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야 나 예뻐

2007/02/12 21:36

첫째와 둘째

나면서부터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다. 첫째는 대부분 첫째라는 이유만으로 주변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또 여기 저기서 받는 선물로 부족한 것 없이 자라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첫째는 조금 독선적이다. 그러나 많이 받았기 때문에 첫째가 둘째보다 잘 배푼다. 반면에 둘째는 나면서부터 생존 투쟁인 셈이다. 이미 몇년간 아성을 구축한 첫째로부터 사랑을 뺏아와야 한다. 그래서 애교가 많다. 아울러 무엇을 얻기위해서는 기다려야 한다는 것도 잘안다. 그래서 첫째보다는 둘째가 잔머리를 훨씬 잘 쓴다.

'내리 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고 한다.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을 보면 정말 그렇다. 자식이 아무리 부모에게 잘 해도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보다는 크기 힘들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 말은 아이를 키우다 보면 큰 아이 보다는 둘째, 둘째 보다는 막내가 더 귀엽다는 것을 표현하는 말이기도 하다.

우영이는 부모인 내가 봐도 참 잘생겼다. 따라서 우영이 만큼 예쁘다는 소리를 들은 애도 많지 않다. 더우기 처가집에서는 우영이가 큰 손자이다. 장인 어른이 큰 아들이고 애 엄마가 큰 딸이다 보니 몇 십년간 아이가 없다가 처음으로 생긴 아이가 우영이다. 또 본가에서 우영이는 종가집 종손이다.

그러다 보니 처가나 본가 모두 우영이를 귀여워했다. 특히 돌아 가신 아버님은 우영이를 특별히 아끼셨다. 얼마전 들은 우영이와 우엉맘의 대화이다.

우엉맘: 우영이, 장안동 할아버지 기억나?
우영: 응. 맨날 누워 계셨잖아.

우엉맘: 할아버지는 아프셨잖아. 그래도 우영이를 얼마나 예뻐하셨는데.
우영: 알어. 할아버지한테 가면 꼭 나는 만원을 주고, 은수 누나는 오천원, 상원이 형은 천원을 줬어.

은수(동생네 첫째)는 아버님이 어릴 때부터 거의 키우다 시피하셔서 아버님은 은수를 남달리 예뻐하셨다. 아울러 우영이는 종손이라는 이유로 또 아버님의 사랑을 독차지 했다. 반면에 동생네 둘째인 상원인 자기가 우영이보다 형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천원씩 받았던 것이 무척 마음 상했을 것 같다.

첫째라면 서글퍼서 울겠지만 상원이도 그렇고 다예도 그렇고 이럴 때 살아가는 방법을 안다. 그래서 상원이는 할아버지의 처우가 못마땅했지만 할아버지가 아프다고 하시면 하루 종일 다리를 주물러 드리곤 했다. 역시 기특하다.

첫째와 둘째

나면서부터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다. 첫째는 대부분 첫째라는 이유만으로 주변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또 여기 저기서 받는 선물로 부족한 것 없이 자라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첫째는 조금 독선적이다. 그러나 많이 받았기 때문에 첫째가 둘째보다 잘 배푼다.

반면에 둘째는 나면서부터 생존 투쟁인 셈이다. 이미 몇년간 아성을 구축한 첫째로부터 사랑을 뺏아와야 한다. 그래서 애교가 많다. 아울러 무엇을 얻기위해서는 기다려야 한다는 것도 잘안다. 그래서 첫째보다는 둘째가 잔머리를 훨씬 잘 쓴다.

다예도 둘째라서 그런지 애교가 많다. 동네 아주머니가 항상 하는 얘기는 "제는 누굴 닮아서 저렇게 얘교가 많지"이다. 퇴근하면 착 달라 붙어서 어깨를 주물러 준다. 엄마, 아빠가 화가난 것 같으면 반찬 투정도 하지 않고 김치까지 얹어서 밥을 먹는다. 반면에 우영이는 엄마, 아빠가 화난 상태에서도 그대로 투정을 부리다 혼이 나곤한다.

어제의 일이다. 할머니가 사준 모자(옆에 머리카락이 흘러내리는 듯한 모자)를 딱 쓰더니 다예 특유의 자세 - 허리를 옆으로 튼 - 를 취하면서 던진 한마디.

자기야, 나 예뻐

어디서 듣고 하는 얘기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모두 뒤집어 졌다.

자기야 나 귀신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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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다예, 따공, 아버지, 우영, 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