠는 다예는 모래가 묻는 것이 싫어서 바로 앞 화장실에서 발에 묻은 모래를 털고 있었다.

속초 해수욕장에서

그늘막 텐트를 다 접고 짐을 정리하자 우엉맘이 물에서 나왔다. 일단 빌려온 튜브를 반납하고 화장실에서 다예를 데려 오도록 했다. 그러나 '우엉맘이 다예가 보이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었다. 조금전까지 화장실에 있었는데 정말 다예가 보이지 않았다. 화장실 바로 앞이 텐트였기 때문에 텐트를 못찾을리도 없었다.

해수욕장에서 "다예야"하고 큰 소리로 부르자 잠시 뒤 다예가 울면서 나타났다. 확인해 보니 화장실에서 나온 다예가 텐트를 찾으러 왔지만 그늘막 텐트를 이미 걷은 상태라 텐트를 찾지 못하고 텐트를 찾아 위로 올라간 모양이었다.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하늘이 노래지는 순간이었다.

일단 샤워장에서 샤워를 한 뒤 속초 해수욕장을 출발해서 다음 목적지인 처가집으로 향했다.

남은 이야기

해수욕장과 기온

예전에 해수욕장을 가보면 이 보다 수온이 훨씬 낮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동해의 수온이 내려갔다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수온이 상당이 높았다. 사람이 많아서 인지 아니면 다른 문제 때문인지 해수욕장에는 불순물이 둥둥 떠 다녔다. 사람이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이런 불순물이 늘어갔고 나중에는 아이의 귀저기까지 떠 다니는 것을 보았다.

또 한 가지는 동해지만 의외로 해파리가 많았다. 제주도에서 해파리에 쏘여 문제가 된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런 해파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상당히 많은 해파리가 해수욕장에 둥둥 떠다니는 것을 보았다.

속초 해수욕장에 대한 짧은 생각

속초 해수욕장은 개장한 상태에서 가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대분분 폐장했을 때 갔기 때문에 그늘막 텐트를 치면서 불편함은 경험해 본적은 없다. 튜브를 대여하는 가격이 1'0000으로 비쌋지만 대부분 7~8000원으로 흥정해서 빌렸기 때문에 큰문제는 없었다.

그러나 개장한 상태에서 속초 해수욕장은 너무 비쌌다. 경포대와 비교해 보면 속초 해수욕장이 보통 두배에서 서너배 비쌌다.

항목 경포대 속초
그늘막 5000 1'5000
튜브 5000 1'0000
바람 무료 1000

그늘막과 파라솔로 다르긴하지만 그늘막의 가격은 세배, 튜브의 대여료는 두배, 튜브에 바람을 넣는 가격은 무료와 1000원으로 속초 해수욕장이 훨씬 비쌌다. 따라서 예전에 가지고 있었던 속초 해수욕장에 대한 좋은 이미지가 상당히 훼손된 셈이었다. 개장한 속초 해수욕장은 다시 오지 않기로 했지만 8월 31일까지 개장이라는 것을 보고 계속 경포로 가기로 했다.

망상 해수욕장에 대한 추억

고등학교 1학년 때(25년전) 처음 친구들과 놀러 가면서 강릉에 경포대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알려진 곳보다는 알려지지 않은 곳을 좋아하기 때문에 아예 이름없는 해수욕장인 망상 해수욕장을 갔다.

망상 해수욕장을 택한 것은 잡지책 바캉스 부록 때문이었다. 지금도 기억하지만 '넓은 백사장'과 '짓푸른 송림'이 그림처럼 펼쳐저 있고 민물과 해수가 만나기 때문에 은어도 서식한다는 거의 거짓말에 가까운 바캉스 부록 때문이었다.

이말을 믿고 찾아간 망상 해수욕장말 그대로 바캉스 부록의 내용이 망상임을 알려 주었다. 넓은 백사장은 온대 간대 없었다. 오히려 관리를 하지 않아 백사장은 검은 빛을 띄었고 모래찜질을 하려고 하면 담배 꽁초가 잔뜩 올라왔다.

뒷 부분에 송림이 있기는 하지만 키가 채 1M가 넘지 않는 왜송이었다. 바캉스 책자에 나온 내용 중 일치하는 부분은 '개울이 있다'는 정도였다. 따라서 바가지가 심한 샤워장을 사용하지 않고 여기서 샤워를 해도 됐다. 몇년 뒤 망상 해수욕장은 개발됐지만 첫 인상 때문에 아직도 가지 않는 해수욕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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