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들에서 알 수 있듯이 크크섬의 비밀은 사람의 웃음을 유발하는 장치가 별로 없다. 오히려 김과장(김광규)를 제외하면 다들 진지하다. 그러나 보면 볼 수록 중독성이 있다. 의문의 난파, 의문의 죽음. 그리고 밝혀지는 난파의 비밀, 윤상현의 로또 복권 당첨, 심형탁의 의외의 부상, 이다희와 심형탁 관계의 급진전. 그리고 어제는 심형탁의 약혼녀 김정민의 등장까지 매회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아울러 회가 거듭될 수록 결말이 궁금해 진다.
그러나 크크섬의 비밀은 MBC에 있어서 동네북이다. 다른 프로때문에 빼야할 일이 있으면 가장 먼저 빠지는 드라마가 바로 크크섬의 비밀이다. 아무리 시트콤의 비중이 줄었다고 하지만 조금 너무 하다 싶을 정도이다. 11회까지는 잘 방영되었다. 그러나 8월 5일 올림픽 때문에 첫 결방을 하고, 8월 8일부터 8월 25일까지 두주가 넘는 기간동안 결방을 한다. 더우기 8월 18일 방영하기로 한 14회를 계속 결방함으로서 이래 저래 욕을 먹는다. 그러나 이런 결방은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계속된다. 9월 5일 결방, 9월 10일 결방, 9월 12일 결방등 틈만나면 하는 것이 결방이다.
나도 이런 점때문에 MBC에 대한 안좋은 소리를 조금 한 상태다. 그러나 현재 MBC는 자금 사정이 좋지 못하다. 여기에 경찰의 습격에 대비해 몇달째 노조에서는 집에 가지도 못하고 새벽까지 MBC에서 번을 서고 있는 상태다. 이런 사정을 고려해 보면 제작비를 먹는 자체 제작분 보다는 스포츠로 때우는 것이 훨씬 이익이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YTN이나 KBS에 보여 주었던 국민의 관심이 MBC에는 없다"는 점이다. 이명박 정부는 YTN을 접수했고, 뒤이어 KBS도 접수했다. 이제 남은 방송은 MBC 밖에 없지만 이상할 정도로 MBC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드물다. 내가 MBC에 관심을 가지게 된 동기도 개인적인 관심 때문이라기 보다는 매제가 MBC에 다니고 있다는 개인적인 인연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MBC를 보면 이런 우려는 점점 더 현실화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먼저 PD 수첩을 보면 민감한 시사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원래 PD 수첩을 진행한 송일준 책임 프로듀서는 김환균 책임 프로듀서로 교체됐다. 여기에 어제 방영된 PD 수첩은 김환균 CP가 아니라 이승준 프로듀서가 진행을 했다. 정부와 불교계의 갈등이 심한 상황에서 어찌보면 정부측 주장에 힘을 실어 줄 수 있는 "법연원의 문제점을 지적한 방송을 했다"는 점이다.
시사고발 프로그램인 PD 수첩이 법연원의 문제점을 지적한 부분은 큰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방영한 시점이다. 정부와 불교계간의 갈등이 심한 상황에서 얼필보면 불교계로 보이는 법연원의 문제점을 들고 나온 것은 PD 수첩이 정부의 편을 드는 것처럼 보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PD 수첩에서는 이 단체가 조계종과 같은 국내 불교와는 관련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PD 수첩의 논조는 확실이 이전과는 달라졌다. 또 PD 수첩의 제작진이 모두 바뀌었다. 이미 YTN과 KBS가 무너진 상황에 국민의 관심마져 없다면 MBC를 이명박 정권에서 접수하는 것은 손안대고 코푸는 것처럼 쉬운 일일 것이다.
MBC에 관심을 가져 주세요. 전화 한통도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