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역전의 대드라마


포커

포커를 이야기하면 꼭 등장하는 말이 '포커페이스'이다. 즉 내색을 하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포커를 치다보면 꼭 얼굴이 아니라고 해도 가진표를 티내는 습관이 있다. 좋은 표가 들어오면 서두르는 사람, 꼭 한번씩 다른데를 보는 사람, 코를 킁킁 거리는 사람. 평상시에는 바닥에 두고 표를 까다가 꼭 들고 조이는 사람 등. 따라서 초반에는 사람들의 이런 습관을 찾느라 보통 어느 정도 돈은 잃고 시작하는 편이다.

목차

우리 모두는 인생 역전 드라마를 꿈꾼다. 이런 사람들은 오늘도 로또를 찾는다. 또 경마장을 찾는다. 그러나 남는 것은 허탈함. [

포커는 상당히 매력적인 도박이다. 42장이 만드는 확률 게임에 불과한 것 같지만 확률 게임이 아니라 심리 게임이다. 따라서 포커에서 중요한 건 내 표가 얼마나 좋으냐가 아니다. 바로 얼만 큼 좋아 보이느냐다. 그래서 습관이 중요하다. [그림출처]

상대의 습성을 이미 파악했기 때문에 녀석이 레이스를 걸면 따라 걸었다. 물론 마지막에 녀석이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때리면 미련없이 죽었다. 이렇게 약올리기를 몇판... 이번에는 내가 레이스를 걸면 녀석이 따라 붙었다. 그리고 막팍에 판돈 전부를 걸면 또 따라 걸었다. 결과는 당연하지만 내 압승이었다. 채 한시간이 되지 않아 녀석 판돈은 거덜이 났고 지존의 자존심을 뜨내기한테 빼았긴 녀석은 "기다려"라고 하면서 학회 사무실을 나갔다.

기다리는 일이야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딴돈을 조금 잃어주면서 녀석을 기다렸다. 도무지 그 많은 돈이 어디에서 났을까 싶지만 당시로는 정말 큰 돈인 몇십만원을 들고 왔다. 도박을 해보면 알 수 있지만 도박에서는 타짜가 아니라면 돈 많은 놈이 이긴다. 예전에 도리짓고땡을 할 때였다. 모든 판돈을 날린 친구 녀석이 금고 문을 열더니 수백만원 뭉치돈을 들고 나왔다. 그리고 항상 내가 가진 판돈 만큼 돈을 걸었다. 결과는? 모두 털렸다. 아무리 운 좋다고 해도 판돈만큼 계속 걸다보면 한번은 지게되고 그 한번을 지게되면 모든 판돈을 털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커는 다르다. 이런 방식으로 걸면 죽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즉 확실한 판만 약을 올려 가면서 따면 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60만원이 큰 돈이기는 하지만 짓고땡을 할 때 친구처럼 무한정 배팅할 수 있는 돈이 아니었다. 결국 또 한시간이 걸리지 않아 녀석을 올인 시켰다. 그토록 자신만만하던 녀석 표정은 어두워졌고 본전 생각에 주변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도박판의 빚은 주지않으면 그만'이기 때문에 녀석에게 돈을 빌려 주는 사람도 없었다.

도박은 절망에 이르는 지름길이다. 그러나 그 절망은 때론 희망이 될 수도 있다. 중공업 기름 유출 사건도 그렇게 되기 바란다. [

盡人事待天命(진인사대천명). 사람이 할일은 다해야 운도 따라 준다. 창조한국당도 하루 속히 내홍을 이기고 일어났으면 한다.

심금을 울리는 목소리로 인생 역전에 성공한 폴 포츠. 그러나 그의 인생 역전은 허황된 꿈이 아니라 매순간의 노력이었다.[그림출처]

소설, 인생의 또 다른 이름

아무튼 이 일로 녀석은 소문난 갑부는 아니라고 해도 남들이 평생을 벌어도 벌 수 없는 재산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 생각해 보니 이런 인생 역전 드라마를 펼 수 있도록 한 사람이 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꼭 한번 만나고 싶었다고 한다. 20대이지만 짙은 양복에 넥타이를 매고 머리를 뒤로 넘긴 녀석은 한껏 거드름을 피며 자신의 인색 역전 드라마를 마무리했다.

도아: 너 나한테 술사려고 전화한거 아니지?
녀석: 그럼. 니가 그 험한 꼴을 당했으면 가만있었겠니?

도아: 그래도 복수는 아름답게 하는구나.
녀석: 우리 집에도 놀러와 처 친구 중 정말 예쁘게 생긴 애가 있거든.

도아: 그래?
녀석: 구명만 시켜줄께...

어찌 보면 인생 역전 드라마는 매순간 우리에게 오는 것일 수 있다. 다만 우리는 우리에게 다가오는 인생 역전 드라마를 손에 쥐려고 노력하지 않는 것일 뿐. 인생 역전 드라마는 허황된 꿈이 아니라 매순간의 노력이기 때문이다.

이 소설 같은 얘기는 소설이다. 내가 겪은 일과 들은 일로 꾸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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