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아이들과 얘기하다보면 의외의 답변에 당황하는 경우가 종종있다. 애 아버지가 된지 이제 5년밖에 되지 않지만 이런 일을 상당히 자주 격는다.

지난 월요일의 일이다. 날씨도 덥고, 우영이가 수영장을 무척 가고싶어해서 어린이 집에서 택시를 타고 인천 서구에 있는 물썰매장을 가고 있었다. 택시 내에 붙어 있는 금연 표지를 보고 뜻이 궁금해진 우영이가 질문을 시작했다.

우영: 아빠! 금연이 뭐야?
도아: 응. 담배피지 마세요... 이런 뜻이야?

우영: 왜?
도아: 모든 차안에서는 담배를 펴서는 안되.

우영: 왜?
도아: 우영이는 아빠 담배 냄새가 좋아? 싫어?

우영: 싫어?
도아: 그럼 아빠가 차안에서 담배를 피면 우영이가 담배 냄새를 맡아? 안맡아?

우영: 맡아?
도아: 그럼 차안에서 담배를 피워야 겠어? 피우지 말아야 겠어?

우영: 피우지 말아야겠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지만 한참을 생각하던 녀석은 혼자말처럼

우영: 아빠. 나도 아빠처럼 어른이 되면 담배필꺼야?
도아: 다른 것은 해도 담배는 피지마.

우영: 왜?
도아: 좋은 것이 하나도 없으니까.

우영: 그런데 아빠는 왜펴?
도아: 아빠가 우영이 나이 때는 담배 피지말라고 애기해주는 사람이 없었어.

우영: 그래? 그럼 내가 해줄께. 아빠! 담배 피지마세요.

택시 기사분은 아이 때문이라도 담배를 끊어야 겠다고 하고, 애 엄마는 고소한지 소리없이 웃는다. 또 한방 먹은 기분이다. 그래도 기분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