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곱창
동대문구 전농동에 가면 '돼지 신(腎)'만 파는 집이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신(腎)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부러 찾아 가는 경우는 없다. 명절 때였다. 이모부님이 오셔서 맛있는 집이 있다면서 우리 부자와 매형을 데리고 간 집이 바로 이 집이었다. 허름하게 생긴 10여평 미만의 집이었고 맛있다는 소문이 나서인지 이미 자리가 거의 꽉차있었다. <사진: 돼지 신을 팔고 있는 은하곱창 메뉴판>[1]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못먹는 음식이 거의 없다. 일단 술안주로 나오는 음식은 대부분 맛있다. 아울러 술과 곁들이면 처음에는 못먹을 것 같은 음식도 이내 친해지기 마련이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겨 먹는 안주 중 하나가 신(腎)이다. 보신탕집에서 신(腎)은 단골이 아니면 주지 않는 부위이다.
동대문구 전농동에 가면 돼지 신(腎)만 파는 집이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신(腎)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부러 찾아 가는 경우는 없다. 명절 때였다. 이모부님이 오셔서 맛있는 집이 있다면서 우리 부자와 매형을 데리고 간 집이 바로 이 집이었다. 허름하게 생긴 10여평 미만의 집이었고 맛있다는 소문이 나서인지 이미 자리가 거의 꽉차있었다.
주인: 꼬들 꼬들한 것으로 드릴까요? 아니면 말랑 말랑한 것으로 드릴까요?
이모부: 섞어 주세요.
일단 먹어 보니 맛은 있었다. 부위가 부위인지라 육질이 쫀득 쫀득하고 씹히는 맛이 좋았다. 문제는 부위가 부위인지라 지린내가 무척 심하게 난다는 점이었다. 한 조각을 드신 매형은 더 이상 드시지 않고, 아버님도 입 맛에 맞지 않는지 더 이상 드시지 않으셨다. 계속 권하는 이모부님 때문에 결국 몇 점을 더 집어 먹었다. 그리고 한 석달간 입에서 지린내가 나는 것 같아 다른 음식도 들지 못했다.
이때 일이다. 한쪽 귀퉁에 앉아 열심히 신(腎)을 먹고 있는 아주머니. 그런데 먹는 방식이 아주 특히했다. 일단 젓가락을 '돼지 신(腎)'의 구멍에 끼워 핫도그처럼 만든다. 그리고 핫도그처럼 된 '돼지 신(腎)'을 입에 넣고 손을 위아래로 열심히 움직이며 돼지 신(腎)을 빤다. 한참 그렇게 빤 뒤 한 입 덮석 베어 물고 흣뭇하게 씹는다.
이 모습을 보니 불현듯 궁금해 졌다.
저 아줌마는 저게 돼지의 어느 부위인지 알고 저러는 것일까?
아니면 모르고 저러는 것일까?
내가 못먹는 두 가지 음식
술을 좋아하고 못먹는 것이 없기 때문에 먹는 얘기를 하면 '몬도가네를 한다'는 얘기를 듣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먹지 못하는 두가지가 있다.
- 없어서 못먹는 것
- 안줘서 못먹는 것
- 돼지 신 사진도 있지만 혐짤일 수 있어서 메뉴판만 공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