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일찍 일어나 오랜 만에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그때 들이는 우엉맘의 웃음 소리.
우엉맘: 오빠. 이거봐. 이거 봤어?
무슨 호들갑인가 싶어서 확인해 보니 커다란 도화지 한장을 들고 있었다. ㄷ이 꺼꾸로 쓰여진 것으로 봐서 다예 솜씨로 보였다. 그런데 내용이 재미있다.
김치는 왜 고추 가루가 왜 이스까?(김치는 왜 고추 가루가 있을까?)
왜 김치는 왜 예러가지 종유가 이스까?(김치는 왜 여러 종류가 있을까?)
총각김치 깍두기 배추김치?
깍두기는 어떡깨 만드러스까?(깍두기는 어떻게 만들었을까?)
사진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아직 맞춤법이 정확하지 않다. 우영이는 큰 아이라고 조금 어렸을 때부터 국어 교육을 시켰는데 다예는 둘째라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그러나 요즘 부쩍 글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그런지 가르쳐 주지 않은 것 치고는 글을 꽤 잘 쓴다. 문제는 왼손 잡이다 보니 ㄷ를 꺼꾸로 쓰는때가 많다. 또 글로만 부족했는지 오른쪽 한 귀퉁이에 다예가 좋아하는 그림을 그려 두고 있다.
오늘 발표할 내용이라고 한다. 아이다운 순수함과 호기심, 그리고 다예 다운 그림 솜씨가 한껏 묻어난다. 왼손으로 쓰는 글씨지만 우영이 보다는 글솜씨가 좋다. 여자 아이라서 그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