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있었던 6.4 재보선은 한나라당의 참패로 끌났다. 내가 확인할 때는 투표율이 20%도 되지 않아 또 수구 불변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이 아닌가 긴장했다. 그 덕에 어제 8시부터 뉴스만 봤고 오늘 일어나 가장 먼저 한 일이 어제 재보선의 결과의 확인이었다. 23%의 투표율은 역대 두번째로 낮은 투표율이었지만 수구 불변의 법칙이 깨진 재보선이었다.
한나라당도 낮은 투표율 때문에 그나마 기대를 한 것 같았다. 그러나 결과는 참혹할 정도의 참패였다. 민심의 척도라는 수도권 기초단체장을 모두 빼았겼다. 기초단체장의 경우 경북 청도 군수 한 곳만 건졌다. 인수위 시절부터 나온 영어 몰입교육, 공기업 민영화,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등 지난 100일간의 국정운영의 난맥상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더욱 놀라운 것은 '수구 불변의 법칙이 깨졌다'는 점이다. 지난 글에서 알 수 있듯이 수구의 지지층은 30%에 달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줄기는 했지만 이 수치는 거의 바뀌지 않았다. 따라서 투표율이 30% 미만이면 거의 한나라당이 압승을 해왔다.
따라서 이번 6.4 재보선도 민심의 이반이 크기는 하지만 낮은 투표율 때문에 한나라당이 승리하지 않을까 우려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23%의 낮은 투표율에도 한나라당이 참배했다. 이것은 전통적인 한나라당 지지층인 수구층에서도 이명박 정부의 실정으로 인한 이탈이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청와대는 이번 결과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국정 실패에 대한 심판론이 거세질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역시 이명박 대통령의 자세이다.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담화문을 발표한 뒤 국민의 반대 의견은 무시한 채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장관 고시를 지시하는 사람이 바로 이명박이다. 이 것을 소통으로 아는 사람이 이명박 대통령이다. 묻고 싶다. 소통이 어떤 뜻인지. 다음은 이명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출마하면서 한 이야기이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강력하게 경고합니다. 헌법과 싸우지 마십시오. 국민과 싸우지 마십시오.앞으로 한나라당과 당의 유력한 대선주자들을 음해하지 마십시오. 계속 그렇게 한다면 현 정권은 강력한 국민적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입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경선 출마 선언문 전문의 7번째 단락.
이명박 대통령에게 강력하게 경고합니다. 헌법과 싸우지 마십시오. 국민과 싸우지 마십시오. 앞으로 국민과 촛불 문화제를 진행하는 사람들을 음해하지 마십시오. 계속 그렇게 한다면 현 정권은 강력한 국민적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입니다.
노무현을 이명박으로 바꾸고 한나라당과 당의 유력한 대선주자를 국민과 촛불 문화제를 진행하는 사람들로 바꾸면 현재 상황과 너무 똑 같다. 또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경고였지만 강력한 국민적 저항에 부딪힌 것은 우습개도 이명박 정부라는 점이다. 다만 한가지 의문은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이 이런 말을 했는지 기억할까 하는 점이다.
딱 100일만에 표정은 이렇게 달라졌다. 왼쪽 사진은 언제 찍은 것이지 알 수 없지만 오른쪽 사진은 얼마전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할 때 사진이다.[사진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