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이야기 23 - 만수계곡

2007/06/07 11:30

만수계곡 자연관찰로

만수계곡은 이 이영장에서 몇 Km 더 가야한다. 이 길을 타고 계속 가다보면 또 다른 야영장이 나오는데 이 야영장(닷돈재 야영장)을 지나 한 1Km 정도 더가면 만수계곡 주차장이 나타난다. 만수계곡 자연관찰로는 이 주자장 건너편 다리 옆의 작을 길로 가면 나타난다.

만수계곡

충주의 장점을 딱 하나만 들라고 하면 나는 지천으로 널린 계곡을 꼽는다. 물 맑고 공기 좋은 이 곳은 사람들을 끄는 멋있고 시원한 계곡이 많다. 송계계곡도 좋지만 만수계곡도 아이들과 가보기에는 정말 좋은 곳이다. 지난 번 송계계곡을 다녀 오면서 우연히 만수계곡에 자연관찰로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어제는 현충일이지만 서점에서는 휴일에 쉬지 않고 일하기 때문에 사무실에 출근했다. 그러나 날이 너무 좋았다. 이런 날 사무실에 있는 것이 못내 아쉬워 아이들을 불러 만수계곡으로 갔다. 가는 길은 송계계곡을 가는 길과 비슷하다.

중앙 고속도로에서 충주 IC에서 빠진 뒤 충주, 수안보쪽으로 계속 가다 보면 고가를 지나 사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건대쪽(우회전)으로 길을 틀어 가다 보면 달래강과 만나며 이 길을 타고 계속 가다가 다리쪽으로 우회전하면 3번 국도를 타게된다. 3번 국도를 타고 수안보 쪽으로 가다가 용천에서 좌회전(월악산 방향)한다. 좌회전을 하면 36번 국도와 만나게 되는데 이 36번 국토를 타고 가다 보면 월악대교가 나온다. 월악대교를 건넌 뒤 우회전해서 송계계곡 쪽으로 3~4Km 정도 가면 예전에 글에서 설명한 송계계곡 야영장이 나온다.

만수계곡 자연관찰로

만수계곡은 이 이영장에서 몇 Km 더 가야한다. 이 길을 타고 계속 가다보면 또 다른 야영장이 나오는데 이 야영장(닷돈재 야영장)을 지나 한 1Km 정도 더가면 만수계곡 주차장이 나타난다. 만수계곡 자연관찰로는 이 주자장 건너편 다리 옆의 작을 길로 가면 나타난다.

만수계곡 자연관찰로

지도 상으로는 왼쪽 길과 오른쪽 길이 비슷한 것 같지만 왼쪽 길이 더 짧다. 따라서 오른쪽 길로 올라가는 것보다는 왼쪽 길로 올라가서 오른쪽 길로 내려오는 것이 더 편하다. 자연관찰로라는 이름답게 상당히 많은 나무에 나무의 이름과 설명이 붙어있고 계곡에 대한 설명, 자연에 대한 설명등이 많기 때문에 자연학습에 아주 좋다.

자연관찰로에 들어서면 바로 반기는 것은 예쁜 야생화들이다. 꽃에 대한 설명이 있지만 꽃만 사진을 찍어 두었기 때문에 꽃이 피어있지 않으면 어떤 꽃인지 알기 힘들었다. 이점은 고쳐야할 것 같았다.

바위에 피는 꽃

바위에서 자라는 꽃도 꽤 많다. 꽤 오래 전의 일인데 부모님께서 설악산에 다녀오면서 이름 모를 야생화를 가져온 적이 있다. 바위에 자란 것을 보고 캐 오셨다고 하는데 이 꽃은 다년생 풀인 듯 봄이면 꽃이 피고 여름에는 잡초처럼 자라다가 가을에 잎이 마르고 다음 해에 다시 꽃을 폈다. 이 바위의 꽃들도 그런 꽃인 것 같았다.

왼쪽 관찰로 다리

왼쪽 자연관찰로로 들어가는 관문이다. 만수계곡은 수중 생태계 보호를 위해 계곡의 출입 자체를 금하고 있으며, 흡연 역시 안된다[1]. 그런데 자연관찰로를 따라 가다보면 정말 아이들과 편안히 놀 수 있는 곳이 곳곳에 보인다. 그러나 출입금지이므로 절대 들어가서는 안된다.

나름대로 신경을 써서 만든 자연관찰로이고 길이 평탄하며, 가파른 곳에서는 입구에서 본 것과 같은 다리로 처리해 두었기 때문에 아이들도 충분히 갈 수 있는 길이다. 길이는 2Km 정도 되기 때문에 아이들과 천천히 걸어 다니고 가끔 쉬면서 가면 대략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정도 걸린다.

관리가 잘된 계곡

아이들과 길을 걷다보니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그리고 곳곳에 보이는 커다란 바위와 얕은 계곡물. 일단 아이들과 계곡에 들어가 봤다. 우엉맘은 바위에 앉아 있고 우영이와 다예는 양말을 벗고 계곡물에 들어갔다. 계곡물에 들어가 보니 물이 정말 차가웠다. 그런데 이 차거운 물에도 사는 물고기가 있었다. 쉬리와 같은 일급수에만 사는 물고기라고 한다. 이때였다.

관리인: 아버님. 계곡에 들어 가셔도 안되고, 담배를 피셔도 안되거든요.
도아: 아. 예. 죄송합니다.

딱 걸렸어

계곡에 들어가면 안된다는 것. 담배를 피면 안된다는 것을 몰라 아이들이 물에서 놀도록 했다. 그리고 잠깐 짬을 내서 담배를 한대 피웠다. 물론 담배를 피고 꽁초를 버릴 때가 없어서 들고 있었는데 이 꽁초를 보고 담배도 피워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려 주었다.

아이들을 데리고 바로 나왔다. 오른쪽 관찰로를 타고 내려오다 보면서 알게된 일이지만 '수중 생태계 보호를 위해 계곡 출입을 금한다'는 조그만 간판이 있었다. 그런데 들어가서 놀고 싶은 곳이 너무 많았다. 그러나 이렇게 좋은 계곡에 계곡 출입을 허용하면 어떻게 될지 너무 뻔한 일이라 들어가고 싶은 욕망을 참고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아울러 이 계곡은 공원 관리인이 계속 순찰을 돌고 있었다.

토론장, 쉼터

관찰로를 따라 조금 올라가면 토론장, 쉼터가 나온다. 계곡 옆의 그늘진 곳에 평평한 돌을 두고 잠깐 쉴 수도 있고 관찰로를 보고난 뒤 자연에 대해 아이들과 얘기할 수 있도록 만든 공간 같았다.

관찰로를 따라 올라 가다 보면 곳곳에 나무에 대한 설명, 계곡에 대한 설명, 자연에 대한 설명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올라가면서 설명을 읽다 보니 신음하는 소나무에 대한 얘기가 있었다.

신음하는 소나무

일본군들이 태평양 전쟁 말기에 항공기에 사용할 기름이 없자 송진을 채취하기 위해 한 일이라고 한다. 그 뒤 몇 십년이 지났지만 소나무에는 아직도 V자의 흉터가 그대로 남아있었다. 5000년의 역사 중 일본이 지배한 것은 36년에 불과하지만 그들이 남긴 상처는 아직도 너무 많은 것 같았다.

자연의 공기 정화 작용

자연의 공기 정화 작용

우엉맘: 우영아 나무는 공기도 정화해?
도아: 왜 정화하는지는 알어?

우엉맘: 나무는 광합성을 하잖아.
도아: 그런데,,,

우엉맘: 광합성을 하면 이산화 탄소가 필요하잖아.
도아: 그래서.

우엉맘: 응?
도아: 그런다고 공기가 정화되?
도아: 이산화 탄소를 마시고 산소를 내보내기 때문에 정화가 되는 거지

작년에 인천에 있을 때 초등학교 3학년 짜리를 가르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우엉맘도 나름대로 정확히 알고 있었다. 이산화 탄소(두개의 산소로 산화된 탄소)는 분자식이 CO2인 것에 알 수 있듯이 탄소 원자 하나와 산소원자 두개로 구성된다. 아울러 나무가 타면 탄소(숯)만 남는다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나무의 주 구성원은 탄소이다. 따라서 광합성을 하면 나무는 주 구성원인 탄소(C)를 빨아드리고 산소 두개(O2)를 돌려 주게된다. 여기서 되돌려 주는 산소는 이산화 탄소의 산소가 아니라 물에서 가져온 산소라고 한다인게이지님. 참 신비한 자연이다.

가보면 알 수 있지만 오른쪽 관찰로 보다는 왼쪽 관찰로가 볼것이 더 많았다. 그리고 계곡에 접근하기 더 쉽게 되어 있었다. 이 관찰로를 따라 계속 가다보면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나오고 이 다리를 통해 오른쪽 관찰로로 이동할 수 있다.

자연이 만든 거대한 평상

왼쪽 관찰로로 갈 때는 보지 못했는데 오른쪽 관찰로로 오다보니 보였다. 돌에 앉아 고기 굽고 술한잔 마시면 우화등선[2]할 것 같은 평상이었다. 평상 주변의 시원한 물을 보니 어렸을 적 자맥질하던 생각이 그대로 떠올랐다.

오른쪽 관찰로의 다리

오른쪽 관찰로는 길이 조금 꼬불 꼬불하고 사진과 같은 다리가 많았다. 따라서 관찰 꺼리는 왼쪽 관찰로가 더 많았다.

다예 수영장

한바퀴를 돌고 오니 한 두 시간정도 지난 것 같았다. 원래 설명에는 한시간 정도 걸린다고 했지만 이제 네살인 다예를 데리고 중간 중간 쉬면서 왔기 때문인 것 같았다. 다시 주차장으로 왔다. 주차장에서 안쪽길을 따라 가면 다시 만수계곡이 나온다. 이 계곡은 들어가도 되지만 야영 및 취사는 금지 되어 있었다. 아울러 야영은 벌금 50만원, 취사는 벌금 10만원이었다.

안쪽의 물은 상당히 깊지만 다리 아래쪽은 깊지 않기 때문에 여기서 우영이와 다예를 놀게했다.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듯 상당히 작은 웅덩이가 있었고 이 웅덩이를 다예 수영장이라고 이름 붙여 주자 다예도 우영이도 즐거운 듯했다.

다예 수영장

가장 왼쪽 사진은 휴게소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 찍은 사진이다. 다예는 예쁜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무엇을 먹다가 지저분해진 얼굴을 찍는 것을 싫어한다. 그렇지만 찡그린 다예의 표정도 예쁘기 때문에 사진을 찍었다. "찍지마, 사진 찍지 말라고"라고 외치는 녀석을 보면서.

밖에만 나오면 코펠로 라면을 끓여 먹던 버릇이 있어서 인지 집으로 가자고 하자 다예가 라면이 먹고 싶다고 조르는 것이었다. 결국 지난 번에 갔던 송계계곡[3] 야영장에서 라면을 끓여 먹고 집으로 돌아 왔다.

식당에서

만수계곡 입구에서

야생화들

다예 수영장에서

동영상을 보다 보면 우영이가 계속 '술취했나'하는 얘기를 들을 수 있다. 동영상에는 잘 나오지 않지만 나이가 조금 드신 분들의 고성 방가 때문이다.

관련 글타래


  1. 나도 모르고 계곡에 들어가서 담배 피다가 걸렸다. 
  2. 사자성어는 지식도 아니라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또 모르는 사람을 위해 친절을 발휘하기로 했다. 우화등선(羽化登仙)은 신선(깃털)으로 변해(우화) 하늘에 오른다(등선)는 뜻이다. 
  3. 6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송계계곡은 차를 주차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와있었다. 충주 사람들이 온 것으로 생각되지만 일반 버스로 오가는 사람들도 있는 걸 보면 외지에서도 상당히 많이 온 것 같다. 처음에는 7월 정도에 가면 괜찮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7월에 가도 미어 터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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