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으로간 주민번호

꽤 오래 전에 네이트가 털렸다. 3500만명의 회원 정보가 유출됐다. 옥션 1800만명, 네이트 3500만명. 즉, 전국민의 주민등록번호가 털린 셈이다. 네이트는 워낙 많은 사람의 정보가 털린 덕에 '재판을 담당할 판사가 없다'[1]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바로 이런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 성장한 회사가 있다. 바로 사이렌과 같은 신용평가 회사다. 이름은 '신용평가'지만 '채권 추심'하던 업체들이다. 쉬운 이야기로 '남에게 빌려 준 돈을 대신 받아 주는 업체'라는 뜻이다. 이런 업체 중 유명한 업체가 사이렌이다. 그런데 이 업체 역시 그리 믿을만한 업체는 못된다. 왜 믿을 수 없는 업체인지는 글을 읽어 보기 바란다. 참고로 네이트는 알집 업데이트 서버를 통해 털렸다.

빈번한 주민번호 도용

사이렌24 켜고 과속

사이렌 켜고 환자없이 과속으로 달리는 민간 구급차에 대한 뉴스가 종종 나온다. 사이렌24는 신용평가 회사라고 하지만 어째 사이렌 켜고 과속하는 민간 구급차가 떠오른다.[그림 출처: 사이렌에 신호위반까지...환자 없는 구급차의 비밀

요즘은 각종 금융 사기가 빈번하다. 또 네이트 사용자 중 3500만명의 데이타베이스가 털린 예[2]에서 알 수 있듯 각 기관, 단체의 허술한 주민등록번호 관리때문에 주민등록번호를 도용당하는 때가 많다. 따라서 많은 사용자들은 Siren24와 같은 신용평가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나도 Siren24가 무료였을 때부터 사용하기 시작, 신용평가 조회만 일년에 만원을 받고 있는 지금까지 이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주민등록번호가 웹사이트에서 사용되었다는 메일을 받고 오랜만에 Siren24에 로그인했다. 사이렌24에서 제공하는 주민등록번호 조회 서비스는 유료이다. 따라서 이런 메일을 받고 로그인해도 "결제를 해야 볼 수 있다"는 메시지외에 다른 내용은 볼 수 없다. 한때 이 서비스를 사용한적도 있지만 유료이고 월 900원을 휴대폰 소액 결재를 통해 자동으로 빼가기 때문에 지금은 사용하지 않고 있다.

주민등록번호 사용기록

결재를 해야 볼 수 있는 정보를 매번 전자우편으로 알려주는 센스와 요금을 월 900원의 휴대폰 자동 결재로한 이유는 일맥 상통하는 것 같다.

따라서 꼭 1년에 한번 정도 이런 서비스라는 것을 잊고 접속했다가 다른 정보만 보고 나오는데 오늘은 접속해서 확인해보니 전혀 알 수 없는 대출 정보가 표시되는 것이었다. 7월 9일 103만원을 농협에서 대출한 것으로 나오는데 농협은 외환 거래용 통장과 현금 카드 밖에 없기 때문에 농협에서 대출이 잡힐일이 없었다.

믿을 수 없는 사이렌

시간이 이른 시간이지만 사이렌에 문의 글을 남기고 농협(콜센터)에 전화해서 대출이 있는지 확인했다. "내 주민번호로는 단 하나의 대출도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매번 수표를 선매입해주는 것이 고마워서 작년 중순 충주 지점에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농협 통장을 만들었고 발급받은 통장과 현금 카드였기 때문이다. 오전에 다이하드4를 보고 출근하면서 사이렌에 어떻게 된일인지 문의했다.

도아: 사이렌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도아: 오늘 로그인해 보니가 2007년 7월 9일 농협에서 103만원을 대출한 것으로 나옵니다.
도아: 그런데 제가 농협에 문의하니까 제 주민번호로는 대출 받은 것이 없는 것으로 나옵니다.
도아: 어떻게 된일인지 알고 싶습니다.

상담원: (본인확인 절차 진행)
상담원: 저희는 전국은행연합회의 데이타를 이용합니다.
상담원: 따라서 이 문제는 은행연합회로 문의하셔야 합니다.

도아: 그럼 전화번호를 알려주세요.
상담원: 전화번호는 02-3705-5253에서 8번까지 입니다.

여기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전국은행연합회와 통화하고는 전혀 엉뚱한 대답을 들었다.

도아: (여차 저차 해서 전화를 했습니다)
상담원: 저희는 사이렌에 그런 데이타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도아: 아니, 여기서 받았다고 하던데요?
상담원: 저희는 금융권에만 데이타를 제공합니다.
상담원: 사이렌과 같은 서비스 업체에는 데이타를 제공하지 않으므로 사이렌에 직접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상담원: 그리고 그런 업체를 이용하지 마시고 아무 은행이나 방문해서 신용조회를 하시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조금 어이가 없었다. 농협에서는 사이렌으로 미루고 사이렌은행연합회로 미루고 은행연합회는 데이타를 준적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생각해 보니 은행연합회 주장이 그래도 타당한 것 같았다. 은행에서 신용조회를 해본 사람은 알 수 있지만 신용조회는 은행측에서도 상당히 부담이 되는 작업이다. 그런데 이런 데이타를 인터넷 서비스 업체에 제공한다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었다. 아무튼 어이가 조금 없어서 사이렌에 다시 전화를 했다.

도아: 여차 저차 해서 은행연합회까지 전화를 했지만 은행연합회 측에서는 사이렌에 데이타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상담원: 당연하죠. 고객한테는 그렇게 대답하죠.
도아: (잉. 그럼, 왜 은행연합회에 전화하라고 알려 줬는데)
도아: 아니, 농협은 "대출 기록이 없다"고 하고 사이렌에 문의하니 "은행연합회에 전화를 하라"고 하고 은행연합회는 "사이렌에 데이타를 주지않으니 사이렌에 전화를 하라"고 합니다.
도아: 그러면 이문제를 어디서 알아보죠?

상담원: 거래 은행에 알아 보세요?
도아: 이미 알아 봤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대출 기록이 없다"고 하니 사이렌의 데이타가 어떻게 된 것인지 알려 줘야 할 것 아녜요.

상담원: 예. 알겠습니다. (본인 확인 절차)
상담원: 확인한 뒤 다시 전화 드리겠습니다.

도아: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상담원: 이XX 입니다.

도아: 이자, 그리고요.
상담원: 이XY요.
도아: 이자, X자, Y자요?
상담원: (대답없음)
도아: 이자, X자, Y자 맞나요?
상담원: (기분 나쁘다는 듯) 예.

신용평가는 채권추심 회사

사이렌 답변

메일로 문의한 답변도 상담원이 한 말과 똑 같다. 그리고 은행연합회에 전화하면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도 잘알고 있다. 그런데 꼭 은행연합회로 전화하라고 알려 주고 있다.

일단 은행연합회와 사이렌의 말을 종합해보면 은행연합회 주장대로 은행연합회에서는 데이타를 인터넷 서비스 업체에 제공하지 않는 듯했다. 이 상담원도 "은행연합회 데이타를 가져오는 방법이 있다"고 했지 "은행연합회에서 데이타를 제공한다"고 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담원은 상당~~~히 불친절 했다.

신용평가 회사라는 곳은 직접 경험해 본 사람은 알 수 있겠지만 채권 추심을 주로했던 회사다. 지금도 채권 추심 업무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난 신용평가 회사를 채권 추심때문에 알게됐다. 나우누리에서 부당하게 과금한 부분 때문에 상담원과 한바탕 싸운적이 있다. 상담원이 잘못 알고 하도 어이가 없는 행동을 해서 사용요금을 내지 않았다. 한 석달 연체되자 자동으로 탈퇴된 것으로 기악한다. 그리고 몇년 뒤 신용평가 회사라는 곳에서 전화가 왔다.

어떤 회사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 신용평가 회사의 상담원과 통화를 하고 미납한 나우누리 요금을 납부한적이 있다. 그 외에도 신비로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다만 이 부분은 신비로 잘못이었다. 이사한 뒤 신비로에 접속, 주소를 바꾸었지만 요금 고지서가 오지 않았다. 그래서 신비로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고지서를 보내 줄 것을 요청했지만 고지서는 오지 않았다. 그리고 신용평가 회사에서 최고장이 날라 왔다.

따라서 신용평가 회사에 대한 이미지가 그리 좋지 않다. 오늘 사이렌의 고객센터에 전화하기위해 여기 저기 클릭하다 보니 사이렌도 이런 신용평가 회사 중 하나인 서울신용평가에서 운영하는 회사였다. 사이렌에서는 신용정보는 조회만 가능하다고 하는데 금융권이 아니라면 그리고 공식적으로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면 조회조차 불가능해야 정상이다. 신용평가 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에 데이타 역시 부당한 방법으로 가져온다고 생각하니 바로 탈퇴하고 싶어졌다[3](만기되면 탈퇴할 생각이다).

관련 글타래


  1. 재판은 사건과 무관한 판사가 담당한다. 그런데 3500만명이 털리다 보니 이런 사람을 찾기 힘들었다고 한다. 
  2. 해킹 경로는 알집 업데이트 서버다. 보안 업체 서버가 해커들에게 털리는 정말 재미있는 현상이다. 
  3. 더 웃긴 것은 이런 믿을 수 없는 업체가 정부의 아이핀 관리 업체다. 또 나중에 따로 글을 쓰겠지만 이런 이유와 또 다른 여러 이유로 아이핀을 사용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