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방울 세탁기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

2007/04/17 09:59

공기방울 세탁기

대우에 다니는 친구 이야기이므로 진실은 저 멀리에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공기 방울 세탁기는 국내는 물론 외국까지 대우라는 브렌드의 가치를 높이는데 일조했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모 국가에서는 시장 점유율이 아주 높았던 것(60%)으로 기억한다. 반면에 삼성이 만든 '삶는 세탁기'는 실패했다. 옷을 삶기 때문에 세탁 효과는 확실히 좋았지만 한가지 고려하지 못한 점이 있었다. 모든 전자 부품은 열에 약하다는 점. 좋은 세탁 효과 때문에 초기에는 아주 잘 팔렸지만 대신에 AS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생산라인을 닫았다고 한다.

늦은 혼인

몇년 전 혼인을 한 친구가 있다. 불혹의 나이에 무슨 혼일일까 싶었지만 혼인하는 아가씨를 보니 이해가 됐다. 이 아가씨의 생활 능력도 능력이지만 철없는 이 친구에게는 꼭 엄마 같았기 때문이다(나이가 많다는 뜻이 아니다). 이 녀석도 아버님이 살아 계셨을 때는 꽤 잘 살았다고 한다. 아버님이 영화쪽 일을 하다 보니 영화에 출연한 적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아버님이 돌아가신 뒤 가세가 기울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면서 공부 보다는 쌈박질에 열심이 였다(보통 엄마들이 아들을 잘 통제하지 못한다). 해마다 물어보면 하는 일이 시험 공부이다. 홀어머니에 독자라 군대도 가지 않아 무려 5수를 했고, 대학가기를 포기한 뒤로는 고시 공부, 공무원 시험등등 하여간 봄에 만나면 이런 시험을 준비하고 있고 겨울에 만나면 다른 것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러다가 몇 년전 부터 에이전시 회사에 입사해서 일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녀석을 다들 철없이 보는 것은 불혹을 지난 지금도 만나면 하는 얘기가 '동네 후배들이 어디를 잡고 있다'느니 '후배들이 있을 때는 괜찮았다'느니와 같은 어린 시절 동네 깡패 얘기가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대학교 때 일이다. 하루는 이 친구가 늦은 저녁 집으로 찾아 왔다. 사연인 즉 술을 마시다 열이 받아 다른 사람을 두들겨 팼다는 것이다. 그런데 상대방이 합의금으로 10만원을 요구했고 그 돈이 없어서 온 것이라고 한다. 나도 없는 살림이었지만 꼬불쳐둔 비상금 3만원과 어머님께 7만원을 빌려 이 친구에게 빌려 줬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다음날 연락이 끊긴 것. 문제가 커져 도망간 것으로 봤지만 이 뒤로 한 4~5년 정도 이 친구를 만날 수 없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했을 때 이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그간의 사정을 얘기하고 빌린 돈을 갚겠다는 것이었다.

우연히 만난 동문

워낙 오랜 만에 만났고 이미 잊고 산 돈이라 이 돈을 받아 술을 사기로 했다. 이 친구와 술을 마시고 있다가 고등학교 때 같은 반이 었던 친구를 만났고 합석을 했다. 이렇게 만난 친구의 친구가 나와 같은 숭실 대학교 전자 공학과를 다니고 있었다.

학교에 동문의 수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동문은 대부분 알고 있었지만 이 친구는 본적이 없었다. 확인해 보니 동문회에는 전혀 나오지 않은 친구였다. 당시에는 대학교 4학년 이었고 과학원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 친구가 졸업한 뒤 서류를 발급받으러 학교를 방문했을 때 우연히 만났다.

도아: 요즘 뭐하니?
친구: 취직했어.
도아: 어디?
친구: 응. 대우전자.
도아: 그래. 축하한다. 대우는 대우가 않좋다고 하던데

과가 과이다 보니 아는 사람 중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현대전자에 다니는 사람이 많다. 각 회사의 특징을 보면 삼성전자는 일단 입사를 하면 열열한 삼성맨으로 돌변한다. 학창시절 나와 함께 삼성을 욕하던 친구도 연수 석달만에 열열한 삼성맨으로 돌아섰다. 즉, 삼성의 장점은 이런 인적관리에 능하다는 점이다.

LG전자에 입사한 사람은 비교적 조용하다. 아울러 분위기가 가족적이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삼성에서 LG로 옮긴 사람도 있다. 현대전자는 모회사가 건축회사라서 그런지 어떤 계획성으로 일을 하는 것을 본적이 별로 없다. '안되면 되게하라'는 말이 현대를 표현하는 가장 적당한 말인 것 같다. 현대의 이런 점은 단점인 것 같지만 숙달되면 '어떤 일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바뀌는 것을 종종 보곤 했다.

그럼. 대우는? 다른 특색이 없다. 오로지 하는 얘기가 '대우는 대우가 않좋다'는 얘기다. 그래서 이직율이 높다. 내가 알고 있는 선후배 중 대우에 입사해서 아직까지 다니고 있는 사람은 없다. 아무튼 친구와의 대화가 이어졌다.

친구: 그런데 대기업이라는 놈들은 하연간.
도아: 왜?

친구: 이사가 와서 "시장 점유율을 1% 높이는 방법"을 묻더라고 기술 개발을 한다. 마케팅을 한다 등등의 의견이 나왔는데 이사 왈, "시장 점유율이 1%인 회사를 산다"라고 하더군.
친구: 그러고는 "개발은 나중에 해. 다른 회사 다 망하고 한 두개 남으면 그때 정말 개발하는 거야"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시장까지 뛰어 들어 분탕질을 치는 이유를 알려 주는 대목이었다. 저런 방법으로 망한 중소기업이 한둘이 아니고 대형 자본이 구멍가게까지 진출한 덕에 지방 경제는 살아날 기미 조차 보이지 않는다.

공기방울 세탁기의 비밀

친구: 너. 공기 방울 세탁기가 어떻게 나왔는지 아니?
도아: 몰라. 무슨 숨은 이야기라도 있니?

친구: 응. 원래 삼성에서 만든 삶는 세탁기는 대우가 먼저 한거래. 개발이 거의 마무리 될 무렵 연구원을 70%가량 빼가서 삼성에서 개발한 거래. 도아: 그래. 삼성이면 충분히 그럴 수 있지.

친구: 남은 연구원은 개발 인력이 다 빠져 나가자 허탈해서 매일 술을 마셨는데 우연히 맥주의 공기 방울이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는 것을 보고 공기 방울 세탁기를 만들었데.

물론 대우에 다니는 친구의 이야기이므로 진실은 저 멀리에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공기 방울 세탁기는 국내는 물론 외국까지 대우라는 브렌드의 가치를 높이는데 일조했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모 국가에서는 시장 점유율이 아주 높았던 것(60%)으로 기억한다.

반면에 삼성이 만든 삶는 세탁기는 실패했다. 옷을 삶기 때문에 세탁 효과는 확실히 좋았지만 한가지 고려하지 못한 것이 있었다. 모든 전자 부품은 열에 약하다는 것. 좋은 세탁 효과 때문에 초기에는 아주 잘 팔렸지만 대신에 AS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생산라인을 닫았다고 한다.

이 얘기를 들으면 생각나는 한자 숙어는?

대우전자 제품이 고장이 잘나는 이유는?

우스개인지 사실인지 모르겠지만 당시 대우에 다니던 선배가 해준 이야기이다.

기자: 탱크주의라고 하면서 왜 대우 제품은 고장이 잘나죠?
사장: 탱크는 튼튼하지만 원래 고장이 잘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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