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 메일의 수신 거부 링크 클릭시 주의할 점

2008/05/13 10:45

스팸 메일 꼼수

전자우편으로 오는 광고 메일을 보면 아래 쪽에 '수신거절' 링크가 표시된다. 스팸 메일이 워낙 많고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크기 때문에 법으로 정한 사항이다. 즉, 이 링크를 클릭하면 다음부터는 메일을 보내지 않는다. 그러나 이 부분에도 또 다른 꼼수가 있다. 일반적으로 옥션처럼 대형 사이트는 수신거절 링크를 클릭하면 스팸 메일 수신을 거절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사이트인지 모른다면 이 링크도 클릭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 이유는 '수신거절' 링크를 통해 메일 주소를 수집하는 사이트가 있기 때문이다. 즉, 수신거절 링크를 클릭하면 '살아있는 주소'로 확인되며, 이런 주소는 오히려 고가에 판매된다.

오늘도 만여통이 넘는 스팸 메일을 확인했다. 스팸 메일함에 있는 메일은 자동으로 지워지기 때문에 굳이 확인할 필요는 없다. 또 G메일의 스팸 필터링이 예전보다 한층 진화한 듯 예전처럼 잘못 스팸 메일로 분류되는 때도 거의 없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스팸 메일함은 거의 매일 확인한다.

그 이유는 광고도 때로는 정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모든 정보가 다 마찬가지지만 필요없는 사람에게는 쓰레기이다. 그러나 필요한 사람에게는 아주 귀중한 자료이다. 따라서 스팸함도 주기적으로 확인한다. 내버려두면 자동으로 지워지지만 그 스팸함에 내가 모르는 정보가 담겨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스팸을 통해 찾아낸 상당히 귀중한 정보가 있다. 바로 머리가 좋아지는 젓가락, 에디슨 젓가락이다. 에디슨 젓가락은 요즘은 홍보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내가 에디슨 젓가락을 알게 된 것은 바로 스팸 메일 때문이었다. 큰아이가 자라면서 포크 대신 젓가락을 사용하도록 하고 싶었지만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그러다 스팸 메일을 확인하던 중 머리가 좋아지는 젓가락, 에디슨 젓가락이라는 제목을 보고 이 젓가락을 개발한 개발사에서 세 세트를 구매해서 큰 아이의 젓가락질을 가르친적이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아이들의 젓가락질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제품이지만 요즘은 성인의 젓가락질 교정용까지 나올 정도로 인기 있는 제품이 되었다.

정보의 상대성에 대한 예로 든 것이지만 이렇다 보니 요즘도 매일 하는 일 중 하나가 스팸 메일함의 확인이다. 스팸 메일을 읽다 보면 메일 아래쪽에 정보통신부에서 권고에 따른 수신 거부 링크가 나타난다.

이런 메시지를 보면 어떻게 할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링크를 클릭하면 스팸 메일을 받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이 링크를 클릭하면 더 많은 스팸 메일을 받을 수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위 링크를 클릭하면 해당 메일 주소는 살아 있는 주소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사이트에서 이런 방법을 활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전자우편을 수집하는 업체에서 이런 방법을 통해 살아 있는 전자우편 주소를 모으고 이런 전자우편 주소 목록을 비싼 값에 판매한다.

전자우편 수집기나 전자우편 목록을 구입하려고 해본 사람은 알고 있겠지만 수집기를 통해 무작위로 추출된 전자우편 목록의 가격과 메일 전송 시험을 통해 검증된 전자우편 목록의 가격은 천지차이가 난다. 게시판을 통해 수집된 전자우편 주소는 말그대로 살아있는 주소도 있고 죽어있는 주소도 있다. 아니 확인해 보면 알 수 있지만 상당수는 죽은 주소다.

따라서 전자우편 목록을 수집하는 사람들은 위와 같은 스팸 메일을 대량으로 보낸 뒤 수신 거부를 클릭하면 살아 있는 전자우편 주소로 분류하고 응답이 없는 메일은 죽은 전자우편 주소로 삭제한다. 따라서 수집 거부를 누르는 것이 오히려 스팸 메일을 더 양산할 수 있다.

모든 제도에는 장단점이 있다. 그리고 아무리 좋은 제도라고 해도 시간이 생기면 단점이 생긴다. 이 제도는 스팸 메일의 확산을 막기 위해 도입됐지만 현재는 무용 지물이 된 제도다. 따라서 혹 이 링크를 클릭해서 자신의 전자우편 주소가 살아있는 주소라는 것을 알려 주는 우를 범하지 않기 바란다. 참고로 피싱의 위험도 있으므로 모르는 메일의 링크는 아예 클릭하지 않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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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팸, 스팸 메일, 에디슨 젓가락