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이야기 35 - 니들이 무릉도원을 아느뇨?


누구도 모르는 계곡

오늘 이야기 하는 곳은 충주에서도 거의 알려지지 않는 계곡이다. 이름도 없다. 계곡이라고 해서 아주 큰 계곡은 아니다. 아마 이 정도의 계곡이 크기까지 컸다면 이미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것이다. 크기면에서는 보잘 것 없지만 놀기에는 송계계곡보다 낫다. 이 계곡을 알려 주신 분이 절대 다른 사람들에게는 알려 주지 말라고 했고 그 분 역시 내 블로그를 자주 방문하는 편이라 자세한 위치를 얘기할 수 없는 점은 다소 아쉽다.

목차

나만의 비밀 장소

어린 시절의 잔상들. 그리고 그 중 떠오는 생각 중 하나는 나만의 비밀 장소이다. 어른들은 모르는 나만의 비밀 장소. 이 별것도 아닌 비밀 장소에 다른 친구와 오손 도손 이야기를 나눈 추억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어른들에게도 이런 비밀장소가 있다. 바로 휴가철이면 가는 나만의 비밀 장소.

칠말팔초. 바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휴가를 떠나는 시기를 말한다. 휴가를 가려면 어디로 갈까. 바다로 가는 사람이 역시 가장 많다. 그래서 강원도로 가는 영동 고속도로는 이맘 때면 주차장으로 변한다. 바다가 싫지는 않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에 다른 계곡이나 서해안으로 떠나는 사람도 많다.

문제는 아무리 사람을 피해 휴가를 따나도 결국 '사람에 치이다 휴가가 끝난다'는 점이다. 지방에 사는 묘미 중 하나는 아무리 사람이 넘처나도 그런 '사람을 피해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안다'는 점이다. 더우기 무릉도원같은 공간을.

충주에 살면서 충주 지역의 자연과 문화,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찾아다니다 보니 벌써 를 35편째 쓰고 있다. 그 동안 다녀 본 곳도 많고 억수계곡이나 쌍곡계곡처럼 아직 가보지 못한 곳도 많다. 충주에 앞으로 얼마나 더 살지는 모르겠지만 사는 동안 충주의 관광지, 남들이 알지 못하는 나만의 공간, 살아 숨쉬는 역사의 현장을 더 찾아볼 생각이다.

누구도 모르는 계곡

오늘 이야기 하는 곳은 충주에서도 거의 알려지지 않는 계곡이다. 이름도 없다. 계곡이라고 해서 아주 큰 계곡은 아니다. 아마 이 정도의 계곡이 크기까지 컸다면 이미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것이다. 크기면에서는 보잘 것 없지만 놀기에는 송계계곡보다 낫다. 이 계곡을 알려 주신 분이 절대 다른 사람들에게는 알려 주지 말라고 했고 그 분 역시 내 블로그를 자주 방문하는 편이라 자세한 위치를 얘기할 수 없는 점은 다소 아쉽다.

'니들이 무릉도원을 아느뇨'라고 했지만 무릉도원처럼 사시사철 신선놀음을 할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아울러 사시사철 신선놀음을 할 수 있는 사람도 없다. 그러나 더울 때는 신선 못지않게 시원한 여를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다. 차로 가면 집에서 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지난 금요일은 사무실에 출근을 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날씨가 너무 더워서 에어콘을 설치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민가

계곡 바로 옆에는 가정집이 이미 들어서 있다. 계곡 바로 옆이라서 여름에 따로 휴가를 가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통나무처럼 보이지만 통나무는 아니다.

민가 뒤뜰의 바위

민가 뒤뜰에는 큰 바위가 있다. 평상시 평상으로 써도 될 만큼 크지만 해가 있을 때는 불판이 따로 없다. 따라서 바위 바로 아래의 그늘에서 놀거나 바위를 지나 계곡 앞 그늘에서 노는 사람이 많았다.

작은 폭포수

두 개의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이 저수지의 수원이다. 그리고 두 개의 물줄기 중 하나의 물줄기는 다시 두개의 계곡이 합쳐저서 만들어진 물줄기였다. 사진에서 폭포처럼 떨어지는 곳 바로 위에서 두 개의 계곡이 만난다. 재미있는 것은 두 계곡의 수온 아주 다르다는 점이다. 왼쪽 계곡의 수온은 비교적 따뜻하며 오른쪽 계곡은 얼음처럼 차겁다.

물이 맑고 시원하다. 주변의 수온과 폭포수의 온도가 확연히 차이가 났다. 아이들도 즐거운 듯 이와 현민이는 튜브를 타고 물에서 놀았다. 다만 는 튜브가 없어서 화가 난 듯 물에 들어가지 않았고 현준이는 얼마 전 수옥정에서 미끄럼틀을 타다 놀란 듯 물을 피해다녔다.

물놀이에 여념이 없는 과 한진이

이와 한진이는 물놀이에 여념이 없었다. 갑자기 출발한 것이라 먹을 음식이라고는 과일과 물밖에 없었지만 두 녀석은 모두 즐거운 모양이었다.

정말 시원한 계곡

날이 너무 더워서 나도 물로 들어갔다. 그리고 폭포수 앞에 앉았다. 폭포수와 폭포수 옆의 수온이 완전히 달랐다. 주변의 물에 비해 폭포수는 뼈속이 어릴 정도로 시원했다. 특히 날이 너무 더웠다. 이렇게 계곡에 몸을 담그니 이백의 한시 [산중문답]에 나오는 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이라는 구절이 떠올랐다.

즐거운 아이들

물에서 이렇게 아이들과 놀다 보니 고기를 사와서 고기라도 먹으면서 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튜브에 엉덩이를 올려놓고 튜브를 타던 현민이가 뒤집어 졌다. 그리고 물을 먹은 현민이는 무척 놀란듯했다. 결국 일단 집으로 간 뒤 내일 다시 오기로 했다.

다음 날 글터에서 주관한 행사에 참석한 뒤 현민네랑 어제간 계곡으로 다시 갔다. 어제는 노느라 사진을 찍지 못했기 때문에 일단 주변 사진을 찍고 계곡을 소개해준 한진네도 연락해서 계곡에서 만나기로 했다.

계곡 동영상

처음에 비추는 곳이 아이들이 주로 노는 곳이다. 폭포가 떨어지고 있으며 주변의 수심은 그리 깊지 않다. 또 물이 맑고 상당히 깨끗하다. 동영상을 찍고 있는 곳에는 상당히 큰 돌이 있으며, 이 돌을 지나면 또 다시 그늘이 나온다. 자리에서 무엇인가 열심히 하고 있는 아주머니 둘은 우엉맘(오른쪽)과 한진맘(왼쪽)이다. 오른쪽 계곡의 물은 상당히 깨끗하며 물이차다. 아울러 고인 물이 많다. 왼쪽의 물은 오른쪽처럼 고인 물이 많지 않으며 물이 오른쪽 물에 비해 따듯하다. 이 두개의 물이 합쳐져서 처음에 본 폭포로 떨어진다.

한진이네가 도착하자 현민이네, 한진이네, 우리집이 모여서 삽겹살을 구웠다. 총 4근을 사왔다고 하는데 분위기가 분위기인지 짧은 시간에 모두 해치운 것 같았다. 아이들도 이런 곳에 와서 물놀이를 하고 밥을 먹는 것이 상당히 즐거운 모양이었다.

삽겹살에 술한잔을 마신 뒤 현민이네와 우리 집 모두 계곡에 몸을 담구고 물장난을 쳤다. 날씨가 더웠다면 더 좋았겠지만 술 한잔에 온몸이 이미 더워졌기 때문에 시원한 계곡물로 한바탕 물장난을 쳤다.

계곡에 온 시간은 조금 늦은 시간이었다. 글터 행사가 늦게 끝나 출발한 시간이 늦었고 또 휴가 때문에 동해로 가는 사람들이 많은 듯 도로가 막혔기 때문이다. 고기를 먹고 물에서 잠깐 놀자 벌써 해가 저무는 듯 했다. 도시와는 달리 이런 산골은 해만 사라지면 바로 추워진다. 이도 추워하고 다른 아이들도 추워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들의 즐거운 한때

관련 글타래

Powered by Textc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