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아는 소셜픽
'다음'에서는 기존의 실시간 검색에 비해 진화된 실시간 검색을 내놓았다. 이전 글에서 한번 소개한 '소셜픽'이다. 소셜픽은 기본적으로 댓글, 검색어, SNS 반응을 종합해서 이슈를 선정한다. 이런 이유로 조작이 쉽지 않다. 또 지난 한달간 소셜픽을 계속해서 감시해 보니 포털 뉴스와는 확연히 다른 양상을 선보였다. 소셜픽에는 매일 다양하며 관심있는 이슈가 올라왔다. 반면에 포털 뉴스는 마치 다른 세상인 것처럼 관심과 동떨어진 때로는 자극적인 기사들로 넘쳐났다. 따라서 오늘은 지난 한달간 소셜픽에 올라온 이슈와 포털 뉴스에 올라온 기사를 비교해 보겠다. 또 최근 '나는 꼼수다'에 의해 정체가 드러난 '십알단'(십자군 알바단)과 같은 알바 트윗에 대한 다음의 입장을 들어봤다.
목차
조작이 가능한 실시간 검색
원래 나는 포털 뉴스는 거의 보지 않는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한 가지는 리더(Google Reader)로 보는 것이 웹 사이트를 직접 방문해서 보는 것 보다 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이런 방법으로 뉴스를 읽으면 포털이나 신문사의 편집 의도를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뉴스는 대부분 구글 리더(Google Reader)를 통해 접한다. 이런 방법의 장점은 '내가 관심 있는 기사'를 골라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반면에 단점은 많은 사람들이 관심있어 하는 주제를 놓치기 쉽다는 점이다. 포털에서 제공하는 실시간 검색어가 인기가 좋은 것도 사용자의 관심을 반영한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포털에서 제공하는 실시간 검색어는 조작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신정아 사건의 진성호, 성상납의 정우택에서 알 수 있듯이 포털에서 직접 조작하는 때도 있다. 그러나 포털 내에서 조작하지 않는다고 해도 특정 세력에 의해 얼마 든지 조작 가능[1]하다. 따라서 최근에는 사람들이 관심있어하는 주제는 주로 소셜픽(SocialPick)을 통해서 읽는다. "집단 지성을 품은 이슈 사냥꾼, 소셜픽"라는 글에서 한번 소개했지만 소셜픽은 댓글, 검색어, SNS 반응을 종합, 이슈를 찾아 준다. 따라서 포털이든 세력이든 구조적으로 조작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지난 10월 12일 소셜픽에 뜬 주제다. 내용은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다만 디지털타임스는 소셜픽이라는 기사 섹션을 따로 두고 있다. 다음 소셜픽에 올라온 주제를 정리해서 올리는 것이라고 한다.
포털과는 너무 다른 소셜픽
다만 소셜픽은 따로 도메인으로 제공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편하게 소셜픽을 보기 위해 블로그에 아예 소셜픽을 달아 두고 틈틈히 확인하고 있다.
그럼 소셜픽과 포털 뉴스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먼저 지난 9월 7일자 소셜픽을 보면 1위에 정준길 '사의표명'이 올라와 있다. 안철수 원장에게 불출마를 종용하며 협박한 인물이 정준길이다. 이외에 각시탈, 화영, 류현진, 신용등급, 강기갑, 손연재, 싸이등 정치, 드라마, 스포츠, 연예등 상당히 다양한 주제들이 소셜픽에 올라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9월 7일 포털 메인
다음(아래 그림 상단)에는 '안철수 협박 논란에 대한 국조', '새누리당 안철수 검증팀 실체'에 대한 부분이 메인 뉴스에 올라와 있다. 네이버(아래 그림 하단)도 안철수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성격은 다소 다르다. '홍준표의 안철수 출마 못한다'는 이야기가 가장 위에 올라와 있다. 또 코리아헤럴드의 자극적인 기사('6세남, 성폭행 당하는 누나 구하려다 사망'), '협박 폭로가 문재인을 울렸다'는 기사등 실제 중요한 사안 보다는 물타기성 기사가 많다. 그런데 더 재미있는 것은 메인 상단의 물타기성 기사를 제공한 언론사다. 진보 매체로 분류되는 오마이뉴스와 미디어오늘이다. 따라서 만약 편집이라면 정말 '교묘하다'는 생각이 든다.
9월 12일 소셜픽 vs 포털
다음은 9월 12일자 소셜픽이다. 한 5일정도 지났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뉴스는 정준길이다. 정준길 새누리당 공보위원이 '친구간의 통화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고 했다. 그런데 정준길이 협박하는 것을 들었다는 택시 기사의 증언이 터져나왔다. 바로 이 내용을 다룬 것이다. 이외에 기성용, 싸이, 신의, 조희팔 등 사람들의 관심이 비교적 폭넓게 등장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인기이기 때문에 싸이 엘렌쇼, 싸이 정용진등 싸이에 관련된 키워드가 두개나 올라와 있다.
반면에 다음 메인에는 문재인 연승, 택시기사 증언이 주요 뉴스로 올라와 있다. 사안이 워낙 폭팔력있는 사안이라 네이버에도 택시기사 증언이 메인 뉴스에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뉴스를 제공한 회사는 SBS다. 9월 7일 물타기 기사는 오마이뉴스, 미디어오늘의 기사를 배치하고 사실을 보도하는 뉴스는 SBS를 배치했다. 자동 로직이라면 상당히 지능적인 로직이고 편집이라면 상당히 의도적인 편집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 부분은 단순한 추정일 뿐이다. 나 역시 뉴스캐스트의 로직은 모르기 때문이다.
10월 4일 소셜픽 vs 포털
10월 4일 소셜픽에는 문재인의 시민캠프, 박찬종 대선 출마, 구미 불산 가스 피해, 싸이, 안절수, 이외수 등 역시 상당히 폭넓은 키워드가 올라와 있다. 10월 4일 소셜픽에서 주의해서 볼 부분은 정치인이다. 문재인, 박찬종, 안철수등 모두 야당 인사들이다. 포털 뉴스가 여당 인사들로 채워지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가 있다. 또 소셜픽만 봐도 싸이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한달간 소셜픽에 계속해서 싸이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보통 다음 뉴스는 소셜픽과 똑 같지는 않아도 어느 정도 비슷한 주제가 표시됐다. 반면에 이번 뉴스는 소셜픽과 조금 큰 차이가 난다. 내용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안철수, 박근혜, 문재인의 여론 조사 결과, 내곡동 특검, 안철수 MBC 사과 요구가 주된 내용을 이룬다. 반면 네이버 뉴스는 완전 딴 세상이다. '20대 남, 애인 임신하자 친구들 모아서...'라는 상당히 자극적인 뉴스가 메인 최상단에 있다. 그러고 박정희 비밀 계좌, 연예인 이혼, 아이폰등이다. 주제는 폭넓지만 자극적인 기사 제목외에 관심가는 뉴스가 별로 없다. 싸이가 유일한 공통 관심같다.
10월 9일 소셜픽 vs 포털
10월 9일 소셜픽의 주된 주제는 구미 특별재난지역 지정, 싸이, 남영동 1985라는 영화, 김응룡, 유인촌, 김무성, 국사편찬위원회등이다. 구미 불산 가스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시점에 특별재난지역 지정은 조금 늦은 감이 있다. 그러나 하루를 점령할 만큼 큰 뉴스라고 생각한다. 또 고 김근태 전의장의 고문을 다룬 영화 남영동 1985도 관심있는 주제로 올라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국사편찬위원회는 일왕을 천황, 을사늑약을 을사조약으로 고치도록 지시하고 이한열 열사의 사진을 지우도록 한 역사 왜곡 문제 때문에 소셜픽의 마지막을 차지했다.
반면에 다음 메인 뉴스는 소셜픽과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인다. 안대희 사퇴, 김무성등 여당의 동향이 많다. 소셜픽과 일치하는 부분은 김응룡 정도인 것 같다. 다만 내 성향 때문인지 몰라도 소셜픽에 올라온 키워드들에 더 관심이 간다. 반면에 네이버는 '완전 딴 세상'이다. '아파트가 늙어간다', '스마트폰 한글'에 '중국인들 인육 구하러 한국 온다고?', '아줌마, 아저씨, 추해요!'와 같은 상당히 자극적인 기사가 많다. 마치 가판대의 선데이 서울을 보는 것 같다. 네이버 사용자들은 정말 구미 불산 가스 피해 보다 이런 뉴스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화면을 잡은 시간대가 문제인 것인지 다른 의도가 숨어있는 것인지 다소 궁금해 진다.
지난 한달간 소셜픽(SocialPick)에 어떤 기사가 올라오는지 생각날 때마다 화면을 잡아 뒀다. 화면을 잡는 시간대는 특정하지 않았고 블로그에 달린 소셜픽을 보고 생각날 때마다 잡은 것이다. 그런데 오늘 글을 정리하면서 소셜픽과 포털 뉴스를 비교하니 정말 전지차였다. 일단 소셜픽의 주제가 더 다양 했다. 또 사회 전반적인 이슈가 고르고 균형있게 분포되어 있었다. 이렇다 보니 관심있는 주제가 많았다. 소셜픽에 올라온 키워드 중 5개 정도는 관심있는 주제였다. 반면에 다음 뉴스는 많으면 1~2개 정도, 네이버는 화면을 잡을 때마다 관심있는 주제는 없었다. 이 때문에 네이버를 접속할 때마다 다른 세상에 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즉, 한글을 쓰는 다른 나라의 웹 사이트를 보는 느낌이었다.
십알단과 소셜픽, 창과 방패의 싸움
딴지일보의 십알단 독자 제보 글에 올라온 사진이다. 생긴 것은 사람인데 옷을 벗으면 봇이되는 십알단.
그런데 걱정이 생겼다. 바로 여론 조작을 시도하는 세력들 때문이다. 얼마 전 나는 꼼수다에서 새누리당 십자군 알바단(이하 십알단) 정체를 공개했다. 블로그에는 십알단 명단과 잠수한 십알단을 찾는 방법도 올렸다. 이 십알단 계정은 대부분 자신의 트윗은 올리지 않는다[2]. 주로 십알단 얼굴 마담의 글을 돌려보기(리트윗, Retweet, RT) 하는 계정들이었다. 즉, 네이버, 다음을 점령한 알바단이 이제 SNS를 점령하기 위해 트위터에 등장한 것 같았다. 그래서 십알단이 주로 인용(RT)하는 내용을 감시하고 소셜픽에 뜨는 주제를 비교해 봤다. 일단 십알단이 RT하는 내용 중 소셜픽에 뜨는 주제는 없었다. 물론 이 부분은 지난 9월 27일 나꼼수에서 십알단의 존재를 폭로한 뒤 절반이 넘는 십알단이 잠수를 타며 일시 활동을 중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이런 십알단이 명백이 존재하고 RT를 통해 여론을 조작하려는 시도가 있다면 소셜픽도 조만간 포털 뉴스처럼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따라서 일단 다음에 문의해 봤다. 다음에서 보내온 답변에 따르면 본문에 포함된 키워드에 성인, 광고성 키워드가 포함되면 일반적인 필터링을 하며, 트위터 사용 패턴 분석을 통해 어뷰징으로 판단되면 노출을 제한한다고 한다. 즉, 조금 더 감시해봐야 알겠지만 십알단과 같은 여론조작 조직에 대한 어느 정도 고민하고 있는 것오로 보였다. 문제는 여론 조작을 시도하는 이런 세력이 있는 한 소셜픽은 방패의 숙명을 짊어지고 갈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즉, 소셜픽도 잠깐만 방심하면 알바들에 의해 점령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