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표준
바로 이 부분이 우리와 미국의 차이이다. 우리의 표준은 발표와 동시에 무조건 지켜야 하는 표준이지만 미국의 표준은 한 세대가 지나면 자동으로 지켜지는 표준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표준을 강제하지않는다. 표준이 제정된 해의 초등학교 입학생부터 표준을 적용한다고 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표준을 이렇게 적용하면 한 세대만 지나면 표준은 자동으로 정착된다.
한 세대만 지나면 될 일을 무엇때문에 강제하겠는가?
퀄타이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자판은 퀄타이(Qwerty)이다. 이 자판을 퀄타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자판 좌측 탭키에서 부터 우측으로 글쇠를 읽으면 QWERTY가 되기때문이다. 이 퀄타이 자판이 등장한지 벌써 백여년이 되는 것 같다. 1982년 미국은 이렇게 오랬동안 사용하던 자판을 버리고 드보락을 표준 자판으로 정한다. 드보락을 표준으로 정한 이유는 퀄타이 자판이 영어 자모의 발생 빈도를 고려하지않고 만들어 졌기때문이다.
타이핑 속도를 느리게하는 주범은 연타[1]인데 퀄타이는 영어 자모의 발생 빈도를 고려하지 않았기때문에 3연타가 빈번하며 attack과 같은 단어는 왼손으로 다섯 글자를 연달아 쳐야한다. 이러한 문제점때문에 퀄타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원숭이한테 A-Z 쓰여진 26개의 자모 카드를 주고 원숭이가 글자를 집는 순서대로 자판을 배열해도 퀄타이보다는 낫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퀄타이는 지금처럼 타이핑 기술이 발전된 상태에서 개발된 자판이 아니다. 퀄타이는 한 손가락으로 치는 자판을 양손, 두 손가락으로 칠 수 있도록 개발된 자판으로 당시로서는 아주 혁신적인 자판이었다.
그 이후 타이핑 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지금처럼 열개의 손가락을 모두 사용할 수 있게되었다. 그러나 자판은 아직도 두 손가락용으로 개발된 퀄타이를 사용하고 있다. 이 것이 불합리하기때문에 드보락을 개발, 표준으로 제정한 것이다.
1982년에 미국 표준 자판으로 지정되었으니까 벌써 21년이나 되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표준화된지 21년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미국에서는 퀄타이가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라면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미국에서 아직도 퀄타이가 사용되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정부에서 표준 자판 사용을 강제하지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면 무엇때문에 사용하지도 않을 표준 자판을 돈들여 개발했을까?
미국의 표준
바로 이 부분이 우리와 미국의 차이이다. 우리의 표준은 발표와 동시에 무조건 지켜야 하는 표준이지만 미국의 표준은 한 세대가 지나면 자동으로 지켜지는 표준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표준을 강제하지않는다. 표준이 제정된 해의 초등학교 입학생부터 표준을 적용한다고 한다[2]. 당연한 얘기지만 표준을 이렇게 적용하면 한 세대만 지나면 표준은 자동으로 정착된다.
한 세대만 지나면 될 일을 무엇때문에 강제하겠는가?
내가 운영하는 홈페이지 게시판이나 메일로 '읍니다'가 아니라 '습니다'가 맞다는 글이 자주 온다. 물론 현행 맞춤법은 소리나는 대로 적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때문에 읍니다가 아니라 습니다가 맞다. 현행 한글 맞춤법 표준안이 발표된 때는 1988년이다. 당시 난 대학교 4학년이었다. 즉, 개정 이전의 맞춤법이 몸에 익은 상태라는 얘기다.
습관은 제 2의 천성이라고 한다. 나에게 '읍니다'는 이미 몸에 익은 습관이다. 즉, '습니다'를 '읍니다'로 쓰는 것은 이미 몸에 익은 천성이라는 얘기다. 초등학생부터 현행 한글 맞춤법 표준안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한글 맞춤법 표준안 역시 한세대만 지나면 정착될 것이다.
어차피 한세대만 지나면 될 일을 무엇때문에 그토록 서두르는 것일까?
서양화는 종이의 여백을 채우는 작업이고 동양화는 종이에 여백을 남기는 작업이라고 한다. 동양화의 멋이 남겨진 여백이라면, 살아가는 멋은 기다릴줄 아는 여유가 아닐까?
이제 조금만 여유를 갖자. 기다릴 줄 아는 여유를. 먼 옛날 우리 선조들이 그랬던 것처럼.
남은 이야기
결국 퀄타이 자판에서는 독수리 타법이 올바른 타법이라는 얘기가 된다. 혹 옆 사람이 아직도 독수리 타법을 고수하고 있다면 흉보지 말고 칭찬해주기 바란다. 힘들어도 열 손가락을 사용하는 편법을 쓰지 않고 정도를 걷는 심지 굳은 사람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