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여행 - 일광 해수욕장
주말 여행
나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주말은 가족과 함께 보낸다. 그래서 주말에 약속 잡는 때는 많지 않다. 어쩔 수 없이 주말에 시간을 잡아도 대부분 가족과 함께 간다. 따라서 가족과 함께 갈 수 없는 자리는 피하는 편이다. 주말을 가족과 함께 보내기 시작한 것은 스티븐 코비 박사의 '성공한 사람의 7가지 습관'이라는 책을 읽고 나서 부터이다. 내가 실천할 수 있는 것 부터 실천하기 때문에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는 얘기에 따라 주말을 가족과 함께 보내기로 한 것이다.
지난 주 토요일도 사무실에 출근했다.
맛있는 팥빙수
나는 팥빙수와 같은 빙과류를 즐겨하지 않기 때문에 이 팥빙수는 먹어 보지 않았다. 그러나 우영이와 다예는 맛있는 듯 아예 머리를 팥빙수 항아리에 박고 먹고 있다. 우영이는 오른손 잡이고 다예는 왼손 잡이이다. 그런데 녀석들은 음식을 함께 먹을 때 꼭 이렇게 앉아 먹는다. 따라서 서로 머리를 맞대고 먹어도 두 녀석 모두 먹는데에는 지장이 없다.
팥빙수가 나오고 맥주를 1000cc 정도 마셨고 우리 가족보다 늦게온 테이블에 전과 안주가 나가는 것을 보고 우리가 시킨 것은 언제 나오는지 물어봤다. 잠시 뒤 주인이 헐레벌떡 소금 구이 바베큐를 가지고 나왔다.
도아: 오늘은 아주 정신이 없으시네요.
주인: 예.
도아: 지난 번에는 이보다 사람이 많아도 훨씬 빨리 나오던데요.
주인: 직원이 한명 안나와서요.
도아: 전에는 전이 먼저 나오던데요.
주인: 예. 전도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손님이 더 적은데도 서빙이 원할하지 않은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예전에 있던 직원이 나오지 않아 신입 직원 한명은 서빙을 하고 주인은 서빙을 하면서 음식을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소금 구이 바베큐
1'3000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닭고기가 조금 적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 닭고기가 나오기 전에 먼저 맛있는 해물 파전이 나오며, 닭고기를 먹고 있으면 항아리 팥빙수가 나오기 때문에 가격은 오히려 싼 편이다. 아울러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숯불로 바싹 구웠기 때문에 기름이 모두 빠져 바싹하며 고소하다. 찍어먹는 소스는 양념 소스, 겨자 소스, 소금 세 가지가 제공된다. 해운대에 가면 꼭 한번 가보기 바란다.
간단히 술한잔을 하고 아이들과 해운대 해변으로 향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해운대에 오는 사람들은 모두 쌍쌍이다. 속옷이 보일 것 같은 짧은 치마에 허리가 훤히 드러나는 티, 그리고 그 허리를 감싸 않은 연인의 손. 아울러 조금 나이 드신 아주머니, 아저씨도 쌍쌍이었다.
시원한 바다 바람을 맞으며 아이들은 어두운 밤 해변가에서 모래놀이를 즐겼고 이런 모습을 보다 보니 부산에 사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도아: 부산에 사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공기 좋고, 주변에 이런 바다가가 많고.
우엉맘: 충주에 사는 아줌마 중 부산에 살다온 아줌마가 있거든.
우엉맘: 그런데 그 아줌마 말로는 부산이 살기 가장 좋았데, 아이들도 좋아하고.
일광 해수욕장
백사장의 길이는 긴편이다. 그러나 백사장 곳곳에 해초들이 널려있고 해초 냄새가 상당히 많이 났다. 백사장에는 각종 쓰레기와 조개 껍질이 있어서 신을 신지 않고는 걸어 다니기 힘들었다. 가운데 콘크리트가 있는 양옆은 이 콘크리트 구조물 때문에 양쪽 옆이 더 많은 파도를 맞은 듯 수심이 꽤 깊었다. 이 구조물에서 멀어지면 멀어질 수록 수심도 얕고 물도 따뜻했다.
그러나 부산에 사는 사람들이 추천한 곳이라면 나름대로 장점이 있을 것 같아 신을 신고 바지를 올린 뒤 물에 들어갔다. 막상 들어가 보니 해변의 푹푹 빠지는 모래와는 다르게 이곳의 모래는 뻘에 가까운 모래였다. 따라서 밟아도 딱딱한 느낌이었다. 물속을 들여다 보니 곳곳에 게 구멍이 보였다. 그런데 물은 오히려 송정 해수욕장이 더 깨끗한 것 같았다. 물 자체는 모르겠지만 일광 해수욕장은 해초들 때문에 지저분해 보이고 뻘처럼 고운 모래가 파도가 칠 때마다 일어나서 오히려 더 탁해 보였다
일광 해수욕장 게
우영이가 꽃게가 있다고 해서 보니 바로 이 녀석 이었다. 이런 것을 보면 무턱대고 만지는 다예도 게 앞발이 무서운지 전혀 만지지 못하고 있었다. 바다속에서 갑자기 백사장으로 내팽겨쳐졌지만 그래도 녀석은 방향 감각은 잊지 않고 있었다. 정확히 바다쪽을 알고 바다로 게걸음을 치고 있었다.
쓸쓸한 일광 해수욕장
곳곳에 수리 중인 썰렁한 풍광, 좁은 모래톱, 지정분한 백사장, 흉물스런 콘크리트 구조물, 여기 저기 널린 해초, 음산하게 부는 바람 때문에 오히려 동해안의 겨울 해변이 연상되었다. 다예가 추워해서 우엉맘은 이미 차로 갔고 이 곳에서는 우영이와 놀기도 힘들어서 일단 우리도 차로 이동했다.
도아: 여기 아구찜이 맛있다고 하는데 어디가 맛있는지도 모르겠고.
도아: 또 점심때까지 여기 있기도 힘드니까 차라리 송정으로 가자.
우엉맘: 그래.
일광 해수욕장에서 다시 송정으로 갔다. 송정은 역시 좋았다. 도로에 주차하고 나니 날씨도 조금 풀렸다. 바람은 여전하지만 해가 떠서 놀기에는 적당했다. 그런데 이 해변에서도 눈쌀 찌뿌리는 광경이 목격됐다. 바로 애완견을 데리고 온 부부.
해변의 애완견
사람이 모이는 공공 장소에 애완견을 데리고 와서는 안된다. 이런 애완견들은 모래 곳곳에 오줌을 싸고 똥을 싸대기 때문이다. 이런 애완견이 싼 똥, 오줌 때문에 백사장이 개 벼룩으로 다시 오염된다.
아울러 애완견을 데리고 이런곳에 오고 싶다면 최소한 똥을 치울 비닐 장갑과 비닐 봉지를 가지고 다녀야 한다. 그러나 이 부부는 이런 생각이 없는 듯 했다. 데려오면 안되는 장소에 애완견을 데리고 와서 풀어놓고 당당하게 걸어 가고 있었다. 애완견도 키울 줄 아는 사람이 키워야 한다
연파는 아저씨
백사장을 걸으려고 나서다 보니 웬 아저씨가 노란색 바구니에서 무엇인가를 꺼내 놓았다. 가서 보니 얼래였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은 연날리기 좋기 때문에 바로 좌판을 벌린 듯 했다.
파도타기
해변을 걷다보니 웬 아가씨가 파도를 타려고 바다로 가는 것이 보였다. 저 정도 파도에 파도 타기를 뭐하러 하나 싶었다. 나중에 알게됐지만 송정 해수욕장에는 파도타기 학교가 있었다. 따라서 잔잔한 파도에 파도타는 연습을 하기위해 나선 것이었다.
바다에서 노는 것이 재미있는 듯 우영이는 더 놀고 싶어했다. 한 30분 정도 더 놀도록 한 뒤 송정 해수욕장을 나섰다. 이때가 한시 정도라서 바로 출발하면 아이들이 배고플 것 같아서 일단 점심을 먹고 출발하기로했다. 그러나
즐거운 모래 놀이
즐거운 모래 놀이(동영상)
처음에는 모래놀이만 했다. 아이들은 모래를 좋아하기 때문에 모래놀이도 충분한 놀이가 된다. 우영이와 다예가 판 모래 구멍 반대쪽에 또 구멍을 파서 땅 밑으로 연결 시켜 주자 우영이는 아주 즐거운 모양이었다. 아울러 물을 끌어 들이기 위한 수로까지 만들어 놓았다. 물론 물은 올라오지 못하지만.
남은 이야기
자기전에 CSI 마이애미를 보다가 잠이 들었다. 웬지 호레시오 반장이 불쌍해 보였다. 이런 생각이 든 것은 부산의 모텔에서 CSI를 보면서 호레시오 반장이 좋아하던 델코의 누나 마리솔이 어떻게 죽었는지 알았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연인을 잃고도 전혀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 오히려 더 안타깝고 힘든 일을 하기 때문인지 좋아하는 여자 하나 만나기 힘든 반장의 모습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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